'열패감' N포세대의 미래 생각하는 교회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 ⑤ 청년들의 문제를 고민하는 신앙공동체 이인창 기자l승인2018.03.06 15:42:57l수정2018.03.08 09:39l14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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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사회봉사부가 주최한 청년 포럼에서 발제자들은 “청년문제를 교회가 외면해서는 안 되며, 청년들이 세상과 소통하며 미래를 발견해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 사회 청년들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이 되면 25~29세 367만명이던 인구가 불과 10년이 지나지 않은 2030년이 되면 263만명으로 감소하게 된다고 한다.
2030년이면 고령자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25%를 넘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노동생산가능 인구도 5천200만명 중 3천3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교단들의 교세통계를 분석해보면 교회 안의 청년층 감소는 일반 인구 감소폭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청년세대가 겪어야 될 무게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어느 청년세대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지만, 결혼과 출산, 주택 구입을 기본적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N포세대 청년들에게 미래는 회색빛처럼 불투명하게 보일 뿐이다.

미래의 직업환경은 급변할 것이고 무한경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기성세대와 갈등도 더 커질 것이 유력하다. 이러한 관측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교회 안 청년들도 겪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나 한국교회가 청년들의 문제에 대해 지금처럼 애써 외면하고만 있다면 교회를 떠나가는 청년들은 더 많아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교회는 청년들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주도적 교회 청년이 양육대상으로만?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가 지난달 22일 개최한 ‘한국교회와 청년복지 2’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 내 청년문제에 대한 인식부재 지적들이 많았다. 청년들의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지금 청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 있게 제시됐다.

청어람 ARMC 양희송 대표는 “청년세대들에 대한 담론 자체가 없는 교회 공동체가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대표는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민주주의와 자치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적으로 기여한 부분이 있었고, 교회 안에서 서구문화를 일찍 접하면서 의사결정, 회계처리 훈련, 문화적 경험들을 풍성하게 누렸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의 문화와 행정 등 여러 면에서 교회를 앞서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교회 청년세대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현상은 청년자치회가 사라지고 있고 청년들이 수동적 양육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중고등부나 청년들은 교회 안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주도적인 세대였다. 밤을 세워가며 기획하고 준비하던 청년들을 이제 교회에서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 청년들이 자기 책임성과 주도성을 키울 수 있는 여지가 교회 안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 옛날 교회에서 주체적 훈련을 가졌던 청년들은 현재 사회 곳곳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에서 청년들은 세상과 소통하고 주체성 있는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세상과 소통하는 포인트 만들어줘야
청년사역단체 새벽이슬 전 대표 임왕성 목사는 “우리 시대 청년들이 ‘77만원 세대’로서 이른 바 ‘헬조선’에서 살아남도록 돕기 위해서는 교회와 청년 사역자들이 열패감을 심어줄 수 있는 도식화된 기복적 신앙과 이분법적 논리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현재 청년들이 사회 속에서 무슨 고민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함께한다면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오는 지적이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청년들은 취업과 경쟁, 신앙적 갈등 등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다가 주일날 교회에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낼 수 있다.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소통도 경험하지 못한 채 다시 세상 속에 나가야 하는 것이다.

임 목사는 이제 청년들의 문제에 대해 교회가 모른 척 해서는 안 된다면서 “교회 안에서 청년문제가 공론화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문제가 터지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청년이 물을 때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더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더 적극적으로는 교회가 세상과 만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제안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내용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자기 방식으로 주도적으로 일해 왔다면, 이제는 외부에 있는 시민사회, 사회단체와 협력하고 만나면서 청년들에게 접촉 포인트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 교수는 미국 드리머교회가 ‘우리는 사람을 돕는 공동체를 돕는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그런 사역을 하는 사람과 단체를 격려하고 지원하고 있는 것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청년들의 자기주체성 회복 가장 중요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미래는 끝내 걷히지 않을 것 같은 안개처럼 보이겠지만, 우리가 아는 한 세상은 꼭 그렇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인이라면 결코 자포자기해서는 안 될 일이다.

결국 미래는 자기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일에 뛰어들어볼만한 것이 청춘이다. 미래의 희망을 발견해가는 배의 조타수는 청년 스스로여야 한다.  포기할 수만은 없는 것이 청춘의 미래가 아닌가.

이와 동시에 공고해지고 있는 사회구조적 문제와 불합리는 분명 교회가 나서야 할 부분이다. 청년들의 미래를 여는 문제가 정치적인 것인 양 터부시 되어서는 안 될 일이며 교회 안에서 대화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폐허와 절망 속에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이 어느 졸업식에서 세상으로 나가는 젊은이들에게 “Never Give Up”만 세 번 외치고 축사를 마쳤다는 일화는 늘 감동을 안긴다.

임팩트 스퀘어 도현명 대표는 2008년 26세 나이에 임팩트 스퀘어를 창업하고 청년 사회적 기업가들의 초기창업을 지원하는 소셜벤처 엑셀러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보다 청년들의 고민을 잘 아는 도 대표는 “지금 이 시대에 희망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 희망이 없다면 그것은 교회의 책임이고 우리의 책임”이라며 “진정한 자신이 되는 사업에 도전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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