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선교사 조현묵 목사가 대형교회 청빙 거절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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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선교사 조현묵 목사가 대형교회 청빙 거절한 까닭은?
  • 이석훈 기자
  • 승인 2018.03.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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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무너뜨리는 것 한 순간” 전임자 위해 정중히 사양

조현묵 목사 “신의 저버릴 수 없다. 전임자에게 해명의 기회는 줘야 한다”

장희열 목사 “한국교회와 성도들 위해 사위 후퇴 권유…계속 기도하겠다”

이기성 목사 “신사도운동 관련은 부당, 신사도운동과 성령운동은 구분돼야”

▲ 순복음부평교회는 조현묵 목사가 담임목사 청빙을 사양하자 이기성 목사를 복귀시킨 가운데 조만간 정식 위임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한국교회가 후임자 청빙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담임목사 청빙을 받은 목사가 맡지 않겠다고 나선 교회가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순복음부평교회(담임:장희열 목사)는 얼마전 필리핀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조현묵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했다. 평소에 필리핀 선교에 적극적이던 순복음부평교회의 소식을 듣고 있던 조 목사는 장희열 목사에게 정중히 편지를 보내면서 사양의 뜻을 전했다.

순복음부평교회가 설립한 필리핀 국제대학을 맡아 선교하고 있는 조현묵 목사는 ‘존경하는 목사님, 그리고 영적인 아버님 되시는 장희열 목사님께’라는 서두의 편지를 보내면서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후임자 청빙문제로 근심에 쌓인 담임목사를 도울 힘이 없는 나약함과 무능함을 안타까워하면서 “후임자로 청빙 받았다가 물러난 장 목사의 사위인 이기성 목사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기에 자신이 청빙에 응하는 것은 옳은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목회자를 세우는데 최소 10년이 걸리는데 무너뜨리는 데는 하루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화와 분 그리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그리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사단의 역사에 교회가 휘둘리는 모습을 안타까움으로 바라보며 이 문제의 답은 주님이시고 기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되어 선교지에서 순복음부평교회가 아름답게 정리되기를 위하여 기도하고 있는 가운데 청빙소식을 듣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 목사는 많은 기도와 고민 가운데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5대 교훈인 “신자가 되라. 학자가 되라. 성자가 되라. 전도자가 되라. 목자가 되라” 그리고 여기에 교수들이 “사람이 되라”고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결국 청빙에 응하는 것은 사람의 도의를 저버리는 인간적인 생각의 옳은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러기에 저 자신의 부족을 깨닫고 존경하는 위임목사님과 이기성 목사님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는 청빙을 거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장희열 목사에게 “목사님께서 헌신과 수고로 이룩한 교회 그리고 아름다운 은퇴와 대를 잇는 계승을 통해 더욱 성장과 발전하는 순복음부평교회를 기대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교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실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현묵 목사가 순복음부평교회의 청빙을 거절한 것은 현재 교회의 청빙사태가 이기성 목사에 대한 오해와 음해로 발생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태의 발단은 모 언론사가 이기성 목사에 대한 신사도운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신사도운동은 국내 주요교단에서 이단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순복음부평교회가 소속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에서도 이단성 문제를 지적당하고 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순복음부평교회는 즉각 목회협력위원회를 열어 이기성 목사에 대한 청빙을 전격 철회했다. 당시 대형교회의 목회승계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장희열 목사의 사위인 이기성 목사를 청빙한 것에 대한 부담이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왔으며, 이기성 목사에게 제대로 된 해명조차 듣지 않고 사태를 정리하려고 한 것이다. 장희열 목사는 자신의 사위가 후임으로 청빙받게 되자 이를 비난하는 보도로 인해 흔들리는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가게 될 것을 염려하던 중 신사도운동 관련 의혹까지 터지자 교회가 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여 이기성 목사가 잠시 강단을 떠날 것에 대해 이야기 했으며 이것이 청빙철회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장 목사는 이기성 목사의 신학사상에 대해 “신사도운동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교회측 역시 이 목사의 신학사상에 대해 보도된 것과는 달리 사실에 대한 왜곡과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당사자인 이기성 목사는 기도원에서 한달여 간의 칩거와 기도를 끝내고 청빙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1996년에 순복음부평교회에 고등부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해서 22년간 교회를 섬겨왔다. 사역 중 1997년 장 목사님의 둘째딸과 결혼하게 되었기 때문에 승계의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서 “제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지만 기도하면서 하나님은 제 약함과 부족함을 많이 깨닫게 하셨고 위임목사님이 목회자로서 내려야 했던 고뇌의 결단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시며 제 믿음을 더 강하게 연단해 주심으로 결과적으로는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는 성경말씀대로 이루셨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특히 신사도운동에 대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저는 이 시대에도 새로운 사도와 선지자들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다만 성경말씀대로 성령의 역사가 교회와 성도들의 삶 속에 넘쳐나서 복음이 증거되어야 한다는 것을 염원하고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신사도운동과 성령운동은 구분되어야 하고 성령운동은 계승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에서 정통신학을 공부하고 한세대에서 순복음(오순절) 신학을 가르친 사람으로서 새로운 영적상황과 흐름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사도운동의 내용과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절대로 신사도운동의 비성경적인 처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기존의 성령운동을 계승하고 변화하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더 풍성한 성령의 역사가 교회와 성도들의 삶 속에 나타나기를 염원하며 성경말씀 전체를 가감없이 설교하기 원하는 목회자”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더욱 자신의 신앙과 삶을 새롭게 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남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자제해야 하고, 신사도운동이나 다른 이단 문제를 제기할 때도 우리 자신이 주님 앞에 서 있는 자임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표면적인 몇 가지 타당치 않은 이유에서 너무나도 쉽게 사람을 매도하는 것을 지양하고, 더욱 기도하며 말씀에 순종하는 우리 모두가 됨으로 주님의 긍휼과 새 힘을 덧입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순복음부평교회 목회협력위원회는 조현묵 목사가 담임목사 청빙에 대해 사양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신사도운동과의 관련성이 없음을 확인하자 이기성 목사를 후임 대표로 세우기로 한 것을 철회한 이전 회의 내용을 무효화했다. 결국 이기성 목사는 원래 방침대로 교회의 후임 내정자가 됐으며 조만간 교회가 안정을 찾는대로 정식 위임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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