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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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봄을 바란다
  • 이진형 목사
  • 승인 2018.02.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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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사람들이 ‘숲이 살아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히 한 공간에 나무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자라고 있어서가 아니다. 나무를 기반으로 여러 생명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숲은 그 어떤 공간보다 많은 생명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공간이기에 숲은 나무들의 집단서식지 이상의 생명으로써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역시 단순히 교회들의 산술적인 집합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교단과 같은 교회들의 연합기관, 목회자를 훈련시키는 신학교, 교회의 사역을 지원하는 다양한 단체, 그리고 이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알려주고 엮어주는 언론들까지. 한국교회는 각각의 교회들을 바탕으로 복잡하고 거대한 조직체를 이루고 있다. 한국교회는 생명들이 살아있는 숲을 참 닮아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다르고, 많으며, 복잡하기에 어떤 일에든 연합을 이루기가 어렵다. 사도 바울은 지체론을 통해 교회가 하나의 몸, 유기체적인 관계를 이루는 모습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지만, 한국교회의 머리끝과 발끝은 너무 멀리 떨어져있고, 왼손과 오른손을 마주치기란 여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한국교회에는 한국교회를 하나의 몸으로 소통시키고자 하는 기독교 언론들의 수고와 헌신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언론들이 변화하는 환경을 먼저 발견하여 알리고, 아프고 힘들어하는 지체들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며, 드러나지 않게 일하는 숨은 일꾼들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서로에게 공감을 하게 되기에, 한국교회는 다르고, 많으며,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한 몸임을 잊지 않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 언론이, 특별히 기독교연합신문이 한국교회를 더욱 살아있는 유기체, 한 몸으로 만들어나가는 일을 더욱 열심히 감당해주기를 바란다. 한국교회는 몇몇 교회의 탁월한 성과로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니다. 이 땅 구석진 곳에서, 아무런 영예도 없이, 상급도 없이 오롯이 자신을 헌신한 신앙의 선배들의 기도의 눈물과 수고의 땀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한국교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보이지 않는, 드러나지 않는 한국교회들이 지체로 인정을 받고, 한 몸으로 소중히 여김을 받는 일에 기독교 언론이 더욱 힘을 쏟아준다면, 한국교회의 진정한 연합에 힘을 보태는 일일 것이다. 

거기에 또 하나를 덧붙이자면 한국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임을 기억하며 창조세계가 온전한 모습으로 지속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지금 지구 생태계는 존재 자체의 위기에 놓여있다. 올 겨울 계속되는 동북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의 한파는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의 파국은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이 아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위기는 교회 규모의 감소가 아니라 교회가 존재하는 세계, 창조세계가 파국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기에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따라 한국교회는 다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도,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무는 언젠가는 꽃을 피운다. 나무마다 꽃을 품은 숲을 우리는 봄이라고 부른다. 한국교회가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기를 바란다. 서로 어울려 아름다운, 생명이 가득한 봄을 맞게 되는 날까지 한국교회의 기독교 언론이 귀하게 쓰임받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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