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 주범 '드라이비트' 교회에도 많이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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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 주범 '드라이비트' 교회에도 많이 쓰여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7.12.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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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저렴해 주로 개척교회 건축에 사용… "특성 알아야 큰 피해 막는다"
▲ 포털 사이트에서 '교회'와 '드라이비트'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해당 시공을 한 교회 사례가 다수 검색된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드라이비트’ 공법이 예배당 건축에도 다수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재 발생 이후 이 건물에 드라이비트 공법이 사용된 사실이 알려졌다.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을 붙이고 시멘트나 석고 등을 덧붙여 마감하는 드라이비트는 대형 화재 때마다 피해를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이번 화재에서도 목격자들이 “건물 모서리에 붙은 불이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고 입을 모은 만큼 외장재로 인한 빠른 화재의 확산이 피해를 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 1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의정부 도시생활형주택 화재 당시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드라이비트’가 지목된 바 있다.

문제는 이 드라이비트가 교회 예배당 시공에도 자주 사용된다는 점이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드라이비트’와 ‘교회’를 함께 입력하여 검색하면 드라이비트 시공을 한 교회들의 사례가 전국에 걸쳐 수십 곳이 나온다.

교회 건축에서 드라이비트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 것은 불연성 외장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형성된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건축법상 6층 이하 22m 이하인 건축물은 불에 잘 타지 않는 자재를 써야할 의무가 없는 만큼 빠듯한 건축비로 교회를 세워야 하는 중소교회에게 드라이비트는 원가 절감 차원에서도 매력적인 공법으로 알려져 있다.

교회건축 전문가인 가인에스앤케이 송호섭 건축사는 “드라이비트는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공기도 짧은 장점이 있지만 장기간 고온에 노출되어 불이 옮겨 붙을 경우 빠른 시간 안에 화재가 번지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 건축사는 “보통 규모가 작은 교회들이 교인이 늘어나면 더 큰 건물로 전의 임시 예배당을 지을 때 공사비용을 절약하는 차원에서 저렴한 드라이비트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건축사는 “현행 건축법상으로 6층 이하 교회라면 드라이비트 공법을 하더라도 문제가 없는데다, 어차피 다른 공법을 사용하더라도 내부에는 불에 잘 타는 단열재가 들어간다”며 “다만 한번 불이 옮겨 붙으면 빠른 시간에 번질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알고 평소 화재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계절을 타며 장기간 외부에 노출되는 외장재인 만큼 3~4년에 한번 정도 도장을 덧칠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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