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중심으로 커리큘럼 변화 “백석대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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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중심으로 커리큘럼 변화 “백석대가 희망이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12.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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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현 총장 “지식에 기도를 더해 성령운동 나서라” 당부

제68차 기독교학부 교수회의 지난 9일 백석아트홀서 개최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이 ‘성경강해’ 중심의 목회자 양성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새 학기부터 ‘성경강해와 설교’ 과목을 대폭 신설한 백석 신대원의 새로운 교육 방향에 대해 기독교학부 교수들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며 내부 구성원들의 합의를 모아가는 진지한 토론을 진행했다.

지난 9일 서울캠퍼스 백석아트홀에서 열린 ‘제68차 기독교학부 교수회의’는 기독교학부장 이종우 목사의 사회로 교목본부장 장동민 목사가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신대원 교학처장 이경직 교수의 사회로 이어진 백석학원 정체성 세미나에서 신약학 김경진 교수는 ‘신약성경 주해와 설교:누가복음’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우리 신학대학원이 새 학기부터 커리큘럼을 개정하여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초점을 맞춘 것은 성경을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에서 크게 기뻐할 일이고 환영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목사와 목사후보생들의 가장 큰 의무와 책임은 생명의 말씀인 성경이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본래의 의미를 부지런히 찾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대언자로서 설교자의 의무에 대해 전했다.

김 교수는 “설교자는 성경이 말씀하고자 하는 것을 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외면한 채 설교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성경 본문을 핑계로 삼아 설교해서는 안 된다”며 설교자 개인의 철학이나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를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전락되어 버린 오늘의 강단을 비판했다.

그는 또 “하나님의 뜻과 의도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소견을 드러내는 설교는 더 이상 하나님 말씀으로서의 권위를 가질 수 없다”며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 전하는 대언자로서, 그분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밝히 드러내어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신학자로 ‘고린도전서 강해설교’에 대해 발표한 박찬호 교수는 고린도교회의 설립과 배경, 내용을 설명하면서 “고린도전서를 설교할 때 한국교회와 비교하여 설교할 수 있다”며 예시를 들었다. 또한 교회의 하나됨과 십자가 신앙이 고린도전서에 나타나 있음을 강조하면서 본문이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한 설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신학대학원은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서면서 서구 신학을 공부한 학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이 과정에서 서구 신학교의 커리큘럼이 한국 신학교에 이식되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목회자 양성의 책임을 맡고 있는 신학자들이 ‘학문성’을 강조한 나머지 목회에 필요한 경건훈련과 성경강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석대 신대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육을 목표로 교육의 변화를 모색해왔다. 새학기부터 시작되는 커리큘럼의 변화는 국내 신대원에서는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시도로, ‘학자’가 아니라 ‘목사’를 길러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총 8개 성경강해 과목을 추가로 신설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는 목회자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학에서 커리큘럼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커리큘럼은 교수들의 기득권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제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들이 새로운 커리큘럼을 개설하거나 시대에 뒤쳐진 과목을 폐강하는 변화를 좀처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가르치는 교수의 전공분야를 벗어난 강의신설과 강사교체 등은 대학 내에서 금기시 되고 있다.

이런 견고한 장벽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 백석 신대원은 이날 세미나를 통해 공동체의 합의를 만들어 가는 첫 단추를 끼웠다.

‘강해설교 중심 학교로의 전환을 위한 합의점 모색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실천신학 김덕수 교수는 “우리 학교는 신학이 학문이 아니고 살아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달하는 과정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설교 속에서 꽃으로 피어나는 신학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성경적 강해설교를 통해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명확히 드러내 보여주어 그리스도의 생명이 넘치는 설교와 목회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백석 신대원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강해설교 중심의 교육을 위해서는 기존 성경신학 강의와는 다른 차별성을 갖춰야 하고 학생들이 본문을 석의하고 강해설교를 작성할 수 있는 단계별 교육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과목을 끌고 나갈 것인지 다음단계를 향한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독교학부 교수회의와 정체성 세미나 전체 총평을 전한 총장 장종현 목사는 “설교는 머리에서 가슴으로 성령의 역사가 있어 말씀의 능력을 받을 때 할 수 있다”며 “모든 것의 기본은 배움에 있지만 설교의 힘은 기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이자 목사인 선생들이 먼저 본이 되어야 학생들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 장 목사는 “우리 대학의 학자들은 지식도 있고, 인격과 덕망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하나님께 무릎 꿇는 영성이 더해진다면 달라질 수 있다”며 지식에 기도를 더해 성령운동에 나서는 교수들이 될 것을 권면했다.

학문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더 강조되는 신학교육에 대해 전한 장 총장은 “내가 학자나 학문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신학이 하나님과 성경을 너무 쪼개어 놓았기 때문에 이것을 반성하고 다시 성경 중심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우리 학교는 희망이 있다. 교수들이 먼저 무릎 꿇고 목회자 양성에 나선다면 달라질 것이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주도홍 부총장에게 “오늘의 토론을 보면서 그룹별 토론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학자들 간 장벽을 없애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합의점을 모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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