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예배를 개혁하다 (15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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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예배를 개혁하다 (1523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7.12.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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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종교개혁사 ⑮ 주도홍 / 백석대학교 부총장

종교개혁자 루터가 몸담고 있는 비텐베르크 교회와 함께 라이스니히 교회는 발 빠르게 종교개혁 정신을 따라 개혁을 구체화했다. 라이스니히 교회는 새로운 교회법에 따라 공동의회를 통해 목사를 모셔왔고, 지금까지 행해졌던 라틴어 미사 규례 Formula missae et communionis와는 다른 예배개혁을 추진했다. 루터는 라이스니히 교회에 1523년 Von Ordnung Gottesdienstes in der Gemeinde(교회 예배규례에 관하여)라는 글을 보냈다. 

루터는 예배와 말씀 선포, 아침과 저녁 기도회, 찬송과 기도, 1 시간을 적정선으로 하는 지루하지 않는 예배, 성찬식을 집례 하는 주일과는 다른 성격의 평일 예배, 성경에 근거한 교회절기에 관해 말하였다. 루터에게 예배는 교회사적으로 목사직과 같이 고유한 그리스도적 뿌리를 가지는데, 영적 폭군들에 의해 아쉽게도 설교가 부패한 것처럼, 예배도 위선자들에 의해 부패하였다는 것이다. 루터는 세 가지 면에서 예배가 잘못된 길로 갔다고 분석한다. 

첫째,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이 사라졌다. 말씀이 침묵하는 대신 다른 것이 그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변질”이었다. 둘째, 하나님의 말씀이 자취를 감춘 후 참으로 역겨운 비기독교적 우화, 거짓말, 노래 게다가 이야기가 그 자리에 들어왔다. 셋째, 예배의 근본이 되어야 할 믿음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구하는 하나의 업적으로 변질되었다. 결국 예배는 수도사와 수녀를 양성하는 수단이었다. 

이러한 타락한 예배를 폐지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지 않는 예배에는 성도들이 참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루터의 입장이었다. 근거로 루터는 시102: 22 이하와 고전 14:31을 가져온다. 예배 중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지 않을 때는 찬송도 그 어떤 낭독도 더 나아가 아예 모이지 않아야 옳다. 사도 시대에는 매일 새벽 4시 또는 5시에 함께 모여 한 시간씩 하나님의 말씀을 읽은 후 그 말씀을 설교자가 강해할 때 모두가 마땅히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배우며 서로를 향해 권면하였음을 루터는 상기한다. 

고전14장을 원리로 루터는 초대교회의 모임을 모델로 제시한다. 한 사람이 방언할 때 다른 사람이 통역을 하며, 어떤 사람이 예언할 때 다른 사람이 이를 분별하는 그런 역동적 교회예배 모임을 기꺼이 제시한다. 성도들이 규칙적으로 함께 모여 성경 한 장 내지 두 장을 또는 반 장을 한 시간 내지 30분 정도 낭독하고, 서로를 향해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경배하고 그 말씀이 삶에서 열매를 맺도록 기도할 것을 권한다.

이러한 일들은 결코 피곤하고 지루하기 까지 오래 끌지 않아야 함을 루터는 강조한다. 저녁 4시 내지는 5시 경에 함께 모여 구약 선지서를 정해 한 장씩 읽어가고, 아침에는 모세 오경과 역사서를 읽고 강해해 나감이 좋다. 바꾸어 성경을 읽어가도 좋다. 그런 후 하나님의 말씀을 강해하고 찬송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경건모임은 한 시간 정도가 적당하고, 모든 예배 순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경건모임이 있었기에 초대교회에서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순교자들을 배출하였다고 루터는 말한다. 루터는 한 시간 정도가 적당한 경건모임을 제시하는데, 성경읽기와 해석에 30분 정도를 할애한 후, 성도들은 하나님께 감사를 내어놓으며, 경배하고 말씀의 열매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역사적으로 놀라운 사실은 고전 14장에 근거하여 루터가 제안한 이 경건모임이 17세기 경건주의의 표식이 되었다. ‘교회 속의 작은 교회’(Ecclesiola in Ecclesia) 또는 ‘경건모임’(Collegium pietatis)으로 불리며 ‘30년 전쟁’ 이후 영적으로 황폐해진 독일 교회를 깨우는 경건주의 운동의 신학적 원리를 루터가 제공하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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