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반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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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반발 잇따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7.12.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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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WMC·예루살렘 교회 등 '평화적 접근' 촉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한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는 물론 세계 교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하고, 미 국무부에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국제사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고, 유유럽연합(EU) 역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 달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청에 거부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세계 교회도 동참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6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사회의 합의를 깨뜨리는 행위”라며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연합감리교회(WMC)도 7일 성명을 통해 “세계감리교회는 WCC의 입장에 동참한다”며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행동에 실망했다. 예루살렘의 운명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유대인과 무슬림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평화를 향해 나가는 길에 또 다른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루살렘교회 지도자들은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고 “평화의 땅이자 하나님의 도시로 불려야할 예루살렘이 불행하게도 오늘날 갈등의 도시가 됐다”며 “어떠한 급격한 변화도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우방들의 강력한 지원 속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사랑과 평화의 길로 가기 위해 우리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알려진 대로 예루살렘은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가 각자 자신들의 성지로 여기는 지역이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수도라고 주장하며 다퉈왔고, 갈등이 끊이지 않자 유엔은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도시로 분류하기 이르렀다.

레이건과 부시 오바마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 역시 선거 과정에서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라고 주장한 바 있지만 취임 후에는 추가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두 국가 해법’ 아래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양국의 공존을 깨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의 지지도 상승을 위해 평화적 공존을 위한 중재자의 지위를 포기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돌파구를 열기 위해 정략적으로 예루살렘을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당장 유대계를 비롯한 당내 기독교 복음주의권의 지지율의 반등을 노린 정략적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상임대표이자 기독교학술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한 박사는 “트럼프의 친이스라엘 편향적 해법은 중동의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또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중동의 화약고를 건드린 것이다. 앞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첨예하게 맞붙어 있는 분쟁의 중심지에서 많은 갈등과 분쟁이 야기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예루살렘의 평화는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하늘에서 내려오는 종말론적 개입에 의해서만 이룩할 수 있다”며 “오늘 우리는 옛 눈을 가지고 분쟁의 도시 예루살렘을 바라 볼 것이 아니라 믿음의 눈을 가지고 새 예루살렘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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