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손 안에 두려는 중국…‘중국형 셀교회’가 대안이다

선교//중국 종교사무조례 수정안 내년 2월 시행, 선교계 대응은? 한현구 기자l승인2017.12.05 09:08:48l수정2017.12.05 20:45l14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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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종교사무조례, 기독교 통제·관리 대폭 강화
소그룹 교회 형태로 성도 개인의 영성 훈련 집중해야
한국 내 100만 중국인 향한 선교도 대안으로 제시


지난 6월 14일, 중국 정부는 제176차 상무회의에서 9장 77조의 종교사무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된 종교사무조례는 내년 2월 1일부터 본격 시행이 예고 됐으며 중국 내 기독교 활동과 중국 선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종교 정책은 날이 갈수록 세분화되고 철저해지는 모습이다. 2005년 처음 발표된 종교사무조례가 7장 48조로 이뤄졌던 것에 비해 2장과 29개 조항이 늘어났다. 아울러 종교에 대한 통제를 명확히 하고 조례 위반 시 처벌 내용도 점점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수정안 시행을 두 달 앞두고 한국 선교계가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사장:김록권)은 지난 4일 서울침례교회(담임:성도현 목사)에서 ‘중국 종교사무조례 분석·평가와 선교계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창립 7주년 기념 위기관리포럼을 열고 수정안 시행 후 중국 선교 방안을 논의했다. 발제자로는 차이나네트워크연구소 소장 함태경 박사와 위기관리훈련원장 김정한 선교사가 참여했으며 이기동 목사가 종합 토론을 진행했다.

종교에 대한 관리·통제 대폭 강화
이번에 시행되는 종교사무조례 수정안은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5대 종교 신앙에 대한 ‘확실한 중국화’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종교의 중국화’란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실천과 중국의 발전 요구에 부합하고 국가의 단결과 사회 안정에 기여하도록 길들여진 종교 신앙을 의미한다.

제1장 총칙에서는 ‘종교 신앙의 자유’와 ‘종교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을 명시하고 있지만 곧이어 ‘종교 단체 및 종교인들은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을 준수하고 국가 통일과 민족 단합, 종교적 화합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안대학교대학원 김광성 교수는 이를 두고 “흡연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금연구역을 지정하듯 중국에서는 ‘신앙의 자유’와 ‘종교활동의 자유’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종교의 자유를 부여하는 것은 절대 종교를 지지하거나 선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종교가 마르크스주의나 레닌주의를 대치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어떤 경우에도 종교가 당의 조직을 잠식하거나 당원들의 사상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통제 아래 두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부내용을 들여다보면 종교를 확실한 통제 아래 두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수정안은 종교의 법치화 수준을 강화해 합법적인 종교 활동은 보호하되 그렇지 않은 것은 범죄로 간주,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사회주의 가치관에 순응하는 체제 내 종교와 종교인들은 보호받지만 체제 밖 종교와 종교인들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제2장 종교단체에서는 ‘종교단체의 성립과 변경, 말소는 국가 사회단체가 관리하는 규정에 따라 등록돼야 한다’고 규정했고 제6장 종교활동에서 등록되지 않은 종교 단체나 기관, 종교 활동 등은 조직 자체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헌금과 같은 종교 기부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8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가정교회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수정안은 구체적인 처벌 내용과 수준까지 포함하고 있다. 함태경 박사는 “(이번 수정안은) 극단적인 종교활동을 억제하고 외부세력의 침투를 제어하며 범죄로 규명될 경우 철저하게 타파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2005년의 첫 종교사무조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규정”이라며 “그만큼 종교 사무관리가 더 엄중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함 박사는 또 “인정하는 종교를 합법적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종교를 이용해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면서 “이밖에도 정부의 책임 직무의 명확화, 종교학교에 대한 관리 강화, 종교 활동 법인 자격에 대한 명확화, 종교 재산권 귀속 명문화 등의 의도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정교회, 의연함 속에 순응·반대 갈려
수정안 시행으로 가장 큰 풍파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정교회는 오히려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행정과 복음사역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정부 등록도 고려하지만 핍박이 오면 오는 대로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교회가 철저하게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공동체임을 고백하면서 핍박이 복음의 확장 도구로 사용될 것을 기대하는 중국 가정교회의 모습에서 결연한 신앙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반응으로 구분된다. 먼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일단 관망하겠다는 태도다. 내년 2월 이후 정책의 시행을 일정 기간 지켜보면서 알맞게 조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정책은 언제나 초기에 강하게 시행돼 왔기에 시범 케이스로 적발되지 않게 조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 번째 반응은 종교사무조례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은 본질적으로 ‘기독교 진리’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통일전선전략에 근거하기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정안에 반대하는 교회들은 교회를 세분화시켜 셀모임을 강화하고 적발되지 않도록 교회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으며 헌금을 걷지 않고 교회를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은 수정안에 순응하는 태도다. 중국 현지에서 사역하는 송인덕 목사(가명)는 “중국의 일부 목회자들은 성경적인 교회론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음의 감동으로 목회자가 됐다”고 진단하면서 “북방의 일부 교회는 최근 조례가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정부의 요청에 따라 등록을 마쳤다”는 소식을 전했다. 송 목사는 또 최소 50% 이상의 교회가 종교사무조례에 순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교 방향 수정하고 중국인 유학생에 집중 필요
그렇다면 한국교회와 선교계는 종교사무조례 수정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전문가들은 이번 수정안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정한 선교사는 “2005년 종교사무조례가 처음 등장했을 때 수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중국교회는 계속해서 성장했고 한국 선교계 역시 내실을 다졌다”면서 “염려를 앞세우기보다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명확하게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아모스 선교사는 “이 법의 시행방법이나 정도, 적용범위 등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무책임하다고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이 그렇다”고 지적하면서 “기존에 경험이 풍부하다고 할지라도 이번 수정안에 대해서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 일단은 추이를 지켜보며 중국정부를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선교계의 중론이다. 김아모스 선교사는 “대형집회가 제한되고 처벌이 강화됨에 따라 선교사들은 가정교회를 빈번하게 출입하거나 큰 규모의 집회를 주도하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에 맞는 교회론의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장소나 공장 등에서 대규모 예배가 불가능해지면서 필연적으로 교회가 소규모 셀그룹 형태를 취할 것이 예상된다. 때문에 소그룹 리더들에게 영적 생명력을 불어넣고 성도들을 목양할 수 있도록 영적훈련을 시키는 사역이 중요해졌다.

함태경 박사는 “중국에 가장 필요한 교회가 무엇인가? 한국처럼 커다란 대형교회일까? 아니다. 가정교회는 더 이상 20명 이상 모이기 힘들어진다. 중국형 셀교회 모델을 만들고 성도들을 목회자 이상의 일꾼으로 키워야한다”면서 “한국교회를 전파하는 것이 아닌 예수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전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선교의 방향성을 재설정해야 할 필요도 있다. 중국교회를 단순히 선교대상 국가로 보는 것을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태경 박사는 “이제 ‘중국선교’에서 ‘선교중국’으로, 'Mission in China'에서 ‘Mission with China’로 패러다임을 수정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중국이 동역하며 SNS와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선교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내 중국인을 향한 사역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은 100만 명에 육박하며 그 중 대학 이상 학력을 소지한 고급 인력만도 7만여 명에 이른다. 중국 현지의 송인덕 목사 역시 “중국내 역할을 감당하는데 애쓰기보다 한국 및 해외의 중국인 유학생 대상 사역에 전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정한 선교사는 “종교사무조례를 계기로 선교 자원의 전면적인 재배치도 생각해야 한다.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훈련된 요원으로 양성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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