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실신 직전’ 청년들에 손 내민 교회들

청년 부채탕감 나서는 교회들 손동준 기자l승인2017.11.22 15:01:27l수정2017.11.22 17:13l14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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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4명 중 1명은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고통을 겪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도록 지원하는 교회들의 활동이 주목되고 있다.

긴급 지원 넘어 재무상담 및 교육까지 폭넓게 접근

성경 속 ‘희년 정신’ 회복 차원에서 교회의 역할 지대

청년들의 현실을 빗댄 신조어 ‘청년실신’처럼 청년실업과 부채문제는 청년들의 삶을 그야말로 실신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2017년 10월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전년대비 0.1%P 상승한 8.6%를 기록했다.

부채문제는 더 심각하다.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지역 청년(만19~34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년 3명 중 1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빚을 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평균대출 잔액은 2,49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낸 이유는 학자금보다 전세보증금과 월세 등 주거비가 33.5%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학자금 등 교육비 대출이 32.3%, 생활비가 27.4%로 뒤를 이었다. 조사대상 청년 15.2%는 부모 등 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대출을 받았고 부채를 가진 4명 중 1명은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다시 내는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채문제와 교회의 역할

온누리교회(담임:이재훈 목사) 사회선교부 사회책임팀 오종규 총무(법무사)는 “신용불량자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개인회생·파산신청자도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이미 부채로 어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교회가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창시절 받은 학자금 대출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지면서 자연히 대출금을 갚는 것은 어려워진다. 당장 대출금을 갚기 위해 취업준비보다 아르바이트에 매달려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오 총무는 “일자리를 찾는 것도 어려운데 부채라는 짐까지 진 청년들에게는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청년에서 출발한 부채는 한 가정의 탄생을 가로 막는다. 부채는 개인의 삶, 청년들의 꿈, 가정의 평화, 국가의 미래를 빠르게 침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온누리교회는 이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양육 프로그램 커리큘럼에 재정관리 강의를 추가하고, 성도들의 의식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사회선교부 사회책임팀을 통해 청장년들의 실제적인 부채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채탈출 119’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장년들 각자가 처해있는 형편에 따라 단순 재무상담은 물론이고 신용회복위원회와 같은 구조 제도, 법적인 구제 방법인 개인회생, 파산제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밖에 ‘긴급구호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돈이 없어 생활이 힘든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금원을 대여해주고, 이를 통해 삶이 파괴되지 않도록 돕고 있다. 2015년부터 ‘부채탈출 119’를 통해 약 200명의 청장년들이 부채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았고 대여해준 금액은 모두 회수됐다.

 

절박한 청춘에 손 내미는 교회

서울 행운동에 위치한 예수마을교회(담임:장승익 목사)는 소속 청년부원 중 어느 누구라도 돈이 필요하면 1인당 한 달에 50만원 한도(연600만원) 내에서 별도 심사 없이 즉시 무상으로 지원한다. 교회는 이같은 내용의 ‘희년마을기금’을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한 이래 지금까지 10차례 지원을 해왔다. 초기단계이지만 위에서 아래로 하달하는 식이 아닌, 청년들 스스로 정관을 만들고 운영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원 방식도 까다롭지 않다. 예수마을교회의 ‘희년마을기금’은 신청인 스스로 기도제목을 나누고 얼마를 신청할지 담당 위원에게 요청하면 지원이 이뤄진다. 상환에 대해서도 강요하거나 재촉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기금이 회수되지 않더라도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이 해결될 수 있도록 교회가 전적으로 돕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자 이파람 전도사는 “청년들이 비슷한 경험에서 겪는 불편함과 어색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만들고 토론을 벌였다”고 소개하면서 “보통 기금을 신청하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얼마나 어렵고 가난한지를 평가받아야 하는 애로사항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도사는 또 “교회가 외부 선교와 구제는 익숙하게 많이 하는데, 그러는 사이 정작 어려움을 겪는 공동체 구성원에 대해서는 구제의 손길을 뻗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희년마을기금은 사랑의 통로가 됐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시작했고, 어른들에게는 청년들을 공식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됐다. 공동체에서 사랑을 선순환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우리 교회 담장을 넘어 고금리와 높은 주거비 부담이라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이들도 있다. ‘희년함께’는 스웨덴 JAK은행의 사례에서 착안한 ‘자조금융 대안금융 활동’인 ‘희년은행’을 지난해 4월 설립했다. 희년은행에서는 청년들에게 무이자 대출 뿐 아니라 공동주거 지원 대출,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연결까지 시도하고 있다.

‘무이자 은행’을 지향하는 희년은행에서 조합원들은 자신이 무이자 출자한 만큼 무이자 대출권을 부여받아 안정적 저축습관과 재무관리를 병행할 수 있다. 또한 무이자 출자금이 모이면 자본의 누적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자본의 선순환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고금리부채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재무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무이자 전환대출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은행의 핵심 사업이다. 최대 대출 지원액은 300만원이다. 고금리 과대 채무자(금리 25%이상, 부채 500만원 이상)의 경우에는 (사)희망만드는사람들과 협력하여 채무조정 및 재무관리를 병행한다. 2017년 10월 기준 희년은행에는 305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1억9천여 만원의 출자금이 모인 상태다. 희년은행 조합원 가입은 희년함께 홈페이지(http://landliberty.org/xe/)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이밖에 서울광염교회(담임:조현삼 목사)에서 운영하는 ​‘SOS뱅크’(http://www.sls.or.kr/_bbs/sosbank), 거룩한빛 광성교회(담임:정성진 목사)가 운영하는 해피뱅크(http://kwangsung.org/page_zcFt96), 높은뜻연합선교회(대표:김동호 목사)에서 출발한 열매나눔재단(http://merryyear.org/foundation/NanumIntroduction.asp) 등에서도 청년을 비롯한 취약계층 긴급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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