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트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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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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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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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교황과 왕의 분쟁(2)

이노센트 3세가 교황으로 재직했던 기간은 교황 체제의 가장 찬란한 역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는 실로 막강한 권력의 중심이었고 교회는 물론 세속 정치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이것은 그가 재임하던 당시 제국이 분열 상태에 있었다는 이유도 있으나 그보다는 이노센트가 야망과 능력을 지닌 특출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로마 귀족 집안 출신으로서 파리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볼로냐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교회법 전문가로서 삼촌이었던 교황 클레멘스 3세에 의해 30세에 추기경으로 임명되었고 37세 때인 1198년 1월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처음 군중 앞에서 자신은 “하나님의 종으로 모든 사람을 위해 살겠노라”고 선언하였고, “마태복음 24장의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의 생활을 모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후에 그는 지상에서의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그의 통치권은 세계를 포함하며, 자신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섰을 때 하나님보다는 아래지만 모든 인간보다는 높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지상의 어떤 법정에도 복종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구약의 신정 체제를 이론적 근거로 제시하면서 “교회는 태양이며 세상은 달과 같다. 제왕들은 자기 왕국만 통치하지만 베드로는 세상 전체를 다스리신다. 영적 권위는 하나님의 창조에 의해서 주어졌지만 왕권은 인간들의 음모에 의해 주어져 있다”고 말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는 대리인을 통해서 만물을 다스리시며 하늘과 땅과 지옥의 만물들은 그리스도에게 복종해야 하므로 그 대리인에게도 복종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마치 영혼이 몸보다 더 중요한 것인 만큼 신부들은 왕들보다 더 귀중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시대는 교황권이 절정에 달했던 시대였는데 그의 재임 기간 중에 세속 왕에 대항하여 절대권을 행사했던 두 가지 예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하나는 프랑스 왕 필립 2세가 아내와 이혼하고 불법으로 다른 여자를 취했을 때 교황은 이를 승인치 않고 본처를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넣었습니다. 프랑스 왕 필립 2세가 처음에는 불복하였으나 교황으로부터 수찬정지령을 받고 결국 승복한 일이 있습니다.

또 영국의 캔터베리 대주교의 임명 문제와 관련하여 영국 왕 존 랙클랜드와 대립한 일이 있습니다. 1205년 캔터베리 대주교 허버트 월터가 서거하였을 때 베네딕트 수도사들은 수도회의 부원장을 대주교로 임명하기를 원했으나 영국의 존 왕은 놀위치의 주교 존 드 그레이를 캔터베리 대주교로 임명하였습니다. 이 문제로 옥신각신하자 교황은 이 모두를 무시하고 랜톤 추기경을 임명하였지만 존 왕은 불복하였습니다. 

화가 난 교황은 존 왕에게 수찬정지령을 내렸고, 1209년에는 그를 파문하였습니다. 존 왕은 이에 대항하여 영국내의 교회 토지를 압류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황은 1212년 영국 왕 존의 폐위를 선언하고 그의 영토를 몰수하고 프랑스 왕 필립에게 영국을 침입하도록 종용하였습니다. 이렇게 되자 영국 왕 존은 교황에게 굴복하고 사죄를 간청하였습니다. 이에 교황은 1213년 복권하여 주고 영토를 되돌려 주었는데 역사가들은 ‘실지왕(失地王) 존’이라고 부릅니다.

교황과의 싸움에서 패한 그는 권위를 잃었고, 1215년 6월 19일에는 심지어 자신의 왕권을 제한하는 문서인 마그나 카르타(Magna Charta ; 大憲章)에 서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65개조로 되어 있는 이 문서는 근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문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노센트 3세는 제4차 라테란 범 종교회의(1215)를 소집하였는데 이 회의에서는 로마가톨릭의 교권체제를 반대하고 싸웠거나 복음적인 활동을 했던 알비조파, 카다리파, 그리고 왈도파를 이단으로 몰아 진멸하기 위한 십자군 칙령을 발표하여 박해를 가하였습니다. 비밀 종교 재판소를 설치하고 반 로마교회적 인물을 처단하였는데, 이 재판소는 두 사람의 증인만 있어도 이단으로 정죄, 고문하는 공포의 재판소였으니 교황은 자신의 절대 권력을 통해 복음적인 신앙 집단을 탄압하고 오도된 교리를 확정했던 교황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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