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님이 교회를 사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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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님이 교회를 사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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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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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교회 권사입니다. 우리 교회는 오랫동안 담임목사님과 교인들이 불편한 관계였습니다. 심지어 장로님들과 권사님들 그리고 안수집사님들과 집사님들이 노골적으로 담임목사님께 사임하실 것을 권하였습니다. 이제 사임표명을 하시면서 목사님이 청빙위원장으로 후임자를 세우고, 더 나아가 교회를 바로 세우고 떠나시겠다고 합니다. 뭔가 안 맞는 것 같아요.
 
교회는 질서입니다.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십니다. 질서가 무너지면 사단의 소굴이 됩니다. 사단은 질서가 바로 서 있는 곳에는 발을 붙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교회의 질서가 흐려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교회를 목회하시던 목사님이 떠나시면서 ‘교회를 바로 세우고 떠나시겠다’는 것은 떠나실 목사님이 생각 할 때 교회가 뭔가 잘못되어있다고 생각하신 거겠지요. 그래서 떠나더라도 교회를 바로 세우고 가겠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러나 바로 세우려고 한다면 교회를 떠나지 말고 할 일이지 떠나면서 하겠다는 것은 질문 하신대로 뭔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교회를 사임하시기로 결정 했다면 그 교회의 일은 그 교회에 맡기고 미련 없이 하루라도 빨리 떠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 합니다. 일례를 들어 미국의 노스햄턴 교회를 23년간 목회하신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의 이야기를 잠시 하겠습니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미국의 역사를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미국 건국의 정신적 기초가 됐던 청교도 신학을 대변하는 위대한 설교가요 저술가였습니다. 
 
성령운동을 일으켜 미국을 뒤집어 놓은 대각성운동의 주역이었습니다. 이 분이 노스햄턴 교회에서 23년을 목회 하다가 그만 그 교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당시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의 퇴임을 결정하는 투표에서 투표자 230명의 교인 중에서 고작 23명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목사님 이제 이 교회를 떠나주십시오”라는 의견에 찬성을 한 것입니다. 물론 문제는 성찬예식에 참여 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것 이었습니다. 
 
지금은 성찬예식을 일 년에 한두 차례 합니다만 그 당시는 자주 했습니다. 에드워즈 목사는 성찬에 참여 하는 교인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이 과연 구원에 확신이 있는 걸까? 구원받은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 절실하게 무릎을 꿇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인가? 그런걸 보면서 성찬에 참여시켰고, 여기서 갈등이 생겼던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 해 봐도 저는 에드워즈의 목회가 옳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에드워즈는 자기 생각이 옳았음에도 교회의 결정에 따랐던 것입니다. 교회의 결정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사임하시고 떠나시는 마당에 왜 교회를 바로 세우고 떠나겠다고 하는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떠나시는 목사님은 그동안 목회한 교회에 대하여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을 속속들이 아시겠지요. 그래서 안 좋은 부분을 바로 세우겠다는 야심찬 생각을 하게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목회하는 기간에도 다 하지 못한 일을 떠나는 마당에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러니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그 교회는 새롭게 목회 할 후임자에게 맡기고, 사임을 결정했다면 조용하고 조속하게 떠나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떠나면서 청빙위원장으로 행사를 하신 분은 한 번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떠나시는 목사님께 한 말씀 드린다면 요즈음 교인들이 상당히 똑똑 합니다. 교인들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또한 교우들도 떠나시는 목사님께 너무 모질게 마시고 예의를 갖추는 것도 본 교회의 품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과가 썩어도 사과인 것 같이 교회가 썩고 부패 했어도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교회를 이끌어 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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