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회를 다니는 처제가 얼마 전 개신교인인 남자와 결혼을 했다. 결혼 전부터 시부모님이 개신교회로 나올 것을 은근히 종용하는 바람에 스트레스라며 투덜거리던 것이 생각난다.
최근 필자와 아내, 처제와 남편까지 네 명이 함께 있는 모바일 채팅방에 한 기사 링크가 올라왔다. 처제가 올린 것이었다. 국내에서 규모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형 교단에서 요가를 금지하는 결의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요가 광으로 수년간 요가를 해 온 처제로서는 명색이 교계 기자라는 형부에게 이게 어찌된 일인지 확인하고 따지고 싶었던 것이다. 더욱이 해당 교단은 천주교회에 대해서도 이단성을 연구한다고 적혀 있어 처제의 화는 더욱 치솟고 있었다.
“건강을 위해서 요가를 하는 게 왜 문제냐”는 으름장에 가장 골치 아픈 건 그녀의 남편인 손아래 동서였다. 그는 “그러게 왜 그랬을까”하며 곤란한 태도를 보였다. 가뜩이나 천주교회를 떠나고 싶지 않은 아내를 더욱 설득하기 힘들어 졌기 때문이리라.
요가를 힌두교의 이방신을 섬기는 종교적 행위로만 보고 참여를 금지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더군다나 이 결정이 누군가에게는 전도를 가로막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몰랐는지 세심한 판단이 아쉽다.
더군다나 해당 교단은 전도를 위해 사용하는 마술에 대해서도 금지 결의를 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마술에 관련된 성구를 제시하며 ‘신접한 자’ ‘박수’ 등의 단어를 언급했다.
몇 해 전 인터뷰를 했던 가스펠마술사들이 퍼뜩 떠올랐다. 열악한 사역 환경 속에서도 마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사역을 전개하고 싶다던 그들은 이번 결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들을 ‘신접한 자’나 ‘박수’로 부를 수 있을까. 총회 현장에서 이런 내용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을 할 시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좀 더 세심하고 배려 깊은 결론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그 시간을 정치적인 논쟁으로 흘려버린 오늘날의 교단 총회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