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퀴나스의 스승 알베르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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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퀴나스의 스승 알베르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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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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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중세 스콜라철학(4)
토마스 아퀴나스의 스승인 알베르투스 마그누스(또는 알베르토 A.D.1193 ~ A.D.1280)는 남부 독일 슈바벤 지방에 있는 도나우 강가의 소도시 라우인겐에서 그 지방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마그누스(Magnus)는 위대하다는 뜻으로 이름이 아니라 존칭입니다.  
 
1223년 이탈리아의 파도바 대학교에서 법률을 전공하던 시기에 가족들의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도미니코 회원이 되었습니다. 파도바에 살던 그의 백부가 이 소식을 듣고 반대했으므로 그는 일단 독일에 돌아와 쾰른에 있는 수도원에서 수련기간을 보내고 신학을 전공한 알베르투스는 1220년대 말 힐데스하임을 비롯하여 프라이부르크, 레겐스부르크 그리고 스트라스부르의 도미니코 수도원에서 강의하였습니다. 

이렇게 수도원에서 수사들에게 신학을 가르치던 중 1245년에 파리 대학의 초청으로 교수로서 지냈습니다. 당시 파리 대학이라면 전 유럽의 학술의 중심지였고, 전 유럽의 수재들이 모여든 최고학부이며, 그 교수가 되는 것은 실로 명예로운 출세였습니다.

알베르투스는 그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강의했는데, 과연 그 탁월한 학식은 일찍이 천하에 명성을 떨쳤고, 수많은 학생이 앞을 다투어 그의 밑으로 모여들었으며, 그 중에는 뒤에 위대한 신학자가 된 토마스 아퀴나스도 끼어 있었습니다. 그는 아퀴나스의 천재성을 일찍 알아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지적으로 나의 좋은 동료이자 친구이다.” 이말 그대로 토마스 아퀴나스는 1274년 죽을 때까지 그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로 지냈습니다.

알베르투스가 파리 대학 교단에 선 것은 불과 3년간뿐입니다. 1248년 도미니코 수도회는 쾰른에 ‘수도회 대학’을 설립하고 초대학장에 알베르투스를 임명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쾰른의 수도회 대학 철학과 교수로서 직분을 충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파리 대학의 학생들은 누구나 식견이 탁월한 은사를 잃은 것을 심히 애석하게 여기며, 그 중에는 은사의 학덕을 사모해 쾰른 대학에 전학한 학생도 여러 명 있었습니다.

1254년에 알베르투스는 독일 관구의 관구장으로 임명되어 로마로 갔는데, 그곳에서 빌리암 아르무르의 공격에 대항하여 탁발 수도회를 옹호하는데 진력하였습니다. 빌리암은 그 후 알렉산더 4세 교황에 의해 단죄되었습니다. 알베르투스는 1257년 관구장직을 사임하고 학업에 전념하다가 1259년 타렌타시아의 베드로와 토마스 아퀴나스와 더불어 도미니코회의 새로운 교과 과정을 작성하였습니다. 그의 소망에 반하여 그는 1260년 레겐스부르크의 주교로 서임되었으나 쾰른에서 가르치기 위하여 2년 후에 사임하였습니다. 그는 1274년의 리옹 공의회에서 크게 활약하였는데, 특히 로마와 그리스 교회의 일치에 공헌하였습니다. 또한 알베르투스는 1277년 파리의 스테파누스 탕피엘 주교와 그 대학의 신학자들에게 대항하여 토마스 아퀴나스와 그의 입장을 옹호한 사건도 유명합니다.

그의 저서에는 성서와 신학 일반은 물론 설교, 논리학, 형이상학, 윤리학, 물리학까지 두루 섭렵한 논문들이 많이 있으며, 그의 관심은 천문학, 화학, 생물학, 인간과 동물의 생리학, 지리학, 지질학 그리고 식물학에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특히 인간 이성의 자율성과 감각-경험으로 얻는 지식의 유효성 및 조직 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가치 확립 등이 돋보이는데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런 종합을 완성한 신학자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그는 30년에 걸쳐 점토인형(골렘)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형은 걷고, 말하고, 질문에 답하고, 수학 문제를 풀 수 있었지만 곤란하게도 말이 너무 많았다고 합니다(이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알베르투스의 제자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참다못해 인형에 금박가루를 칠해버렸다고 합니다.(망치로 부쉈다는 설도 있다.) 알베르투스는 스스로 그런 인형을 만들어서인지 이후 신학자가 되서도 마법을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그는 위대한 자연과학자들 가운데 최초의 위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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