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다니는 청소년도 국가 교육혜택 받을 수 있다”

김병욱 의원 등 11명 ‘대안교육진흥법’ 발의…법적지위 보장 핵심 이인창 기자l승인2017.09.06 16:56:22l수정2017.09.06 17:36l14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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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들도 법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국내 대안학교 중 상당수는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들이라는 점에서도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하고, 권미혁, 노웅래, 안민석, 유승희 등 10명 의원이 공동발의한 ‘대안교육진흥법’이 지난 1일 국회에 제출됐다.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미인가 대안학교 등 제도권 밖의 대안교육 기관들도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또 학교 밖 청소년들이 대안학교에서 더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안교육진흥법’ 왜 필요한가
우리나라에 대안학교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이제는 학교 수도 많이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미인가 대안학교만도 5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법적 요건을 갖춰 인가된 대안학교는 공·사교육을 모두 포함해서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인가를 받지 않은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이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혜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이다.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이 지난 7월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대안교육 내실화를 위해 대안교육 진흥을 위한 법률 제정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별무리학교 박현수 교장(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법제팀장)은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습권과 교육선택권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학교 밖 교육을 인정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제화는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 대한 편견적 시선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근래 아동학대, 청소년 범죄 등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대안학교 재학생들은 규제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정원 외 관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엄연히 대안학교에 재학 중임을 증명해도 불필요한 절차를 거쳐야했다. 예를 들어 학교 밖 청소년은 관할지역 학교에 정기적으로 신고하도록 돼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대안학교 학생과 학부모는 경찰관이 입회까지 한 가운데 신고절차를 마무리해야 했다. 마치 범죄자가 된 느낌이었다는 불만들이 제기됐다.

하지만 법제화가 이뤄질 경우 대안학교 재학생들의 지위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또 학교안전공제회에 가입할 수 있거나, 대안학교 주변에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스쿨존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김병욱 의원은 “대안교육은 제도화된 교육을 넘어 교육혁신을 위한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헌법에서 말하는 국가의 책무”라며 법안 발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대안교육진흥법’ 핵심 내용은?
법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역시 대안학교의 지위에 관한 조항들이다.

법안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안교육 진흥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그에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하며, 교육청 상호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대안교육기관 설립자는 교육감에게 등록하고 설립운영위 심의를 거쳐 등록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또 국가와 지자체는 학생의 교육기회 보장과 대안교육기관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필요경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이러한 절차는 대안학교에 대한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의미가 있으며, 안정적인 대안학교 운영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법안 제10조 ‘취학 의무 유예’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10조 1항에서는 “대안교육기관 재학 중인 의무교육 대상자에 대해서는 초등교육법 제13조에 따른 취학의무를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됐다.

‘취학의무 유예’ 역시 대안학교의 교육기관을 인정하는 의미가 크며, 정원 외 관리대상이었던 대안학교 학생들의 신고의무가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대안교육연맹 차영회 사무총장은 “취학의무 유예는 더 이상 미인가 대안학교라도 불법시설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주는 것”이라며 “신분 확인에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법안에서는 교육부장관이 대안교육기관 지원센터를 설립하거나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으며, 3년마다 대안교육 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실태조사는 대안학교 운영관리와 자정능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제도적 안전장치만큼 책임도 필요
대안교육진흥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대선 당시 교육공약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과도 연결돼 있는 듯 보인다. 공약집에서는 학교교육 경비에 준해 교육비를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지원하고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한 바 있다.

법제화를 바탕으로 대안학교에 대한 가치가 이뤄지려면 인식 개선을 위한 시간도 소요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재원마련 방안도 무시할 수 없는 과제이다. 대안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에 대해 일반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모를 일이다.

일부 대안학교에서는 대안학교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갈 경우, 대안학교 설립정신에 따른 교육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국회에서 법안이 다뤄질 것인가가 문제이다. 당장 9월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이다. 처리돼야 할 법안만도 6천개에 달한다고 하는데, 지금과 같이 국민의 시간을 써버린다면 법안 자체가 묻혀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7월 국회 포럼에서 교육부 관계자가 밝힌 입장도 곱씹어보게 된다.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대안학교에 대한 교육 책무성이 확인돼야 하고, 재정지원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대안교육진흥법에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실질적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국회입법조사처 한 연구관은 “대안학교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도 중요하지만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 법제화 과정에서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여론조성도 필요해 보인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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