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무 쉽게 사랑에 빠졌어요!” (I fall in love too eas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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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무 쉽게 사랑에 빠졌어요!” (I fall in love too easily.)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9.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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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38

몇 번의 맞선에도 불구하고 계속 실패를 거듭하고 있던 차에 집사람을 만났다. 우린 곧 서로 사랑에 빠졌다. 만나자마자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을 ‘금사빠’, 은근히 사랑에 빠지는 사람을 ‘은사빠’라고 하니 요즘말로하면 우리는 ‘동사빠, 동시에 사랑에 빠지는 사람’인 셈이다. 그렇게, 그동안 딱지를 맞았던 한풀이라도 하듯 우린 정신없이 사랑에 빠졌다.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것은 ‘have a crush on someone’이라 하고, “한 눈에 반한 사랑”은 ‘Fell in love at first sight’라고 한다. 그러나 가장 원어민적 표현은 ‘fall in love too easily’라고 할 수 있다. 이 말도 사실은 “Jule styne”가 작곡하고 “Chet baker”가 부른 노래 “I Fall in Love Too Easily”에서 따온 말이다.

영화 ‘닻을 올리고’에서 주연하며 노래까지 불렀던 ‘프랭크 시나트라’를 통해 소개되고, 그해 아카데미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되어 상을 받으므로 더 유명해진 말이다.(It was introduced by Frank Sinatra in the 1945 film Anchors Aweigh. The film won an Academy Award for its music.)

‘나폴리 항’에서 멀지않은 곳에 고대 로마도시들 중 하나인 ‘폼페이유적지’가 있다. 멸망한 도시들 가운데 가장 손꼽히는 번영의 도시이다. 서기 79년에 있었던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인해 단 18시간 만에 잿더미가 되어, 오랫동안 역사에서 잊혀 있다가 발굴된 곳이다. 그러나 도시를 가로지르는 음란한 광기가 있다. 도로 모퉁이마다, 길바닥에 새겨진 이정표가 다 남근 모양들이다. 누구도 구속하지 않는 그 자유 분방함 때문에 너무도 쉽게 만나서 동물적인 감각으로만 사랑을 나눴던 흔적들은 오히려 착잡한 마음을 갖게 한다.

쏟아지는 새로운 복지정책들은 이제 초등학교 교실까지 두드리기 시작했다. 신생아에서부터 청년 군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무지갯빛 환상의 국가정책들이다. 그러나 니체는 “거지에게도 돈을 주지 말라. 적선은 오히려 그를 더욱 비참하게 할 뿐이다. 그 스스로가 일어나 자신의 주체를 회복할 수 있게 하라”고 했다.

소수 일부에게만 편중된 부를 풀어 모두가 나눠 갖자는데 반기를 드는 사람은 없다. 다만, 오늘이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내일의 꿈 때문에 참고 견디며, 꾸준히 실력을 키워, 내 자신을 구현하고자 하는 실존의지가 사라질까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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