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칼럼]용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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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문화칼럼]용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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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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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성지를 찾아서 (58)

‘복수 혈전’ ‘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 ‘용서는 없다’ 몇몇 영화제목이다.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피해자와 가해자사이에 벌어지는 일로 받은 상처와 고통을 잊지 않고 응징.혹은 보복을 통하여 한을 풀어가는 영화들이다.

이러한 영화를 보는 저변에는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과 보상심리가 작용을 하며 영화를 통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 복수의 쾌감을 느껴 보았는가. 영화를 보면서 강한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는 자신을 보노라면 내안에 용서라는 도덕적 개관성 보다는 복수라는 주관적인 피해의식이 더 많이 작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용서보다는 복수나 보복의 심리가 더 많이 지배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캠브리지대 교수인 스티븐 체리(Stephen Cherrry)가 쓴 ‘용서의 고통’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이 책에서는 용서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언급하고 있다.

‘순전한 기독교’의 저자  C.S. Lewis 도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용서가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한다 정작 자신이 용서해야 할 일을 당하기 전에는...’ 그렇다. 용서란 이상적인 단어로 우리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분노와 원한을 풀기에는 긴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용서의 아이콘 하면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1918~ 2013 )’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아프리카민족회의 의장으로 反아파르트헤이트 즉 인종분리정책에 맞서 싸웠던 만델라는 1962년부터 1990년 출소할 때 까지 백인정권에 의해 27년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으며 1994년 실시된 평등선거에서 62%득표를 하여 199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44세부터 71세까지 27년간 감옥에서 인종차별의 투쟁을 벌이면서 상상하기 힘든 분노와 복수심에 불탔을 것이다. 취임 후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결성하여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는 과거사 청산을 실시했다.

대통령에 당선되어 피지배층이 권력을 잡자 압제자들을 숙청하지 않고 피흘림이 없이 용서를 함으로 백인과 흑인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세계의 역사를 만들었다.
그의 말 중에 “용기 있는 사람들은 용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대립보다는 화합이 더 큰 힘을 냅니다.”

작금의 세계정세와 국내정치를 보면서 용서와 화해의 완충지대가 점점 확산되길 소망해 본다.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오늘 따라 엄중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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