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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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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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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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현 목사 / 안성중앙교회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이 남긴 말 중 사람을 3종류의 곤충으로 비유해서 한 얘기가 있습니다. 

그는 이 세상에는 거미형의 사람, 개미형의 사람, 꿀벌형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거미형의 사람은 ‘있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거미는 일도 안하고 함정과 같은 거미줄만 치고 잠만 자다가 남의 피를 빨아먹기 때문입니다. 베이컨은 이런 사람을 가리켜 ‘이기주의적 인간’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개미형의 사람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을 사람’, 즉 있으나마나 한 사람을 가리킨다고 했습니다. 개미는 부지런하고 단결심도 강하지만 어디까지나 자기들끼리만 잘 뭉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베이컨은 개미와 같은 사람을 ‘개인주의적 인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꿀벌형의 사람은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꿀벌은 조직력도 강하고 부지런하고 열심히 꿀을 만들어 자기들도 먹지만 대부분 주는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베이컨은 이런 사람을 가리켜 ‘이타주의적 인간’이며 사회 곳곳에 이러한 꿀벌형의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세상에는 이 세 종류의 사람이 모두 섞여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살피기 보다는 내가 먼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었는가를 성찰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 마을에 ‘모두’와 ‘누군가’, ‘아무나’, ‘아무도‘라는 이름을 가진 네 사람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심각한 문제가 생겨 네 사람이 회의를 했습니다. 토론 결과 ‘모두’가 그 일을 맡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는 ‘누군가’가 그 일을 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누군가’가 화를 냈습니다. 그것은 ‘모두’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모두’는 ‘누군가’를 책망했습니다. 

혹시 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안하면서 ‘누군가’ 그것을 안했다고 비난하고 탓하고 책망하고 있지는 않나요? 나 아니어도 ‘누군가’가 하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일터나 공동체, 교회에서도 ‘누군가’ 하겠지 하고 물러섰다가 정말 ‘아무도’ 하지 않아 낭패를 당한 일은 없으신지요? 내가 그 ‘누군가’가 되어 모두가 해야 할 일을 내가 먼저 하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노랫말을 곱씹어 봅니다.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내가 먼저 용서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웃음주지 못하고 이렇게 머뭇거리고 있네/ 그가 먼저 손 내밀기 원했고 그가 먼저 용서하길 원했고/ 그가 먼저 웃음 주길 원했네 나는 어찌 된 사람인가/ 오 간교한 나의 입술이여 오 더러운 나의 마음이여/ 왜 나의 입은 사랑을 말하면서 왜 나의 맘은 화해를 말하면서/ 왜 내가 먼저 져줄 수 없는가 왜 내가 먼저 손해 볼 수 없는가/ 오늘 나는 오늘 나는/ 주님 앞에서 몸둘 바 모르고 이렇게 흐느끼며 서 있네/ 어찌 할 수 없는 이 마음을 주님께 맡긴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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