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들의 땀과 눈물, 피와 희생 기억하겠습니다”

11년째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행사 여는 새에덴교회 이인창 기자l승인2017.06.21 17:31:03l수정2017.06.21 17:49l13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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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소통의 현장을 찾아서 ⑯

스턴호텔에서는 1950~1953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노병들이 대한민국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를 들으며 참혹했던 67년 전을 다시금 회상했다.

참전용사들은 피 끓는 청년의 때를 전장에서 보냈다. 숫자로만 기억되는 적막한 산악 고지에서 소중한 전우를 잃었다. 어느 산야에 남겨놓은 채 지금도 찾지 못한 전우들도 생각난다. 총탄에, 포탄 파편에 입은 부상으로 평생을 장애를 안고 사는 용사들도 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절대 잊혀 질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그렇게 지켜낸 혈맹국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목숨 바쳐 자신의 조국을 지켜준 이국땅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풍전등화 대한국민 지켜준 용사들께 감사”
김영길 휴스턴 총영사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한 현장은 새에덴교회(담임:소강석 목사)가 올해 11년째 개최해오고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장이었다. 사단법인 한민족평화나눔재단과 함께 마련한 보은행사에는 미국인 참전용사와 가족, 전사자와 실종자 가족, 한국전 참전용사, 미국 정치계 인사 등 550여명이 참석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들고 국가를 함께 부르며 혈맹의 우애를 나누는 자리였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참전용사를 초청해 보은행사를 개최해온 새에덴교회이다. 올해는 소강석 목사와 준비단원들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갔다.

이제 팔순을 훌쩍 넘긴 고령의 용사들을 찾아가 만나고, 휴스턴 베어크리크파크 위치한 전쟁기념탑을 방문해 헌화도 했다. 보은행사에는 존 컬버슨 하원의원과 쉴라 잭슨 하원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으며, 존 코닌 상원의원,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시장은 영상메시지를 보내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소강석 목사는 기념식에서 “6·25 전쟁으로 인해 풍전등화와 같은 대한민국을 지키시기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고 싸워주신 참전용사들의 땀과 눈물, 피와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미국 참전용사와 가족들에게 큰 절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보은행사에서는 국가보훈처가 발행한 ‘평화의 사도메달’이 참전용사들의 목에 걸렸다. 기념식이 끝나고는 만찬, 공연, 음악회, 태권도 시범 등이 정성스럽게 마련돼 귀빈으로 참석한 참전용사와 가족들에게 위로의 시간을 선사했다.
6·25 전쟁 당시 UN군으로 파병된 미군 중 무려 3만 6천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실종자와 부상자들이 10만명에 달했다. 이번 새에덴교회 방미단은 우리 국민과 교회를 대표해 감사를 전했다.

새에덴교회, 참전용사 초청 민간외교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1년째 보은행사를 열고 있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와 성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면서 “여러분의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 그리고 물심양면의 헌신을 기억하겠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새에덴교회가 감당하고 있는 이 사역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한국전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것은 큰 교회이기 때문에, 재정이 풍성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결코 아니다. 신앙공동체의 마음이 모여야 한다.  

이 사역이 처음 시작된 때는 2007년. 소강석 목사가 2006년 LA에서 열린 ‘마틴 루터 킹 퍼레이드’ 전야제에서 한 흑인 참전용사를 만난 일이 계기가 됐다. 노병은 몸에 난 총상 자국들을 옷을 풀어헤치며 보여주었다. 소 목사는 한국전쟁 이후 한국을 한번도 방문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초청하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키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

새에덴교회가 시작하고 나서 국가보훈처도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보훈처가 참전용사들을 초청할 때 항공료만 지원했다면, 새에덴교회는 숙식과 관광 등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초청행사 경비는 보통 3억원 선이지만 가장 많이 들 때는 7억원까지 소요된 적도 있다.

여전히 국가보훈처를 제외하고 민간 차원에서 가장 많은 수의 참전용사들을 새에덴교회와 교인들이 매년 초청하고 있다. 그동안 초청된 미국, 태국, 필리핀, 캐나다, 호주, 터키 등 참전용사와 가족 등 연인원만도 3천명이다. 

긴 세월 무색케 하는 참전용사들의 감격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대부분은 8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투에 임했던 기억은 생생하기만 하다. 특히 보은행사에서는 감격스러운 사연들도 많다.

미국군으로 참전했던 존 햄필 예비역 소장이 콜럼비아군으로 참전한 벨라스코 길베르토 당시 육군하사를 62년 만인 2015년에 만났다.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 철의삼각지대 불모고지 전투에서 목숨을 함께 나눴던 전우였다. 평생을 볼 수 없을 것 같은 전우였지만 보은행사가 다리 역할을 했다.

2014년 새에덴교회는 한국에서 보은행사를 개최하면서 동시에 미국 라벨연방보훈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소강석 목사는 한국전쟁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참전용사들을 위로하고 기도해주었다. 보훈병원은 병원설립 33년 만에 한국에서 직접 병원으로 위문을 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반도에서 전투로 부상을 입은 노병들은 한국에서 병문안을 왔다는 그 자체에 눈물을 글썽였다.

리처드 캐리 미 해병대 예비역 중장은 인천상륙작전, 장진호 전투 등 격전지마다 누볐던 백전노장이다. 보은행사에 초청된 그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이 헛되지 않았음을 지금의 한국이 증명하고 있다. 한국이 경제대국을 성장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는 점에서 기쁜 마음”이라고 감격을 전하기도 했다.

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 보은행사에 참가한 유뱅크 루이스 알란와 유뱅크 셜리 조안 부부는 한국전쟁에서 만난 인연으로 결혼했다. 선교사를 꿈꾸던 청년 장교는 위문공연을 온 여가수를 전장에서 만나 사랑의 꽃피웠던 것. 결국 미국에 돌아가 결혼을 한 후 선교현장을 누빈 경우이다. 아흔에 가까운 부부는 한국전쟁 이후 계속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새에덴교회는 참전용사들이 이 땅에서 마지막 머물 때까지 보은행사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나라를 지켜낸 한·미동맹이 세월이 바뀌면서 의심받고 있는 때, 한국교회가 노병들을 잊지 않고 보은행사를 열고 있음이 감사한 일이다.

올해 새에덴교회는 한국전쟁 67주년을 기념해, SBS가 특집다큐 2부작으로 제작하는‘ ‘전쟁과 기억’을 후원했다. ‘장진호 전투, 그 겨울 기억’, ‘사선을 넘어 67년의 우정’은 한국전쟁에 숨겨진 이야기를 재조명하고 우리 국민들이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은의 마음을 간직하도록 돕는 취지에서이다.

긴 세월이 흐르면서 전쟁의 고통이 잊혀 진 듯하다. 67년 전 남의 나라에서  피 흘려 죽어간 이국의 병사들이 기억에서 사라질까 걱정이다. 그들의 희생 때문에 지금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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