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십자군 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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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십자군 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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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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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십자군 운동(6)

리들리 스콧이 2005년에 제작한 십자군에 대한 영화인 ‘Kingdom of Heaven’은 바로 이 제3차 십자군전쟁 당시의 복잡한 상황들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예루살렘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아무 것도 아니오. …하지만, 모든 것이기도 하지.”  ‘킹덤 오브 헤븐’에서 주인공 발리앙의 질문에 살라딘이 대답하는 장면입니다. 2백 년 가깝게 지속되었다는 점에서는 역사상 최장의 전쟁이었던 십자군 전쟁은 또한 온갖 복잡성과 모순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게르만족의 로마 침입 같은 것은 민족이동의 결과로 벌어진 사태였던 반면, 십자군은 일정한 사명을 띠고 벌인 의도적인 원정이었습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마다하지 않고 낯선 땅으로 가서 수적으로 압도적인 적들과 싸우게 만들었던 원동력, 거기에는 단순한 물욕이나 정복욕을 넘는 신앙심이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십자군은 전례가 없는 놀라운 사건이었고, 예루살렘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유브 왕조(1169~1250)의 창시자 살라딘은 시리아의 이슬람교도 세력을 통일한 후에 십자군과의 싸움으로 눈을 돌려, 1187년에 팔레스타인 북동부의 하틴에서 십자군을 무찌르고 약 90년 만에 예루살렘을 탈환했습니다. 그 후, 십자군의 세력을 레바논, 팔레스타인의 해안부로 밀어 냈습니다. 이렇게 이슬람의 살라딘에 의해 성지 예루살렘이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는 소식이 유럽에 전해지자 곧 서구의 쟁쟁한 3대 군주가 제3차 십자군을 대대적으로 결성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더 이상 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제3차 십자군(1189~1192)은 당시 서유럽 여러 나라 중에서 패권을 장악하고 로마 교황의 권위까지 위협하는 세력을 가졌던 신성 로마 제국의 프리드리히 1세(붉은 수염 왕), 기사도 정신의 귀감이라고 하여 인기가 높았던 영국 왕 리처드 1세(사자 왕) 및 프랑스 왕 필립 오귀스트(필립 2세) 등 3대군이 성지 회복의 십자군으로 원정을 하였습니다. 

이 십자군은 지중해 항로의 일부를 이용한 새로운 경로를 따라서 아크레에 상륙하여 예루살렘 재점령을 목표로 전투를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나 프리드리히 1세는 소아시아까지 가서 무거운 갑옷을 입고 강을 건너다가 미끄러져 물에 빠져 익사했습니다. (그러나 물이 얕았기 때문에 익사라기보다는 나이가 많아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편이 더 신빙성이 있습니다.) 

그 후에 영국의 왕 리처드 1세와 프랑스의 필립 2세가 연합하여 아크레를 탈환하고 예루살렘 재탈환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프랑스와 영국은 서로 점령지에 대한 분쟁이 있었는데 프랑스의 필립 2세는 리처드 영국 왕이 없는 틈에 프랑스 안에 있는 잉글랜드 령을 탈환하여 국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병을 핑계로 도중에 돌아가 버렸습니다.

성지에 여전히 남아 있던 사자 왕 리처드 역시 대리 통치를 하고 있는 동생과 프랑스 국왕 간의 모종의 음모를 두려워하여 귀국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을 정복해 봤자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이슬람 사람들에게 점령당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1192년에 적장 살라딘 국왕과 다음과 같은 조약을 맺었습니다. 첫째, 십자군이 정복한 지역을 인정할 것, 둘째 기독교인에게 성지 순례의 자유를 허락할 것 등입니다. 이러게 해서 예루살렘 재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십자군이 성지의 일부 지역을 확보하고 술탄과 화해정책을 펴서 기독교인들에게 예루살렘 순례의 자유를 주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리처드는 귀국하던 도중에 폭풍을 만나 빈에서 오스트리아의 레오폴드 공에게 체포되어 신성 로마 황제 하인리히 6세에게 인도되었습니다. 이듬해 리처드의 모친 알리에노르는 아들이 감금된 지 14개월 만에 몸값을 지불하고 그를 석방시켰습니다. 그 후, 리처드는 필립 2세와 대치하여 그를 궁지에 몰아넣었으나 1199년에 리모주 근처에서 전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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