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직분 받고 당당하게’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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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직분 받고 당당하게’ 일하라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7.05.3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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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사모와 교회 성장을 위한 상담목회세미나’

철저한 ‘동반자-협력자’로 자리매김 중요

교인들이 목회자와 일할 수 있게 배려

“사모가 교회 일을 하려면 직분을 받고 당당하게 일하라. 그리고 사모와 목사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으로 일해야 하지만, 교회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목사 사모. 사모의 역할과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누군가의 아내요 엄마이기도 한 ‘사모’라는 이름은 가볍지 않은 무게로 다가온다. 교회에서는 영의 어머니, 기도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사모는 목사 다음에 위치하고, 교회를 다스리며, 높임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안성삼 총장(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은 선을 그었다.

안 총장은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상담복지학과 원우회가 지난 29일 개최한 ‘사모와 교회 성장을 위한 국제상담목회세미나’에서 철저한 조력자요 협력자로서의 자리매김을 강조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 직분은 받되 교회 운영 참여는 금지

▲ 사모는 1인 다역을 해내야 하는 중요인물이다. 자존감을 높이고 목사인 남편과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목회의 70%는 사모가 한다’는 말은, 사모가 조력자 혹은 협력자로 머물 수 만은 없다는 것을 설명하는 현실. 교회의 상황에 따라 전도사가 되거나 교사, 성가대 지휘자, 반주자, 심방자 등 1인 다역을 해내야 하는 것이 사모의 역할이다. 안 총장은 이런 경우 “사모에게 정식으로 직분을 주고 임명해서 일을 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보았다. 직분 없이 일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사역에 있어서 더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대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 보이듯 안 보이는 듯 일해야 한다”는 주의도 덧붙였다.

사모가 직분을 받게 될 경우 교회 운영에도 관여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사모 스스로 선택해서 교회의 운영에 참여하지 말라”고 단언했다. 목사가 힘들어 하고, 사모가 교회 일을 하다 보면 ‘내가 목사’라고 착각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안 총장은 “부부가 목사일 경우 더 조심해야 한다. 교인들이 혼란을 겪고 오히려 덕이 안 될 수가 있다”며 각별한 조심을 당부했다. 직분은 주어 사역의 정당성은 부여하되 교회의 행정에는 참여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교회 개척 초기, 목회자나 사모의 가족과 친인척들의 참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일시적으로 도와주거나 정기적으로 헌금을 보내주는 것은 좋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문제가 된다고 말한 안 총장은, “이들로 인해 정작 교회에서 일해야 할 일꾼들이 정착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 목사 탈선 막기 위한 경고도 필요

사모의 교회에서의 생활과 개인적인 관계 또한 중요한 문제. 아무리 친한 사이거나 교회학교 아이 때부터 본 청년 대학생이라고 해도 교인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교인들을 부를 때도 이름보다는 직분을 부르고, 목사가 성도와 가까이 지내도록 배려할 것을 주문했다. 목회자와 교인들 사이에 친밀감이 형성될수록 신뢰와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것이 일하는 교인들을 양성하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교인들에게 속마음을 모두 오픈시키는 것은 주의하고, 언제나 아름답게 가꿀 것을 조언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목회자의 탈선에 대해서도, “넓은 마음으로 자유를 주되 방임하게 해서는 안 된다. 남편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필요할 경우 아낌 없는 경고도 해야 한다. 사탄이 틈 타지 못하도록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말했다.

교회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철저한 동반자와 협력자로서의 사모가 돼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사모가 교인들과 사역자들이 해야 할 일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안 총장의 지적. 교회 내에서의 각종 사역은 물론 심방에서도 물러나되 “목사와 사역자, 교회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하는 사모가 돼라”고 말했다. 또한 “사모들도 목회자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면서 “앞으로의 시대는 연구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 목회자와 보조를 맞추고 교회와 보조를 맞추며 시대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전과 자존감 회복’ 시급

여한구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상담복지학과장)는 사모들의 비전과 자존감 회복을 강조했다.

“소명의식이 없거나, 남편을 위해 부름 받은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사모들이 많다”고 이유를 설명한 여 교수는, 이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스트레스가 쌓여 화가 되고 분노로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불만과 욕심, 분노가 지나치게 쌓일 경우 목회자인 남편을 꼭두각시로 만들기도 한다면서 “소명 없이 일하면 종속자가 된다”고 우려했다.

여 교수는 이런 이유로 사모가 교회에서 직분을 받는 것에 대해 찬성했다. 그리고 “일하면서 비전을 찾고, ‘어떻게 사역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사역의 범위를 크게 잡지 말고 곳곳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낼 수 있는 일을 하고 비전을 나누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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