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화의 문화칼럼]오월 풍경과 기원

운영자l승인2017.05.17 17:23:35l13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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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원래 아카시아 향기 짙은, 녹색 생명이 산야를 푸르게 물들이는 싱그러운 계절. 그런데 산야는 온통 희뿌연 황사, 미세먼지가 뒤덮어온다. 중국, 몽고에서 불어오는 제트기류 타고 아름다운 강산에까지 넘실대는 나쁜 대기에 오염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미세먼지는 이제 국제문제가 되지 않았는가. 대통령 후보들은 앞 다퉈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열변을 토한다.

믿어도 될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믿어야 한다. 적어도 한 나라를 통치하는 지도자의 심장에서 나온 절규인데 어찌 안 믿을 수 있겠는가. 그 지도자 주변에 수백 수천의 브레인들이 모여 만든 공약인데, 어찌 헛말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한쪽에선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라는 자조가 쉬 가라앉지 않는다. 주권자인 국민 입장에서 한두 번 속은 게 아니니 이런 트라우마도 이해는 된다.

헌데 강릉과 삼척 부근, 저 죄없는 백두대간이 긴 가뭄 끝에 화마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리 헬기로 물을 뿌려댄들 무섭게 타오르는 불길을 어찌 잡겠는가. 그리하여 올해들어 오늘처럼 단비를 기다린 적이 또 없었던 듯싶다. 단비가 정말 기다려진다. 뿌연 하늘이 비구름 되어 하늘에서 시원한 물줄기 뿌려주시면 정말 좋겠다. 어릴 적 소나기라도 오면 입 벌리고 빗방울 받아먹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다. 대기는 발암물질로 가득하다고 방송에서 연신 경고한다.

방금 들어온 뉴스를 보내드립니다! 방송에서는 강력한 시그널 음악을 타고 속보가 들려온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마크롱 후보가 당선되었단다. 나이는 39세, 부인은 그보다 24세 많단다. 우리 정서로 보자면 아마도 엄청난 흑색선전에 부딛쳐 중도 탈락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구인들의 정서는 우리와 다름을 절감한다. 최연소 대통령 당선자는 말한다. “우리의 긴 역사의 새 장이 오늘 열린다. 희망과 새로운 신뢰로 가득 찼으면 한다... 유럽과 유럽 시민들의 연결고리를 재건하겠다.” 이 오월에 우리도 대통령 선거를 치룬다. 선거가 마크롱의 선포처럼 역사의 새 장을 여는 거사가 되어야겠다.

이제 기도드린다. 이번 선거를 통하여 우리나라 온 산야가 오월의 신록같이 향기롭고 싱그러워지기를. 불탄 역사의 상흔이 아물고 단비가 솔솔 내려서 화마가 숨죽이고 백두대간에 새순이 돋기를. 원한과 억울함이 강물 따라 흘러내려 저 생명의 바다에서 화해와 사랑으로 회복되기를. 오직 주님의 평화가 이 땅에 펼쳐지기를. 오월에 뛰노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모든 백성이 행복과 환희에 목청껏 노래 부를 수 있기를 기도하고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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