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잠시 숨을 고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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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잠시 숨을 고르고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05.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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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취임 첫날부터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약속한데 이어 국정교과서를 폐지하고 노후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지시하는가하면 세월호 사건에서 숨진 기간제 교사 2명에 대한 순직 인정 절차까지 진행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1주일동안 한 일이 박근혜 정부 4년보다 많다는 진심섞인 농담도 나올 정도다. 

아베 총리와 통화하며 위안부 합의를 국민이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점,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우려와 달리 빠르고 확고한 조치를 취한 점 등 외교분야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고 새롭게 임명한 국무총리와 내각 인사에 대해서도 으레 있었던 야당의 ‘흠집내기’가 쏟아지지 않는걸 보면 일단 합격점을 받는 모양새다. 

이처럼 선 굵은 행보들과 새 정부의 허니문 기간이라는 양 손바닥이 만나니 언론에서도 연일 칭찬 박수가 쏟아진다. 문 대통령의 바람직한 움직임과, 잘한 일을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지만 조금 과하다 싶은 국민들의 찬양 일색에는 우려의 마음이 생긴다. 

한 예를 보자. 문재인 정부는 지난 11일 “공공기관에서 액티브X를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예상대로 ‘박근혜가 못한 일을 문재인이 다 한다’는 류의 반응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어떨까?

확인 결과 공공기관 액티브X 폐지는 지난 정부에서 이미 상당히 진척돼 있었다. 공공부문에서 2015년에 1만 2,013곳이었던 액티브X 사용 사이트는 작년 말까지 9,942개가 줄어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서 없애야 할 사이트는 2,000곳 밖에 남지 않은 상태. 민간부분에서 역시 국내 100대 사이트에서 액티브X 개수는 2014년 1,644개에서 작년 358개로 78.2% 감소했다.

아직 정리되지 못한 액티브X를 정리하겠다는 새 정부의 발표는 물론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사실을 초과해 넘치는 칭찬세례로 객관성이 흐려질까 우려스럽다. 지난 정부를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린 날선 비판의식은 새 정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과한 호감은 역으로 반발을 낳기 쉬운 법이다.

새 정부는 당면과제로 국민통합과 갈등해소를 내건 바 있다. 그리고 진정한 통합은 보수와 진보의 기계적 중간지점이 아닌 올바른 정의에 대한 공감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역할은 진리를 바로 세운 한국교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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