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더 신중한 준비 필요하다"

미래목회포럼, 지난 20일 종교인 과세정책 포럼 개최...주요 대선후보 "유보" 입장 이인창 기자l승인2017.04.21l수정2017.04.21 07:06l13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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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목회포럼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납세의무와 종교자유의 조화를 모색하는 '종교인 과세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정부가 예고한 종교인 과세시행 시기인 2018년 1월 1일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실제 제도 시행까지 좀 더 유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유력 대선주자들이 종교인 과세에 대한 합의와 준비가 부족하다는 종교계의 지적을 수용할 뜻을 내비치면서 소득세법과 시행령을 보완하기 위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목회포럼(대표:박경배 목사)은 지난 20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납세의무와 종교자유의 조화를 이루는 종교인 과세정책’을 주제로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문재인 후보캠프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종단마다 종교인 소득의 종류와 내용, 지급받는 방법이 따르다. 구체적 과세기준 없이 그냥 시행되면 갈등과 불공평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국세청과 종단이 구체적이고 의문의 여지가 없는 과세제도를 만들어야 하고, 최근 접촉한 과세당국 실무자도 이에 동의했다”며 유보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종교인 과세를 계기로 정부가 종단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나라도 그런 방식은 없다. 세금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종단에 이첩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2년 정도 유예해 준비하기 위해 대선 전까지 개정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후보캠프의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김진표 의원과 평소 상의를 하고 있는 부분으로, 기본적으로 같은 의견이다. 법 시행이 충분히 준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세무서나 국세청에서 종교단체를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어지간한 기업도 세무조사를 당하면 타격을 받는다”며 “이를 막기 위해 교회와 과세당국 잘 이야기가 돼서 점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유보의지를 피력했다.

같은 날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캠프에서도 '종교인 과세 유예'는 당론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캠프 역시 “종교 과세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세무교육이 선결돼야 한다”며 유예입장을 전했다.

▲ 주요 대선캠프에서는 종교인 과세에 대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래목회포럼에서도 과세 유예 의견이 많았으며, 유예와 함께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래목회포럼이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도 패널들은 종교인 과세가 유예돼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가졌다.

기조발제에서 한국교회연합 공공정책위원장 박종언 목사는 “종교인 과세를 법제화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법으로 과세할 경우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헌법 제20조를 위반하는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법제화할 경우 세무당국이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로 이어질 수 있고, 국가권력이 종교에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각 종단이 납세의무를 이행하되 교단들을 중심으로 자발적 납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박 목사는 “종교인 과세문제가 사회이슈가 된 원인은 교회의 부패와 무관하지 않다”며 “초대형 교회의 화려한 예배당, 일부 목사들의 사치와 막대한 전별금, 교회 예결산의 불투명한 보고, 부당한 부교역자 처우문제 등에 한국교회가 깊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과제를 제시했다.

논찬자로 참석한 고려대 법대 김일수 명예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의 타겟 중 하나로 종교인 과세가 들어간 자체가 종교자유를 깊이 성찰하지 못한 가벼운 착상"이라며 "종교인 과세 법제화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사회부총리를 지낸 황우여 박사도 “종교인 비과세는 국제적 관례”라며 “종교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면 조세제도를 함부로 바구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제성호 교수는 “국가의 과세권 행사는 세속적 잣대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법제화를 위해서는 객관적 규범을 갖춰야 하며 자칫 정교유착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제 교수는 대신 “종단의 자율권을 인정하되 감시 감독권을 제도화하면서, 불투명할 경우 종단이 수사기관에 고발할 권한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교회법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서헌제 박사(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는 “국민들은 종교인 (비과세에 대한) 반감이 있다. 교리상 법리상 부합하지 않더라도 흔쾌히 이번 과세에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 안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과세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시각차를 나타냈다. 

서 박사는 세무조사 등으로 정교분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교회가 자진납세를 하겠다면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도 같이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국민들은 왜 종교인들이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지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며 “자진납세에 걸맞는 준비로 국민과 하나님 앞에 떳떳해져야 한다”고 변화를 요청했다. 

한편, 포럼에 앞선 개회사에서 미래목회포럼 대표 박경배 목사는 “정교분리는 종교개혁 500년 역사의 열매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권세 중 하나가 국가이고 다른 하나가 교회이다”면서 “국가의 양심이라고 하는 종교라고 한다. 종교인 과세문제가 신중한 검토를 거쳐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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