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뽑을까?

강석찬 목사·예따람공동체 강석찬 목사l승인2017.04.19l13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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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時論)을 10년 넘게 쓰면서, 신문을 받으면 시론에 눈길이 먼저 간다. 시론 준비에 대한 시론자(時論者)의 몇 가지 입장을 말한다. 독자들이 공감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어야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묘(妙)가 있어야지, 생각의 반전(反轉)이 첨가되면 좋겠지, 뭐라 해도 그 주간(週間)의 때(時)에 대한 예언적 요소가 있어야지, 등등 두런거리며 교계(敎界)를 살피며 글을 썼었다. 오늘은 교계의 영역을 벗어나,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때’에 대한 한 생각을 나눈다.

T. S. Eliot의 시 ‘황무지’는 433행이나 되는 장시(長詩)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삶의 목적과 의욕을 잃은 사람들에게 역설을 통해 희망을 준다. ‘황무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아무리 꽃샘추위가 ‘가만히 있으라’ 명령해도, 4월이 되면, 근질근질 꼬물꼬물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봄 산과 들녘을 파스텔 봄의 색으로 채색한다. Eliot는 봄이 생명을 되살리는 모습이 너무나 격렬하여, 역설적으로 ‘잔인하다’고 표현했다.

흔히들 이 시를 인용할 때에 ‘잔인한 4월’에 초점을 맞추어 4월에 일어난 가슴 아픈 사건들을 떠올린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건중 하나가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침몰사건이다. 이제 ‘그 배’가 뭍으로 인양되어 목포항에 옆으로 누워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듣고 ‘가만히 있었던 304명’은 잔인한 죽음을 당했지만, ‘가만히 있지 않은’ 그들이,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여 파면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의 단초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나라는 제 19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전으로 난리다.

‘누구를 찍을까?’ 5월 9일에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국민은 고민 중이다. 너무나 많은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어보겠다고 줄을 서서, 누구를 뽑아야 할지 잘 살펴야 한다. ‘불통’(不通) 대통령이 파면 당한 직후여서인지, 너도 나도 자신을 ‘통’(通)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시론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를 반드시 할 것이다. 그래서 후보자들이 내 건 ‘공약’(公約)들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경계가 사라졌다. 후보자들은 약간씩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국민’(國民)을 위하는 정부가 되도록 하겠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정부는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었다’라는 역설로도 들린다. 한 목소리로 안보(安保)를 든든히 하며, 복지를 강조하며 재정지원을 약속한다.

수많은 약속들을 쏟아내는데, 만약 내 건 공약대로 된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장족의 발전을 할 것이 분명하다. ‘누구를 뽑을까?’ 이 후보 저 후보 살피다가,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후보들의 공약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므로, 공약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나라는 바르게 세워질 것이니, 대통령이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상상이다.

대통령은 하늘이 돕는 천운(天運)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하나님께서 개입하시어 허락해야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그렇다면 서로를 헐뜯으며 수백억 원씩 사용되는 선거전을 당장 멈추고, 후보들이 ‘제비뽑기’로 정하기로 하면 얼마나 좋을까! 정신 나간 소리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황당한 발상이요, 헛소리이겠지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대통령을 하나님께 맡기는 방법으로 좋으리라 여긴다.
‘누구를 선택할까?’ 고심하며, 정직하여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후보를 찾아본다.  

강석찬 목사  igoodnews@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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