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와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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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와 교회의 역할
  • 승인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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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30여 년 동안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소득 및 생활수준의 향상, 의료기술의 발달과 보건위생의 개선 등으로 말미암아 평균 수명이 연장되어 왔고, 이로 말미암아 서서히 노인인구도 증가되고 있다. 노인인구 비율이 7%를 초과하면 고령화 사회라 하고, 그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서방 선진국들은 이미 70년대부터 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70년대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더니 급기야 94년부터 고령사회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미 2000년도부터 고령화사회에 진입하였는데, 통계청에서 예측한 자료에 의하면 앞으로 2020년도가 되면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우리나라도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서서히 노인문제가 갈수록 현실문제로 심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 세대의 노인들은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하고 어려웠던 시기를 살아왔다. 일제의 식민지시대에 태어나 정치적인 탄압과 경제적 빈곤 속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1950년대에는 남과 북이 갈라지는 민족상잔의 6.25동란을 겪었으며, 남북 대립의 긴장과 불안 속에서 가정을 지키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일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농경사회의 대가족제도가 붕괴되고 급격히 산업사회로 변동하는 과정 속에서 노인은 소외당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은 노인에 대한 학대 및 홀대도 남모르게 늘어만 가고 있다. 노인을 폭행하거나 신체적으로 구속하는 신체적 학대, 노인의 물질과 재산을 착복하는 물질적·재정적 학대, 심리적인 고통과 모욕으로부터 주어지는 심리적 학대, 종교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기본권리에 대한 침해, 노인의 신체적·사회적 필요들을 충족시켜주지 않는 수동적 홀대와 적극적 홀대 등 다양한 학대와 홀대가 늘어만 가고 있다.

이 같은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에서는 몇 가지 보장제도 및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첫째, 노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위한 소득보장. 둘째, 질병을 치료받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비용 지급과 의료서비스를 보장해 주는 의료보장. 셋째, 인간다운 삶의 유지를 위해 주거공간을 확보해 주는 주거보장. 넷째, 일상생활의 편의와 심리사회적으로 삶의 질을 추구하면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서비스보장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시되는 정책에도 재정과 시설문제 등 분명한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노인문제 해결을 위하여 이제는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 그렇다면 고령화시대를 맞이하여 교회는 어떤 역할을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인가?

첫째, 교회는 먼저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현상에 대응하여 노인들의 영혼구원에 앞장서야 한다. 노인들에게 영생의 복음을 심어주고, 천국을 소망하면서 살아가도록 해주는 것만큼 값진 선물은 없다.

둘째, 교회는 노인들이 지닌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목회사역의 현장으로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노인들의 은사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노인들에게 중보기도, 노인정 전도 등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교회는 교양교육 및 역할강화를 통한 새로운 노인문화의 형성과 건전한 여가활용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신앙적 성숙을 지향하는 노년교육을 비롯하여 학습활동, 운동기능의 증진과 건전한 오락 프로그램, 그리고 교회 안의 다른 연령집단과의 간 세대적인 교류 등을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

넷째, 교회는 교회 전체적으로 경로효친사상을 고취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하여 어버이주일 행사를 의미있게 진행하고, 범 교회적인 경로잔치, 효도관광을 비롯한 장한 어버이 및 효자 효부상 시상 등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미래의 목회는 교회인구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노령인구를 무시하고는 존재할 수 없게 될 것이 분명하므로 노인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들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도인을 평생동안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성화의 과정 속에 놓여져 있는 존재로 본다면 노인들의 지속적인 신앙의 성장을 위하여 이제는 교회가 발을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이신웅목사(신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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