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목사 중국 억류…외교부 즉각 대응 촉구

탈북민 돕던 2명 수감, 가족 등 대책위 기자회견 열고 외교부 성토 한현구 기자l승인2017.03.22 18:27:02l수정2017.03.23 12:51l13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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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성도·이병기 목사 석방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가 두 목사의 석박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한·중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두 명의 한국인 목사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체포 및 구금절차에서 현지 영사관이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성도·이병기 목사 석방 대책위원회’는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민 보호활동가인 두 목사의 석방을 위해 외교부가 총력을 다해줄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그동안 구금된 두 목사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정확한 상황을 알리는 것이 좋다고 판단, 억류된 경위와 상황을 공개했다.

지난달 19일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호텔에서 벌어진 이병기 목사의 체포과정에서 현지 영사관이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이 공개됐다.

이 목사의 아내 김경옥 씨는 “딸을 통해 몇 번이나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영사들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남편이 이송된 뒤 영사들에게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탄했다.

두 목회자의 가족들은 또 영사관의 실수로 변호사 선임이 일주일 이상 지연됐다고도 주장했다.

이병기 목사의 장녀 이지현 씨는 “변호사 선임을 위한 서류를 받아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외교부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잘못된 서류를 받아 시간을 낭비하고 ‘중국 공안 팩스가 고장났다’는 등 이런저런 변명을 대며 늑장대응해 변호사 선임이 일주일 이상 지체됐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증진센터 이한별 소장은 “대한민국 영사관이 신속하게 대응했다면 이런 결과까지는 없었을 것”이라며 “영사관의 실수로 변호사 선임이 늦었는데도 석방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 인도주의적 처분을 요청하는 것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연초 공식 발표로 해외 선교사들이 불법행위를 금지하고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할 것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난민에 관한 경우, 국제협약에 따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한국인으로서 탈북자들을 돌보는 것은 국제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인도적이고 양심적인 행위”라며 △주중 선양 부총영사 퇴진 △두 목사의 신변확인과 외교적 대응 강화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석방 노력 등을 요구했다.

이번에 구금된 온성도 목사는 국내에서 탈북민 지원사역을 펼치다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을 이어갔다. 온 목사는 지난달 18일 칭다오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직전 체포됐으며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온 목사의 아내와 아이들은 6일 후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온 목사 본인은 다른 지역으로 이송돼 여전히 수감 상태다.

온 목사의 아내 이나옥 씨는 “한국정부가 왜 적극적 대응을 못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남편이 잡힌 후 한국 정부를 믿지 말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며 “외교부와 관계자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북한동포를 위해 일한 남편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억류된 이병기 목사는 은퇴 후 중국에서 탈북민 사역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달간 머무르고 한국으로 복귀하기 직전 체포됐다.

한편 북한정의연대 정베드로 대표는 “중국정부에 대한 규탄 의도는 없다. 억류된 두 목사들을 국제법에 의해 대우하고 당사자인 대한민국이 자국민 보호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의도”라며 기자회견의 목적을 밝혔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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