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로의 예수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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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로의 예수님처럼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7.03.09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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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평화의 소녀상에 자전거를 가져다 두고 자물쇠로 채워 묶거나, 근처에 쓰레기를 투척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러한 일들을 벌이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산 소녀상을 지키는 김모 씨는 야간에 순찰을 돌다가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소녀상 이전하라’는 내용이 적힌 선전물을 부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김 씨는 사람들에게 쓰레기와 선전물을 치워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소녀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김 씨를 위협했으며 도망가는 김 씨를 추격하며 쫓기까지 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은 일제 시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가 담긴 평화의 상징이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은 이 소녀상을 통해 가슴 아픈 역사를 국민들이 기억하고, 다시는 동일한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뜻을 담았다. 

그런데 다른 나라 사람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들이 소녀상을 짓밟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일제 시대에 겪은 수모와 가슴 아픈 역사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일제 시대의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은 누군가의 딸이었고, 아내이자 어머니이다. 자신의 주변 사람이 이런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면 감히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더욱 씁슬한 것은 한국교회의 모습이다. 매주 열리는 수요집회에는 많은 인원들이 참석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지만 참석한 사람들 중에서 교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한국교회는 질책이나 위로의 목소리 하나 내지 않고, 오로지 침묵만 유지하고 있다. 오죽하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가 교계를 향해 반성하란 목소리를 냈을까. 

아프고 병든 자들을 찾아다니며 치유의 손길을 내미신 예수님처럼, 이제는 한국교회도 상처 받은 자들을 위해 위로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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