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신뢰도 답보상태, ‘세상과의 소통’ 과제로”
상태바
“한국교회 신뢰도 답보상태, ‘세상과의 소통’ 과제로”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3.03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윤실, ‘2017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발표

한국교회 신뢰도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윤실이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2017년 한국교회의 전반적 신뢰도는 20.2%로 2013년(19.4%)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역할로는 ‘세상과 소통’이 강조됐다.

▲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3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17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홍정길 목사)은 3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17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모색했다.

기윤실이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교회를 신뢰하는가’의 질문에 20.2%만이 ‘그렇다’라고 응답했으며, ‘보통’은 28.6%, ‘그렇지 않다’는 51.2%로 절반이 넘는 수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2013년 대비 30~40대 연령층에서 신뢰도가 하락한 반면 기독교인들에게서 증가율(+12%)이 컸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으로 32.9%를 차지해 지난 조사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어 ‘불교’ 22.1%, ‘기독교’ 18.9% 순으로 기독교가 가장 낮은 순위를 보였다. 2013년 대비 순위는 동일했지만, 불교가 크게 하락해 불교와 기독교의 격차가 6.7%에서 2.4%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기윤실 교회신뢰운동 본부장)는 “기독교를 신뢰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적게나마 늘어났지만,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20%나 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 기독교에 대해 절대적 불신을 가진 이들이 이 사회에 적지 않으며, 상당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는 한국교회의 앞으로 전도의 가능성이 상당히 닫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성장위주의 종교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 부분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세상과 소통’, ‘사회 통합에 기여’, ‘현 시국에서의 역할’은 모두 긍정비율이 40% 미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 시국에 대한 역할 평가는 20%대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조흥식 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기윤실 이사)는 “이번 조사에서 비기독교인은 한국교회가 소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며, 신뢰도가 현저히 낮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윤리적 역할을 제고하는 동시에 비기독교인들과의 소통방식에 대해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금처럼 소통의 부재가 심화될 경우,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과의 스스로 인식 차이에 대해 발견할 기회조차 잃어버리게 된다”며, “기독교인은 공동체 안에서 소통 뿐 아니라 공동체 외부와의 소통에 대한 정도를 스스로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이 가장 높게 지적됐다. 이는 과거조사 대비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며, 이번 조사결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21.9%), ‘교회 지도자들의 삶’(17.2%), ‘교인들의 삶’(14.5%), ‘교회의 성장제일주의’(12.3%)가 뒤를 이었다.

또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활동으로는 ‘윤리와 도덕실천운동(45.3%)’이 가장 높았으며, 2010년까지 1위였던 ‘봉사 및 구제활동’(31.6%)은 2위로 응답됐다. 특히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에 대한 의견은 비기독교인에게서 더욱 높았는데, 이는 한국교회가 더 이상 ‘봉사와 구제활동’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조흥식 교수는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을 위한 최우선의 과제는 윤리적인 역할에 대한 회복”이라며 “기독교인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사랑이라는 관계에 들어가려면 신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독교윤리에 대한 끊임없는 실천을 위한 전투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주목되는 결과도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선과정에서 국민들이 기독교에 기대하는 역할로 ‘갈등해소와 국민통합’(28.6%)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성돈 교수는 “현 시국에서 국민들이 보수와 진보, 친대통령과 반대통령파로 나뉘어 극단적 대립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끄는 데 기독교가 나서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교회가 더 이상 구경꾼의 자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정치나 사회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사회가 통합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윤실은 지난 1월 20일부터 21일까지 2일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다.(95% 신뢰수준에서 ±3.1%)

앞서 인사말을 전한 배종석 교수는 “여론 조사가 진리에 부합된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인과 당시의 일반 시민들의 생각을 모을 수 있는 좋은 메카니즘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윤실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에 실천적인 운동을 일으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