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영적인 일 … 믿는 자의 사랑과 선행으로 북한 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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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영적인 일 … 믿는 자의 사랑과 선행으로 북한 품어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3.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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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위원회 ‘제1회 남북포럼’ - 성경적 통일론을 말하다

               북한을 돕는 구제활동은 ‘영적 예배’의 한 표현

               죄인의식을 가지고 울면서 통일 위해 기도해야

               총회차원서 탈북자 섬겨 ‘통일자원’으로 키우길
 

▲ 지난 27일 총회 남북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1회 남북포럼’에서는 국내 통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성경적 통일론’을 논했다.

“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은 성부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입니다. 한국교회가 먼저 낮고 온유한 자세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룰 때, 양극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와 정치도 자극과 감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이종승 목사)가 남북통일의 중요성을 알림과 동시에 반드시 ‘성경적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이 일에 교단적으로 앞장서면서 국내 통일자원인 탈북자 선교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총회 남북위원회(위원장:주도홍 교수)는 지난 27일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 ‘성경적 통일론’을 주제로 ‘제1회 남북포럼’을 열고 통일문제를 영적 과제로 직시하고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통일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모든 피조물과 화해와 평화, 통일을 이루신 분”이라며 “기독교는 화해의 종교이고, 이는 양보와 착함과 선행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죄인의식 가져야
성경이 화해와 통일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에스겔서 37장 18절에 “네 손에서 둘이 하나가 되게 하라”고 말씀하고 계시고, 에베소서 4장 3절은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하셨다. 하늘과 땅에 있는 것 모두 ‘하나’라고 선포하셨으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는 ‘하나’임을 거듭하여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천이 없는 것은 우리에게 ‘죄인의식’이 없기 때문. 

김 목사는 “지금 우리 한국교회와 사회와 정치 안에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은 화려한 예배나 전통진리의 선포 이전에 서로 붙잡고 울면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인의식을 가질 때는 불가능하고 죄인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초청된 마인츠대학교 퀴스터 교수도 ‘통일신학을 위한 성경적 기초’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한국의 분단을 기독론적으로 해석했다. 퀴스터 교수는 “백성들이 고난받고 있는 분단의 십자가는 ‘통일’이라는 부활로 극복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두 개의 독일교회는 활동적으로 평화운동에 가담했고, 동독의 경우 그것이 전제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났다”면서 교회들이 분단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퀴스터 교수는 “전 세계적인 분쟁 상황에서 기독교는 화재의 매개자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동시에 이 핵심적인 신학의 개념은 정치적인 매개체로 세속화되어 왔다”며 “이제는 기독교적인 정치신학과 윤리를 선언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남북포럼의 핵심 메시지는 통일은 교회의 몫이라는 사실이었다. 남북위원장 주도홍 교수는 “사람들은 그동안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는 일이 그저 정치만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정치, 외교, 국방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던 것은 반성했다. 

그러나 주 교수는 “생각해보면 남북분단과 통일은 영적인 일”이라며 “무엇보다 분단은 사람의 문제이고, 그 근원에 죄악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수맺기와 정죄, 분열, 살인이라는 온갖 죄악이 세상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을 정치로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북한에 선한양심 베풀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통일에 대해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독교통일학회장 안인섭 교수(총신대)는 “한국교회가 급격하게 세속화되었고, 무기력화 되었고 아직도 한국교회 다수가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고 공감하며 따를 만한 통일에 대한 신학적 제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교회사에 나타난 성경적 평화 통일을 위한 신학’을 주제로 발표한 안 교수는 어거스틴을 통해 평화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어거스틴에 의하면 이 세상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나님에 의해 세워진 기관이 국가다.

안 교수에 의하면 어거스틴은 국가의 지도자는 하나님 앞에 경건해야 하며, 전쟁은 오직 죄인에 대해서만 행해져야 하고 그 전쟁조차도 정당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안 교수는 “어거스틴의 평화사상에 따르면 한반도에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루는 것은 하나님 도성의 시민으로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사명이며, 특히 평화로 평화를 지키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고 보았다”며 “한반도 통일을 위해 중요한 것은 남한과 북한 모두 상대를 힘의 우위로 위협하는 방법이 아니라 평화로운 대화와 상호 교통 속에서 통일의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인섭 교수는 또 한반도 분단의 개혁주의적 해답을 찾기 위해 칼빈의 평화통일 신학을 언급했다. 칼빈은 이웃의 불행을 보면 양심이 찔리고 동정심이 유발되어야 한다는 설교를 했었다.

동정심과 사랑은 그리스도인의 기본자세이며, 우리가 북한에 사랑을 베풀고 북한 형제자매들을 존중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고 안 교수는 주장했다. 이미 남한에 와 있는 3만 명의 탈북민들에게 선한 양심으로 베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한 자들이기 때문에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해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을 돕는 구제활동은 하나님께 드리는 영적 예배의 한 표현이며, 통일을 위한 비용을 남한의 교회가 감당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서 도출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거스틴과 칼빈 등 교회사 속 신학자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통일과 화해를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아직까지 합의된 통일신학을 내놓지 못했다. 

안 교수는 “통일신학은 상대적으로 다른 신학적 진영에서도 신뢰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개혁주의적 특수성과 보편성이 종합되어야 한다”며 “성경에 근거한 통일신학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에 공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힘들어도 통일노력 중단해선 안 돼
‘하나님 말씀에 비추어본 바람직한 남북관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이동영 교수는 이스라엘 분단 속에서 한반도 분단의 해법을 찾았다. 이스라엘 분단의 외적 요인으로는 주변 강대국들이 있었고, 남북으로 나뉜 우리나라의 배후에도 강대국의 경쟁이 있었던 것.

이 교수는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을 주변 열강들이 원치 않을 수도 있다”며 “한국의 영향력 증대가 자신의 국익에 반한다고 여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역대하에 기록된 사건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남북관계의 사례를 찾아내 청중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북 이스라엘 군대가 사마리아로 개선행진을 하는 도상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오뎃이라는 예언자가 개선행진을 하고 있는 북 이스라엘 군인들의 길을 가로막으며, 동족을 포로로 잡아온 군인들을 규탄했다. 그러자 북 이스라엘 군인은 남 유다에서 잡아온 포로들과 전리품들을 북 이스라엘의 백성들에게 인계하고 북 이스라엘 사람들은 벌거벗은 포로에게 옷을 입혀주고, 맨발의 포로에게는 신을 신겨주었으며,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었고, 상처를 치료해주는 등 적군과 아군의 대치구도를 허물고 한 형제요, 자매라는 민족적 자각을 하게 한 사건이다. 

이동영 교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남북관계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며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이며, 대결이 아니라 상호공존과 공영이며, 경제적으로 풍족한 남한이 북한을 돕고 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정은 정권은 매우 강폭하고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재정권이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세습 독재정권 아래에서 신음하고 고통당하는 북한 동족들을 위해서 언제나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한교회가 가지고 있는 생명을 북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죽음과 교환해야 한다”며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소유한 희망을 북한 동포가 소유한 절망과 교환해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통일의 길은 쉽지 않고, 여러 장벽이 남과 북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동영 교수는 “남북, 이 양자 사이에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큰 장벽들이 놓여 있어서 화해와 평화의 길이 아무리 험난하다 할지라도 이 일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임을 깨닫는다면 아무리 더디게 다리를 절면서 가더라도 모두 지속적으로 쉬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며 통일의 길에 편하고 안락한 길은 없음을 역설했다. 

기조강연과 발표가 끝난 후 종합토론에 나선 숭실대 김영한 교수는 “대신총회가 탈북자를 수용하고 저들이 예수사랑을 전하는 통일요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통일의 미래를 세워가는 교단이 되길 당부했다.

평화한국 대표 허문영 박사도 “대신총회가 평양에서 기도회를 여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한민족형 통일은 바로 성경적 통일이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통일을 주도해 나갈 것을 요청했다. 


‘성경적 통일론’ 정립을 위해 마련된 제1회 남북포럼은 김명혁 목사의 첫 번째 기조강연이 진행됐으며, 장동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마인츠대학교 퀴스터 교수의 두 번째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첫 주제발표는 백석대 김윤태 교수가, 두 번째 주제발표는 백석대 손동신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총평 및 대토론은 주도홍 교수 사회로 김영한, 허문영 교수의 총평에 이어 패널로 김명혁, 폴커 퀴스터, 안인섭, 이동영 교수가 참여했다. 
총회 남북위원회는 오는 7월 ‘성경적 통일론’ 제2차 포럼을 개최하며, 8.15 광복절을 맞아 북한선교를 위한 공동주일을 지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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