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의 러브레터, 읽을수록 달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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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하나님의 러브레터, 읽을수록 달콤하죠”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2.22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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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통독원장 조병호 목사 / 하이기쁨교회 담임

5세부터 20세까지 인생의 황금기에 읽어야 할 책은 바로 성경
7개 큰 틀에서 역사 순으로 정리해서 읽으면 ‘성경의 맥’ 잡혀

“우리 인생에서 성경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뭐가 더 필요하겠어요? 성경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데 말입니다.”

성경통독원장 조병호 목사. 그에게는 ‘통(通)박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지난 27년 동안 그가 한 일은 성경을 부분이 아닌 전체로 읽도록 하는 ‘성경통독운동’이다. 성경을 편식하거나 일부만 보지 않고, 성경을 역사 순으로 재배열해서 읽어 내려가면 성경 전체에 흐르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찾아낼 수 있다. 그래서 조병호 목사는 ‘성경통독’을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방법”이라고 표현한다.

지난 7일 조병호 목사는 아주 특별한 발걸음을 했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입생 영성수련회에 강사로 초청되어 18일까지 12일 동안 성경 완독과 함께 그 속에 흐르는 맥을 잡는 특강을 진행한 것. 하루 종일 그것도 2주간 이어지는 특강을 진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조 목사는 한국교회 미래를 이끌어갈 신학대학원생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수련회에 참석했다. 백석대의 신학교육에 대한 호기심이 앞섰지만 수련회 참석 후 일주일쯤 지나면서 그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1년에 10번 성경을 읽고 들어라

“백석대학교의 신학적 수준이야, 신학자들만 봐도 알 수 있었죠. 그러나 성경과 기도의 깊이는 학문과 구별된 것입니다. 이번 수련회를 인도하면서 성경을 사모하고, 기도에 공감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백석의 신학은 ‘성경-신학-기도’의 균형이 잘 잡혀 있었습니다. 이 세 가지 균형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조 목사가 경계하는 것은 ‘우월주의’다. 신학 우월주의는 기도와 말씀을 약화시키고, 기도 우월주의는 신학을 외면한다. 지성에 치중하다보면 영성은 약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백석대의 신학교육은 이 세 가지의 균형을 잘 잡고 있다는 것이 조 목사가 이번 수련회를 통해 발견한 수확이다.

조 목사만 수확을 얻은 것이 아니다. 300여 명의 신대원생들은 ‘엉덩이에 땀나도록(?)’ 앉아서 말씀을 읽었다. 그런데 성경에 눈이 떠졌다. 큰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신학공부를 시작하면서 성경의 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낸다면 ‘용두사미’가 되고 만다. 성경은 매일 매일 습관처럼 읽어야 한다고 조 목사는 강조한다.

“성직자의 길을 걷기로 한 신학생이라면 손에서 성경을 잠시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주의 종이라면 농부나 어부보다 더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성경에 집중해야합니다. 이것이 책임 맡은 자의 당연한 의무지요.”

성경읽기의 실천은 조 목사 자신과 그 가족들이 먼저 하고 있다. 그의 세 자녀는 하루 1시간 이상 성경을 읽고 듣는다. 그렇게 1년에 10독을 마친다. 큰 딸은 100독한 성경을 아버지에게 선물했고, 또 다시 100독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습관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든 어려서는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성경도 마찬가지에요. 성경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엄마, 아빠에게 듣고 배운다면 성경이 친숙한 책이 되겠죠. 그런데 우리가 성경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몇 구절을 읽고 거기서 나에게 주시는 교훈을 찾느라 성경의 큰 그림을 놓치고,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경 66권이 하나의 ‘스토리’라는 것을 잘 모르고 있어요.”

제사장 나라와 하나님 나라 ‘성경’

조병호 목사는 성경 전체를 7개의 큰 그림으로 나눴다. 구약은 크게 3개의 ‘제사장 나라 트랙’으로, 신약도 크게 3개의 ‘하나님 나라 트랙’으로, 그리고 신구약 중간사를 1개의 트랙으로 구분했다. 더 세분하면 △모세5경 △왕정 500년 △페르시아 7권 △신구약 중간사 400년 △4복음서 △사도행전 30년 △공동서신 9권이다.

모든 민족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 ‘제사장 나라’를 세우신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하나님 나라’ 안에 제사장 나라 그릇을 담아 땅 끝까지 모든 민족을 사랑하신 이야기가 성경의 큰 줄기다. 다시 말해, 성경은 제사장 나라와 하나님 나라를 통해 우리 개인과 가정, 나라와 모든 민족을 아끼며 사랑한 이야기로 가득하다는 것이 조 목사의 설명이다. 또한 성경 안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외교, 국방, 복지, 통일 등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성경을 읽지 않고 어떻게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병호 목사는 “교회 없는 성경이 존재할 수 없듯이 성경 없는 교회 또한 존재할 수 없다”며 “안타깝게도 교회는 많은데, 성경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평생 교회를 다니고 몇 대 째 신앙을 이어가지만 성경이야기는 10~20% 정도 밖에 모른다”며 한국교회 안에 ‘성경결핍’ 현상이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만약에 의사가 의학 지식은 충분하지 않지만, 좋은 병원 건물이 있으니 환자들 건강은 괜찮다고 말하면 어떻겠어요? 법관이 지식은 충분치 않지만 법원 건물이 멋지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교회도 마찬가지에요. 교회 건물은 멋진데 그 안에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온전한 교회, 온전한 성도가 아니겠지요.”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인물들 역시 성경을 통독했다. 길선주 목사는 구약성경을 30번 이상 통독했고, 신약은 100번 이상 읽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남강 이승훈은 옥고를 치르는 동안 성경전서를 백번 이상 통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번 읽고 듣다보면 맥이 잡힌다. 성경을 관통하는 역사와 의미를 알고 읽으면 깨닫는 시간은 더 빨라질 수 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성경을 잘 몰라서 읽고 또 읽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동양 전체를 읽는 방법과 서양의 분석적 방법을 사용해 통으로 읽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죠. 저는 이것을 ‘통(通)성경’이라고 부릅니다. 성경은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사 순서로 성경을 읽으며 공부하다보면 성경 66권이 한 권이라는 사실과 성경 전체가 하나님의 큰 스토리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인 책이고, 교훈과 바르게 함과 유익함을 주는 책이니까요.”

5세부터 20세까지 성경 집중교육

조병호 목사가 말하는 성경읽기의 ‘팁’은 또 있다. 바로 ‘밑줄 긋지 않기’.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을 때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지만 줄을 쳐서 읽으면 그 구절에 얽매이기 쉽다. 통으로 성경을 읽지 못하고 밑줄 그은 부분만 반복해서 읽게 되니까 편식할 수밖에 없다.

일생을 성경통독에 바친 통박사 조병호 목사. 그는 몇 년 전부터 하이기쁨교회를 개척, 성도들과 함께 성경통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기쁨교회는 작지만 강한 ‘강소교회’다. 전 성도가 담임목사의 뜻에 따라 1년에 ‘10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1년에 10독 완독하는 성도가 60%에 이른다.

태중의 아이는 태어나기 전에 뱃속에서 이미 성경을 10번 듣는다. 첫 돌이 되면 20번 읽은 아이가 된다. 늘 아이의 귓가에는 성경이 맴돌게 한다. 그리고 5세가 되면 본격적으로 부모들이 자녀에게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고,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훈련을 받는다. 성경을 읽는 가정, 성경을 읽어주는 부모, 성경을 가르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드는 것이 이 교회의 목표다. 그 실험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5세에서 시작해 20세 전에 성경의 70%를 이해하도록 하겠다”는 그의 목표는 성경적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 양성으로 이어진다.

“5세부터 20세까지는 온갖 세상의 지식을 습득하는 절대적인 시기입니다. 그 황금기에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성경을 배워야 합니다. 그것도 큰 그림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20세 이후부터는 성경을 기반으로 기도하고 실천하여 세상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성경 전체의 이야기를 내 것으로 만든다면 흔들림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의 변화와 순종은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다. 변화된 한 사람은 하나님이 쓰실 인재이자, 하나님이 찾는 의인이 되기 때문이다. 성경으로 변화된 사람은 시대를 바꾸는 일꾼이 된다.

조 목사는 “성경은, 펼칠 때마다 우리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하나님의 러브레터”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가 성경통독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하나님의 사람들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삶의 교제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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