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오염된 환경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기독청년들 김성해 기자l승인2017.02.22 15:24:28l수정2017.02.22 15:30l13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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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개에서 250개. 유명 브랜드 커피 매장에서 1일 동안 소비하는 종이컵 개수다. 카페 관계자는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면 음료 금액에서 300원 할인되는 정책을 시행한 지 2년이 넘었지만, 하루에 텀블러를 들고 오는 고객은 5명도 찾기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180여명이 출석하는 A교회 청년부 부서에서 주일 하루 동안 사용하는 종이컵 개수는 약 100개 정도다. 이렇게 무심코 사용되는 종이컵이 땅 속에서 완전히 썩기까지는 20여년이란 시간이 소모된다. 썩지 않고 매장되는 쓰레기들은 환경을 오염시킨다.

▲ 환경오염으로 지구가 무너지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기독청년들은 지난 19일 ‘환경축제’를 개최해 토크쇼,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독교인이 솔선수범해야 함을 강조했다.

성경책에서 첫 번째 장으로 나오는 천지창조는,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뒤 ‘심히 좋았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완벽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선물로 주셨다. 그런 세상이 오염되고 썩으면서 무너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교회다. 하나님이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환경을 선물로 주신 것을 잘 알면서도 환경문제에 무관심하다. 소수 단체를 제외하고는 환경오염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이에 기독청년들 모임 ‘소금(sogm)’과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 연구소’는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환경축제를 개최했다.

환경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과제
‘하나님이 만드신 환경축제’란 이름으로 열린 행사는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금 센터에서 진행됐다. 2호선 봉천역에서 내려 쭉 걸어 올라가면 흰색바탕에 초록잎이 그려진 현수막이 걸려있다.

센터 앞에는 ‘하늘에는 국경이 없다’는 제목과 함께 하늘 그림이 그려진 손바닥만한 크기의 액자 7개가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제일 왼쪽에 놓인 액자의 그림에는 공장이 매연연기를 내뿜고 있고, 그 연기는 7개 액자 속에서 이어졌다. 


매서운 바람 때문에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기 바쁜 날씨였지만, 입구에 세워진 그림은 지나가는 이들을 멈추게 했다. 어떤 시민들은 사진을 찍기도 한다. 아무런 설명 없이 세워둔 그림 하나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전하는 모습을 보자, 이번 축제가 새삼 기대됐다. 어떤 행사들이 진행될지 부푼 마음으로 센터의 문을 열었다.

환경축제답게 현장에서 일회용품이라고는 찾을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참석한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개개인의 텀블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텀블러가 없는 사람들은 옆 테이블에 준비된 유리컵에 물을 따라 마셨다. 

여기 모인 이들은 일일 환경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친구와 함께 온 사람도 있고 혼자 신청하고 온 사람도 있다. 서먹한 기운이 감돌지만 이들은 모두 하나님이 주신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교회와 이름이 적힌 명찰을 목에 걸고 자리에 앉는다. 시계바늘이 오후 2시를 가리키자 환경토크쇼가 시작된다.

토크쇼는 소금 단체 신경재 대표와 배우 주다영,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 연구소의 유지철 대표가 발표자로 나서 각각 환경문제와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마지막 순서인 유 대표는 한국교회가 환경 문제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지적했다. 

“교회의 목사님, 전도사님들을 만나서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면 ‘복음을 전해야지 왜 이런 환경문제 이야기를 하고 있냐’면서 오히려 꾸중을 듣습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환경이란 단어에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심지어 교인들 중에서도 ‘하나님이 만드신 환경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해결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겁니다. 환경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우리는 믿는 자입니다.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참가자들은 토크쇼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집중한다. 어떤 사람은 내용을 기억하려고 자신의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시작한다. 유 대표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바벨탑 사건과 현재 환경오염 문제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입니다. 어떤 학자가 환경 문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환경오염에 대해 기술적으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엔 출구가 넓지 않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환경의 회복을 위해 행동하거나 절제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어요.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기독교인은 달라야 합니다”

유 대표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환경에 기술력이라는 교만이 있어선 안되며,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환경이기 때문에 굳이 나 자신이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무책임도 없어야 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절제의 길을 ‘굳이 내가 아니어도’라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할 것을 권면한다.

작은 실천이 모여 널리 확산되길
참가자들은 이어지는 환경축제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가한다. 신재생 에너지 체험 시간에는 처음 접해보는 태양광 랜턴을 조립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하고, 감자에 꽂힌 구리와 아연만으로 전원이 꺼진 시계에 숫자가 들어오는 모습에 탄성을 지른다.

대전에서 올라온 황유경 성도(전의성결교회)는 10년 넘게 환경 교육활동을 펼쳐왔다. 지인을 통해 환경축제에 대해 알게 된 황유경 성도는 기독교적인 관점을 좀 더 살펴보기 위해 이번 축제에 참여했다. 

“지금 AI, 구제역 살처분, 핵발전소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교회에서는 이런 환경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너무 답답했어요.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고, 그 세상에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이 있고, 그 피조물과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는 것이 사람인데,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시는 성도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황유경 성도는 환경오염은 결국 사람의 탐욕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사람이 편리하게 살기 위해 환경을 개발하고 이용했지만, 결국 환경이 오염되면서 사람에게 피해가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깨끗한 환경을 다시 되찾으려면 인식이 변화되고 인내로 불편함을 감소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인식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교회 내 목사님, 전도사님들이 성도들에게 환경오염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작은 실천이라도 함께 하자고 권면해주셔야 한다. 그러면 작은 실천들이 이어지고 주변으로 확산되리라 믿는다”고 소망했다. 

축제의 모든 행사를 마치고 하루의 소감을 말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참가자들은 ‘앞으로 환경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겠다’, ‘수질문제가 가장 인상 깊었다’, ‘이런 축제나 모임이 널리 확산되고 발전하길 바란다’ 등의 느낀 점을 말한다. 

누구의 강요도 없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이 축제를 마련하고 참가한 청년들. 이들의 다짐과 바람이 널리 확산되길 바라며 조용히 센터를 빠져나왔다.

김성해 기자  shkim@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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