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이 본 한국교회 “물질지향, 폐쇄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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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 본 한국교회 “물질지향, 폐쇄적” 한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1.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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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언론포럼, 지난 6일 조사결과 발표... 언론인 225명 설문 참여

언론인이 바라보는 한국교회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긍정적 역할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를 변혁하는 ‘긍정적 리더십’ 회복이 절실한 과제로 나타났다. 

▲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은 지난 6일 정동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일반언론과 교계언론 기자 2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회에 대한 언론인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김지철 목사)은 지난 6일 정동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일반언론과 교계언론 기자 2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회에 대한 언론인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인들은 한국교회가 ‘남을 잘 돕는다’(42.7%)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도덕적이다’(11.1%), ‘신뢰할 만하다’(10.7%)는 질문에는 낮은 응답을 보였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한국교회 이미지가 ‘권위주의적’(74.2%)이고, ‘물질중심적’(73.3%)이라는 응답이 상당히 높아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회에 대한 인식평가에서 기자들은 한국교회가 영향력이 큰 사회적 주체라고 인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한국사회에 영향력이 있다는 응답에 전체 69.8%가 그렇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반언론은 76.4%가 영향력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교계언론은 41.9%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64.9%가 ‘잘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고 답해 영향력은 있으나 그것이 긍정적인 영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교회의 긍정적 역할로는 ‘사회 구제 및 봉사’가 73.3%로 가장 높았고, ‘개인신앙 차원의 위로와 평안’이 71.1%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30대 이하에서 무종교가 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교회가 젊은 층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권위주의 타파’(37.3%)를 꼽았으며, ‘젊은 층과의 소통의 장’(19.6%), ‘문화적 선교전략 마련’(13.3%)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교회가 해결해야할 시급한 과제로는 ‘세속화와 물질주의’(44.4%)가 꼽혔으며, ‘목회자의 자질부족과 사리사욕, 이기심’(34.2%), ‘양적 팽창/외형에 치우침’(33.8%)이 해결과제라고 답했다. 

종교기관 혹은 종교인의 정치참여활동에 대해서는 62.7%가 반대 입장을, 기독교정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80.4%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을 내놨다. 

한국교회가 추구해야할 미래상으로 언론인 30.2%는 ‘사회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답해, 소통과 공감이 없이는 기독교의 미래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전체 종교에 대한 이미지를 비교한 설문에서 사회통합과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종교로 천주교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으며, 개신교는 ‘사회구제와 봉사를 잘하는’ 종교로 유일하게 1위를 차지했다. 개신교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목회자 및 교회 지도자의 언행’(48.9%)이 꼽혀, 성직자로서 목사들의 더 깊은 경건와 신행일치가 요구됐다. 

조사내용을 분석한 지용근 지앤컴리서치 대표는 “언론인이 바라보는 한국교회 이미지가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이며, 물질에 욕심이 많은 것으로 비치고 있다”며 “언론인들은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사회와 교회의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건강한 리더십’에 대해 발제한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는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70%에 이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 또 65% 정도다. 그리고 한 종교 현상의 중심에 성직자와 성직체계가 있는데 목회자가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이 심각하다”며 “종교개혁의 중심주제는 믿음과 행동, 믿음과 삶의 문제였다”는 개신교의 본질을 강조했다. 

지 목사는 또 “조사보고서는 한국교회를 향해 ‘사회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교회’가 되길 주문했다. 이런 요청을 신학적으로 표현하면 ‘성서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된다”며 “언론과 교회는 인도적 윤리도덕을 바로 세우고 북돋우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언론인들과 한국교회 지도자들 사이에 사회의 발전을 위한 깊은 대화가 진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패널로 참여한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는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의 영적 흐름이 물질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독교는 안과 밖의 벽이 너무 높다. 새 종교인구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호감을 갖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CBS 종교부 고석표 부장은 “사회봉사와 구제를 잘하고 있음에도 홍보가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통합된 언론창구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주요 언론사내 기자 225명이 응답에 참여했으며, 일반언론에서 182명, 교계언론에서 43명이 참여했다. 표본은 중앙일간지, 지방일간지, 특수일간지, 뉴스통신사, 방송사, 인터넷신문, 주요시사 잡지 등이며, 교계방송과 교계신문 기자들이 설문에 동참했다. 

기독교언론포럼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의 소통을 돕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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