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한기총 통합 불발, 한기총 복귀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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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연-한기총 통합 불발, 한기총 복귀로 선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12.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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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교단장회의, 지난 22일 선언문 발표하고 ‘교단중심 연합단체 복원’ 방안 제시

한국교회교단장회의가 중재하면서 지난 연내 통합을 목표했던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정서영 목사)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간 연합 추진이 끝내 불발됐다.

이에 23개 주요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교단장회의는 지난 22일 비공개회의 후 선언문을 발표하고 ‘교단 중심의 연합단체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 선언문에는 16개 교단장들이 서명했다.

선언문에서는 “교단 대표자들은 한기총과 한교연 양 단체와 실질적 연합방안을 모색하되, 현실적 결론을 조속히 도출하므로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복원된 연합단체를 출범한다”면서 “각 단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결하며 협조하는 단체와 함께 복원된 연합단체 출범을 진행해 나간다”고 밝혔다.

교단장회의는 여전히 양 단체가 통합을 최종목표로 두고 있음을 밝히면서도, 답보상태가 거듭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복원된 연합단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연합된 기구를 출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단장회의는 ‘복원된 연합단체’가 제3의 단체라는 일부 우려와는 다른 차원임을 분명히 하며,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 복원임을 규정한다”고 한계를 지었다.

교단장회의는 그간 꾸준히 언급해온 이단 관련단체 재심사 등 연합단체 통합 기준을 다시 제시했다.

선언문에서는 “복원된 연합단체는 2011년 한기총 77정관을 기본틀로 하며, 회원교단은 77정관 이전 가입교단과 교단장회의 23개 교단을 포괄한다”면서 특히 문제가 된 이단문제와 관련해 “77정관 이후 가입된 교단은 재심하며, 화목을 깨는 이단성 시비가 없도록 선명하게 조치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교연은 선언문에 대해 불쾌해하는 반응이다. 한교연 관계자는 “한교연과 협의하지 않은 채 또다시 연합추진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면서 이후 통합추진 논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한국교회교단장회의 선언문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복원된 연합단체’라는 표현이다. 한간에는 교단장회의가 한기총 복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통합추진 실무를 맡은 관계자들은 한기총 복귀는 아니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해명대로라면 연합기관의 ‘복원’을 위한 원형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또 교단장회의가 현재 긴밀하게 협의 중인 한기총하고만 먼저 통합한다면, 본래 하나의 연합기관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퇴색된다.

다만 예장 통합 등 한교연 주요 회원교단들의 행보가 중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이번 선언문에서 중요한 점은 통합을 위한 선결과제가 여전히 한기총 내부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 교단장회의는 논의에 미온적인 한교연을 압박하는 카드로 선언문을 발표한 것으로 보이지만, 선언문 내용 중 “77정관 이후 가입 교단은 이단성 시비가 없도록 선명하게 조치한다”고 밝히고 있는 점은 이단문제가 최대 난관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교단장회의와 한기총은 통합을 선언한 후 이단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한교연은 이단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통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한기총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단문제 논의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기총 이대위는 다락방 류광수 씨에 대한 행정보류를 임원회에 상정했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행정보류가 결정됐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는 10일 열리는 임원회와 실행위, 1월 하순 정기총회에서 가결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만약 한기총 내 이단문제가 다시 제자리걸음이라면, 교단장회의가 추진하고자 하는 통합방식은 명분을 잃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이번 선언문 발표는 지난 15일 일 한교연 대표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교연이 요구한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 9인 체제’는 수용되지 않은 셈이 됐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한국교회 대표로서 연합운동의 성공과 실패를 통감하면서, 작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으로 나뉘어 각각 속한 단체의 정당성과 이익만을 주장해온 현실을 회개하며, 가슴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교단 중심의 연합단체로의 복원을 추진해왔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노력해온 2016년 8월 31일 합의와 11월 16일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필요와, 교단들의 요청에 따라 신속한 결실을 위해 다음과 같이 협의하고 선언한다.

1. 한국교회 교단 대표자들인 우리는 각각 소속한 한기총, 한교연과 실질적 연합방안을 모색하되, 현실적 결론을 조속히 도출해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복원된 연합단체를 출범한다.
 
2. 한교연과 한기총은 각 단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결하며, 협조하는 단체와 함께 연합단체 출범을 진행해 나간다. 이는 금번 연합추진이 “제3단체화 한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의 복원임을 규정한다.
 
3. 복원된 연합단체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성과로 평가되는 한기총의 2011년 7월 7일 개정 정관(약칭 77정관)을 기본틀로 한다. 이는 현재 한교연과 한기총에 속한 교단 중 77정관 이전 가입교단과 교단장회의 회원 교단(23개)를 포괄함을 의미한다.
 
4. 현재 양 단체에 가입된 기관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을 두어 합류하게 하며, 77정관 이후 가입된 교단은 재심한다. 화목을 깨는 이단성 시비가 없도록 선명하게 조치한다.
 
5. 복원된 연합단체는 한국교회 공 교단을 포괄하는 연합으로서 교단들의 상위 단체가 아니며, 교단에서 파송하는 대의원으로만 조직하므로 경쟁과 분열을 조장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최소화된 조직으로 공교단의 함의에 따라 대정부 활동과 대사회적 기독교 변증 역량을 극대화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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