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간첩조작사건, 3명 목회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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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간첩조작사건, 3명 목회자 무죄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12.2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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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41년만에 무죄 선고…“수사과정 고문과 구타 확인”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목회자 3명이 41년 만에 법원으로부터 무죄가 선고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권오륜 목사) 소속 김명수, 전병생, 나도현 목사는 지난 15일 서울고등법원 ‘1975년 한신대 간첩조작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40여 년간 의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재심을 신청한 지 6년만이다.

서울고법은 “피고인들이 수사과정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한 정황이 확인되고, 이에 따른 허위자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선고이유를 밝혔다.

한신대 간첩조작사건은 1975년 장공 김재준 목사의 신학사상을 배우기 위해 당시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에 유학온 재일동포 김철현 씨를 간첩으로 몰아 사형집행까지 한 사건으로, 언론에 사건결과가 발표될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중앙정보부는 김 씨와 함께 당시 유신독재에 항거하던 한신대 신학생 3명(김명수, 전병생, 나도현)까지 중앙정보부 대공분실에서 끌고가 갖은 고문을 자행해 거짓자백을 받아냈고 이들 신학생들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3명의 목회자들은 수년 간 징역을 살다가 출소해서도 국가보안법과 보호관찰법에 의해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감시당하는 세월을 감내해야 했다.

특히 간첩단 사건은 최근 국정농단 사태에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기춘 씨가 중앙정보부 수사국장으로 진두지휘한 사건이라는 점에서도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컸다. 또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감독:최승호)을 통해서도 소개되기도 했다.

피해자 김명수 목사는 “1975년 10월 19일 새벽 아무 영문도 모른 채 4명의 정체불명 요원들에게 남산에 끌려갔다. 지하 고문실에서 한달여 동안 취조받았던 기간은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악몽의 순간이었다.”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칠십 평생 응어리를 풀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기장총회는 15일 선고공판에서 앞서 법원 앞에서 기도회를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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