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선교, “성도는 모두 나그네” 아는 것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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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선교, “성도는 모두 나그네” 아는 것부터 시작
  • 김연수 선교사(KWMA 국제총무)
  • 승인 2016.12.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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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시대의 선교전략上

그동안 기독교 선교역사는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바뀔 때마다 나름대로의 선교전략을 구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떤 때보다도 급박하고 역동적인 변화의 시대이다. 그리고 어떤 때보다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빈번한 교류가 이루어진 시대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거기에 부합되는 선교전략을 세워가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왜냐면 이주 또한 이민 현상은 우리의 정신세계에 새로운 가치와 사상을 그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선교전략’은 하나님의 의도나 사역을 제쳐두고 인간적인 방법론을 찾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하나님과 성령의 생각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구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전략 수립은 하나님께서 세계 선교에 갖고 계신 큰 의도에 우리가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최선의 다해 그 의도에 반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한 사회나 한 국가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주민을 위한 선교 전략은 무엇보다도 그들에 대한 정의와 그들에게 맞는 신학과 선교학에서 그 원리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 이것은 그들에게 맞는 상황화 신학과 선교학이 우선될 때 올바른 선교 전략이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바른 이주민 선교를 위해서는 ‘상황화된 복음주의와 복음주의적 에큐메니즘’이 반드시 필요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주신학 정립의 3단계

다니엘 그루디(Daniel Groody)는 이주 신학 정립의 3단계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올바른 이주민 신학 정립은 마당히 3단계를 거친다고 보았다. 

첫째는 ‘목회단계’로 이민자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단계이다. 그들이 새로운 사회에 정착하고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면서 그들을 돌봐주는 단계가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영적단계’로서 이민자 자신이 이민에 대한 어떤 영적 관심을 가지게 되는 단계이다. 이 두 번째 단계에서는 첫 번째 단계에 함몰되거나 머물지 않고 그들의 다음 필요가 그들의 영적인 문제 해결이며, 그것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단계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신학적 단계’로서 위의 두가지를 통합한 전체적인 그림을 갖는 신학적 해석의 단계이다. 그들을 위한 상황화 신학을 완성하는 단계라고도 볼 수 있다. 첫 번째 두 번째가 거의 동시에 채워져 갈 수 있겠지만, 세 번째 단계는 의식적인 노력 없이 저절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신학 정립의 핵심요소

이주민 신학의 정립을 위해서는 이주민 현상과 이주민 선교를 위한 고민을 이미 겪었던 비서구인들의 유럽 이주와 그에 따른 이주민 신학과 선교학 정립을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지혜로운 길이 될 것이다.

제후 한씰레스(Jehu Hanciles)는 비서구인의 유럽 이주를 기본으로 이주신학 및 선교학 정립을 위한 핵심요소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이주민 선교 전략에 앞서 세워가야 할 이주민 신학과 선교학의 중요한 요소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주민 신학과 선교학 정립에서 중요한 요소로서 첫째는 하나님의 주권을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든 역사와 사건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며 이주민의 이주와 정착과 새로운 삶에 관련된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신해야 한다.

둘째는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늘보좌를 버리고 하나님의 품을 떠나 피조물의 세계로 인간의 모습을 입고 오셨다. 그분이야말로 디아스포라와 이주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신 분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분에게서 이주민의 올바른 정체성의 원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늘의 시민권을 가지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은 본질적으로 이주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의 ‘나그네’로 산 적이 있었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나그네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말씀을 주셨다. 이때 등장하는 ‘나그네’의 개념 또한 본향을 떠나 타향에 거주하는 사람이며, 품꾼으로 살았던 가난한 이주 노동자였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이 땅을 영원토록 살게 될 곳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러한 정체성은 같은 사회나 국가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주민에 대한 이해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교회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교회는 건물이 아니며 어떤 이익 공동체가 아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인 것이다. 우리 신앙인은 이 세상에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이지만 이 세상에 영원히 사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의 본질적인 모습은 교회의 이동성이며 이민자의 속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서 이민자 신학과 선교학을 정립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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