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다락방 ‘행정보류’ 아니다... 이대위 ‘상신’에 불과

한교연 압박위한 카드로 ‘행정보류’ 발표하면서 명분 던져 이현주 기자l승인2016.12.20 13:09:03l수정2016.12.20 13:10l1370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한기총은 지난 15일 실행위원회를 열었지만 다락방 문제는 논의조차 한 바 없다.

이대위 “행정보류는 임원회 권한, 조사위만 구성... 류광수 개인은 문제 없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가 류광수 씨의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이하 다락방)에 대한 행정보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는 지난 19일자 신문에 이와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결과 다락방에 대한 행정보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위원장 엄정묵 목사는 “정확히 말하면 행정보류를 임원회에 상신한 것 뿐”이라며 “이대위가 무슨 권한으로 행정보류를 결정하겠냐. 그것은 임원회 권한”이라고 말했다. 엄 목사는 “하도 말이 많으니까 일단 행정보류를 상신했고, 정확한 결정은 조사를 해봐야 아는 것”이라며 “조사위원회가 이대위 내부에 꾸려졌으니 조사를 시작할 것이다. 전도협회 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예수교대한감리회 웨슬리협의회도 이단성 조사 대상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세계복음화전도협회는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이던 지난 1월 이대위 실사를 거쳐 정식 회원단체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교회 연합추진위원회 등 교계 여론이 “한기총이 먼저 이단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자, 명분을 만들기 위해 행정보류라는 형식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박중선 사무총장도 지난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교회연합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예장 합동 등 주요교단에서 다락방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어 일단 행정보류를 결정하고 이단성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통상적으로 이대위가 이단성 조사를 진행한 후 보고서와 함께 의견을 내면, 임원회가 회원권 문제를 결정하고 이를 실행위원회에 올려 승인을 받는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이번 다락방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이대위 권한으로 ‘행정보류’를 상신했고, 이를 사무총장이 언론에 ‘행정보류’라고 알렸다.

22일 열리는 교단장회의에서 유리한 입지를 안고 가겠다는 한기총의 계산이 깔려 있지만, 사실상 행정보류가 공식 절차를 통해 결정된 바 없어 한기총의 신뢰에 상당한 흠집이 갈 것으로 보인다.

# 한기총은 왜 성급한 ‘행정보류’를 발표했나

다락방은 올 1월 총회에서 한기총에 가입했고 이대위 실사를 통과했다. 당시 이대위원장을 맡았던 오관석 목사는 “한기총 입장은 한 가지다. 이단문제는 각 교단이나 단체에 맡긴다는 것이다. 사업은 연합으로 하지만 교리는 교단 고유권한으로 존중하는 것이 한기총 이대위의 입장이었고, 당시에 전도협회에 대해 검증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교연과 교단들의 끊임없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류광수 씨를 보호해온 한기총이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왜 이와 같은 언론플레이를 한 것일까?

한기총은 크게 두 가지를 내다보고 있다. 첫째는 한교연과 통합이고 둘째는 대형교단의 한기총 복귀다.

1월 말 통합총회를 목표로 대화를 추진해온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는 ‘연합’이라는 대명제 아래 여러 복안을 구상 중이다. 가장 기대하는 것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그러나 한교연이 대화에 미온적일 뿐만 아니라 증경대표회장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그러자 한교연이 적극적 의지가 없다면 굳이 한교연과 함께 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두 번째 복안은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원 가입을 받고, 이를 한기총과 통합하는 안이다. 현재까지 한교추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교단은 예장 합동, 통합, 대신, 기감, 침례, 기하성 등이며, 여기에 2~3 교단만 더 합류한다면 한국교회 90% 이상이 참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교추가 회원가입을 받고 기구를 발족한다면 90% 이상이 참여해도 그것은 ‘제3의 기구’에 불과하고, 한국교회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한교추+한기총’의 통합이다. 이 구상대로라면 대형교단이 한교연에서 한교추로 적을 옮기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한교연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락방 행정보류라는 명분을 던져 줬음에도 불구하고 한교연이 통합추진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결과이므로 모든 책임은 한교연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교추+한기총’은 사실상 ‘한기총 복귀’로 귀결된다. 한교추는 통합을 위한 대화기구지 제3의 기구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한교추에 참여하는 형식을 빌려서 한기총에 복귀하거나 한기총 법인을 유지한 채 이름을 바꿔 확대 재출범을 모색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최근 한교추 내부에서는 “한기총을 그대로 남겨둔다면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국교회 대표 연합기관 명칭을 이단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한기총 파행 당시, “한기총의 이미지가 실추되어 더 이상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고 탈퇴를 결정했던 교단들이 불과 6년 만에 이영훈 목사 중심의 한기총을 ‘역사와 전통’이 있는 단체로 표현하며 다시 가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기총은 큰 틀에서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 ‘행정보류’를 결정했지만 내면에는 한기총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 전도협회, 진짜 ‘행정보류’ 됐나?

다락방에 대한 ‘행정보류’는 표면상 류광수 씨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논리적 모순이 존재한다. 절차도 맞지 않지만, 류광수 씨가 속한 개혁총회는 여전히 회원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도협회 회원들 모두 개혁에 소속되어 있어 개인적인 활동에는 제약이 없다. 그러나 예장 개혁총회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정웅 개혁 총회장은 “말도 안 되는 짓이다. 이미 검증을 받았는데 이제 와서 행정보류라니 이해할 수 없다.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전도협회 소속 김경만 목사는 “우린 아무것도 통보받은 바 없다. 이대위가 행정보류를 먼저하고 조사를 하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 목사는 “단체 회원권을 보류한다고 해서 개인들은 모두 개혁총회 소속이다. 총회 소속으로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동안은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것을 덮었지만 이제는 정당하게 절차를 따져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한기총의 횡포에 지쳤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 나갈 생각”이라고 대응 의지를 밝혔다.

한기총 정관 제5장 임원회 및 감사 제20조 2항은 ‘회원교단 및 개인, 단체의 표창 승인, 징계결의’를 임원회의 직무로 적시했다. 운영세칙 제6조 자격 정지 및 취소에는 “회원 교단과 단체가 행정보류 또는 회원권이 제한되면 파송한 총회대의원 및 실행위원의 자격도 정지되며, 회원교단과 단체가 탈퇴 또는 제명되면 파송한 총회대의원 및 실행위원의 자격도 취소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행정보류와 같은 회원단체 징계는 ‘임원회’ 결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교회연합 정서영 대표회장은 “단순히 이대위 발표가 아니라 임원회와 총회결의까지 정식적인 절차를 지켜봐야 다락방에 대한 한기총의 정확한 입장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예장 통합 변창배 사무총장 내정자는 “진짜 이대위가 행정보류를 했다면 일단 한기총이 한교추와 여러 교단들의 요구에 대해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법적인 행정보류로 보긴 어려울 것 같다”며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피력했다.

예장 합동 관계자도 “큰 틀에서 통합을 위해 한기총이 사전준비를 시작했다고 본다. 그러나 진정성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연합’은 꼭 이룰 과제... 한기총 ‘리모델링’ 가능할까?

한기총의 발표와 달리, 이대위는 “행정보류 상신”이라고 선을 그엇다. 그렇다면 만약 임원회가 전격적으로 행정보류를 수용하고 이단성 조사를 재천명한다면 ‘연합’ 혹은 ‘복귀’가 쉬워질까?

한교추 회의에 수차례 참석한 한 교단 관계자는 “다락방 행정보류가 한기총 총회결의까지 얻는다고 해도 완전한 복귀 명분이 되긴 힘들다. 정서상 한기총 ‘복귀’라는 표현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연합추진을 포기할 수도 없다. 또 다른 교단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국교회는 하나 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고 말 것”이라며 “제3의 기구가 안 된다는 정서가 팽배하기 때문에 ‘한기총+한교연=하나의 기구’거나 ‘한교추+한기총=새로운 연합기구’라는 형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중요한 것은 ‘한교추+한기총’이 한기총 복귀가 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교추 내부에서는 ‘한기총의 리모델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한기총 법인을 그대로 유지하되 이사 구성과 정관, 단체 명칭 등에 대한 총체적인 리모델링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이러한 모양새는 이영훈 대표회장도 간절히 원하는 것이어서 이번 다락방 행정보류에도 적극 나서지 않았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기총의 다음 행보도 주목된다. 대화를 위해 미끼를 던지듯이 다락방 전도협회에 대한 행정보류를 한 것이 아니라면 임원회와 실행위가 책임 있는 결의를 후속조치로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류광수 씨에 대한 개인 회원권 정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엄정묵 이대위원장은 “전도협회에 대해서만 조사위를 구성한 것이지, 개인은 아니다. 류광수 목사 개인에 대한 행정보류는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

예장 합동 관계자는 “전도협회만 행정보류하고 정작 핵심 당사자인 류광수 씨가 예장 개혁 소속으로 활동한다면 한기총과 통합은 어렵지 않겠냐”고 말해 이단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호 : 기독교연합신문사 아이굿뉴스 | 서울시 서초구 효령로 118 | 전화번호 02)585-2751~3 | 팩스 : 02)585-6683
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아04554 | 등록일자 : 2017년 6월 2일 | 발행인:장종현 | 편집인 이찬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이인창
Copyright © 2017 The United Christian Newspap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goodnews@igoodnews.net
아이굿뉴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