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에 이른 기독교 문화계,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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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상태에 이른 기독교 문화계,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는 한계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12.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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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문화기자모임 ‘CC+’ 2016년 연말결산 세미나

#2016년 기독교문화를 진단하다

어느덧 2016년도 끝자락에 다다랐다. 유난히도 많은 사건사고들이 많았던 한 해를 되돌아보며, 교계 문화기자모임 ‘CC+’가 지난 16일 동숭교회(담임:서정오 목사)에서 2016년 기독교 연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음반(CCM), 공연, 도서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올해 기독교 문화계의 동향과 특징을 분석하는 시간이었다.

▲ 어느덧 2016년도 끝자락에 다다랐다. 유난히도 많은 사건사고들이 많았던 한 해를 되돌아보며, 교계 문화기자모임 ‘CC+’가 지난 16일 동숭교회에서 2016년 기독교 연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음반부분에는 CCM싱어송라이터이자 CCM 팟캐스트 ‘씨씨엠공방’의 주창훈 PD가, 공연부문은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정두옥 사무총장이, 도서/출판부문은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이 각각 발제를 맡았다.

올해 기독교 문화계는 환경적인 열악함은 있었지만, 음반, 전시, 공연, 도서 각계에서 활발한 활동이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세상과 교회를 잇는 것이 문화선교의 역할이지만, 많은 사역이 ‘기독교’ 관련 주제로 한정됐다는 것은 한계로 남았다.

포화상태의 CCM음반계, 여과장치 필요하다

▲ 주창훈 PD

올해 CCM음악계는 다양하고 많은 앨범이 쏟아져 나왔지만, 양질의 콘텐츠 발굴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CCM을 비롯한 대부분의 크리스천 음악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급격하게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소수의 예배팀과 유명 CCM가수들의 음반은 꾸준한 관심을 받았지만, 새로운 CCM 사역자들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

이날 주창훈 PD는 “CCM 음악이 오랜 침체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적게는 2~3개, 많게는 10여개의 다양한 음반들이 꾸준히 발매되며, 올 한 해 천여 개가 넘는 많은 앨범이 발표됐다”며, “CCM음반은 현재 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를 넘어 포화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양질의 콘텐츠도 있지만, 일주일에만 수백곡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좋은 음악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며 “CCM앨범을 질적으로 관리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음악 콘텐츠를 발굴하고, 실력 있는 찬양사역자들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CCM 음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그러나 쏟아져 나오는 CCM 음악계는 이러한 평가조차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나오고, 젊은 보컬리스트들의 완성도 있는 곡들이 다수 선보였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또 올해 CCM계의 특징으로 ‘워십팁의 변화’가 있다. 그동안 외형적으로 한국의 예배음악을 주도한 마커스와 어노인팅의 양대축에 ‘제이어스’라는 젊은 팀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이다. 몇 해 전부터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제이어스가 ‘Love Never Fails’라는 스튜디오앨범을 발표하면서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기존의 찬송가 앨범을 리메이크한 음반도 많이 출시됐다. 최근 젊은 세대 대상의 찬송가 리메이크앨범이 다수 등장했고, 기존 찬송가에 새로운 멜로디와 가사를 접목하는 방식이 여러 앨범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시도됐다.

그 예로 주 PD는 “특히 홀리원은 ‘Message Hymn’이라는 앨범을 통해 내용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어느 기존의 앨범보다 뛰어난 해석을 통해 찬송가를 새롭게 담아냈다”며, “2016년 가장 의미있는 앨범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올해 기독교문화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비와이(BewhY)’다. 힙합 아티스트로 실력과 재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담은 가사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 주 PD는 “현재는 기독교 문화는 새로운 전환기에 있다.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현 CCM음악이 막다른 골목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비와이가 CCM 뮤지션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자극을 준 것만은 분명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중 눈길 사로잡는 교회 갤러리 ‘눈길’

올해 기독교미술계는 개인 및 단체의 전시회로 풍성한 한 해였다. 또 문화선교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커지면서 교회 공간을 갤러리로 활용하는 교회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기독교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전시회의 주제도 다채롭게 다뤄졌다.

▲ 정두옥 사무국장

기독교 미술단체는 크게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한국미술인선교회, 아트미션 등이 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작년 50주년 행사 이후 올해는 반세기를 향해 첫 발을 내딛기 위해 새 임원진을 구성하고,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주는 나의 피난처시오 땅에서 나의 분깃이라’는 주제로 열었다.

기독 미술에 대한 고찰과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2회 작가론 세미나’를 호민교회에서 열기도 했다. 한국미술인선교회는 올해 제24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을 개최했고 출품한 작품들이 해가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년 포럼을 열고, 기독교 문화예술의 의미를 조명하는 아트미션은 올해에는 서초동 호민교회에서 ‘예술적 진실(To Do the Truth in Art)’이라는 주제로 9호 포럼책자를 발간했다. 세미나는 현대미술의 탐미주의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사고를 걷어내고, 복음으로 돌아가 기독교 미술의 순수성을 회복하길 원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촉구하는 시간이었다.

교회별 미술선교회도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사랑의교회(담임:오정현 목사)가 청년작가 공모전을 열어 청년 기독교예술인을 양성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정두옥 사무국장은 올해 주목되는 전시회로 원로작가 김영재 선생이 지난 18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한 ‘위로하는 거산의 힘’과 인체를 주로 그리는 강명순 권사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연 ‘인체 테마’ 개인전을 꼽았다.

정 사무국장은 “김영재 선생과 강명순 권사의 전시회는 기독교적 가치가 녹아있지만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 갤러리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그동안 기독교 미술에 관심이 낮았던 교인들이 많았는데, 교회 갤러리를 통해 기독교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카페와 갤러리의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갤러리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없는 불황 속 철옹성이 된 ‘대형출판사’

출판시장의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출판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 시행된 도서정가제로 인해 도서 출판율과 매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기독교 출판계도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 기독교도서는 전체 출판계의 4~6%에 불과하지만, 이마저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출판사의 베스트행진은 계속됐다.

▲ 최승진 사무국장

올해 도서 트렌드에 대해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2016년 종합베스트 500에서 생명의말씀사가 총 14종의 책을 리스트에 올려 최 다작 배출 출판사가 됐다. 뒤를 이어 규장이 11종, 두란노서원이 10종으로 3개 출판사가 67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출판사 빅3가 예년과 같이 높은 베스트셀러 점유율을 보이는 이유는 가장 인기 있는 신앙일반 분야에서 3개사의 책들이 비교적 높은 인지도로 독자에게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 한해 기독교 베스트셀러는 어땠을까.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는 한 해 동안 국내 유수의 온라인 서점과 전국 기독교 서점에서 보내준 베스트 도서 리스트를 취합해 기독교 ‘베스트셀러 50’를 발표했다.

종합베스트 50순위에 든 출판사는 15개이며, 저자는 41명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베스트 1위는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한 ‘예수믿으면행복해질까(이철환)’이었다. 이어 생명의말씀사 레전드 ‘5가지사랑의언어(게리채프먼)’ 종합 2위를 차지했으며, 3위는 두란노소원의 ‘P31(하형록)’이 차지했다.

베스트셀러는 온·오프라인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최 사무국장은 “베스트셀러 선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오프라인 서점에서 집중구매가 두드러졌다면 온라인은 다양한 종류의 책에 대한 소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출판사 Big3의 점유율은 높게 나타났지만 주목받는 책과 중소형 출판사들의 진입에 있어서는 온라인이 다소 유리했다는 것.

2017년 기독교 출판계를 향한 기대감으로 최 사무국장은 “내년은 대선이 있는 해이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시기”라며, “한국교회의 영적, 양적 부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만큼 교단소속 출판사를 필두로 종교개혁의 의미를 알리는 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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