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환경과 교회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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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환경과 교회건축
  • 승인 2003.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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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인간의 유익을 위해 만들어지지만, 한번 만들어진 건축은 인간의 생활환경이 되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준다.

좋은 건축은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주고 그 활동을 능률적이게 하지만, 그렇지 못한 건축은 인간의 행동을 제약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동안 건물의 경제성에 주로 관심을 두어온 반면에 건축이 환경으로서 인간에게 미치는 심리적, 물리적 영향을 간과해 왔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교회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급속도로 증가해 가는 교인들을 수용할 예배공간을 값싸게 확보하는 데 급급했을 뿐, 그렇게 만들어진 건물이 목회 환경으로서 교회의 사역과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 동안 건축되어온 수많은 교회당들 중에서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교인들조차도 그 교회당의 모습이나 그 안의 공간들에 대하여 기쁨으로 다가가고 싶고 안주하고 싶은 경우가 얼마나 될까?

성도 간에 교제를 나눌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교인들이 교회 인근의 커피숍이나 식당을 배회하고 있지 않은가? 공과공부를 하기 위해 교사들은 소리를 질러 가르쳐야 하고 학생들은 주위가 산만하여 교사에게 집중하기보다는 저희들끼리 잡담하고 장난하는 일이 너무도 흔한 일이 되지 않았는가?

교회사무실과 회의실, 목양실들은 과연 교회의 행정업무나 설교의 준비, 교인들의 상담, 회의 등의 중요한 활동들을 위한 쾌적하고 능률적인 환경이 되어 있는가? 교인들은 오로지 특별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나거나 또는 같은 회에 속해 있음으로 월례회 때에 자신들에게 할당된 방을 찾아가서야 만남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서로 다른 그룹에 속한 교인들의 만남은 배제되어 있고, 빽빽하게 들어찬 예배당 안에서 우리는 설교자의 은혜롭고 힘 있는 설교를 통해 겨우 예배에 참여할 뿐, 그 분위기가 우리의 마음을 진정한 예배에로 인도하고 있지는 못하다.

이러한 열악한 교회 환경에 대하여 교회는 충분한 양의 공간을 확보할 만한 경제적 형편이 되지 못하였음을 탓한다. 그러나 같은 면적의 공간을 보다 효율적이고 쾌적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건축설계의 문제이다.

보다 치밀한 공간 연구와 디자인 그리고 공간에 대한 가치 판단능력은 이러한 문제들을 상당히 해결해 준다. 개방적인 공간 구성은 공간의 활용성을 높여주고 교회당 안에 들어오는 사람들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융통성 있는 공간 구성도 공간의 활용율을 높여준다. 잘 선택된 재료와 질감, 색깔 그리고 조화로운 디자인은 그 공간의 목적하는 기능을 보다 잘 수행하도록 도와주어 훌륭한 목회환경을 만들어낸다.

교회당이라는 그릇만 크게 하면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것이라는 신념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좋은 그릇은 하나님의 사역을 보다 잘 수행하는데 훌륭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의 교회건축도 교회사역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목회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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