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35]횡격막은 설교자의 보고(寶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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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복 교수의 설교학교 35]횡격막은 설교자의 보고(寶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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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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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경막을 통한 호흡연습으로 ‘뚜렷하게’ 설교하라
▲ 장신대 명예교수·한일장신대 명예총장

설교의 전달이 설교 성패의 4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지난 강의에서 언급하면서, 우선적인 요소로서 회중과 시선교환, 그리고 설교의 리듬을 언급하였다. 여기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설교자의 성대관리이다. 한국의 설교자들은 취침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온종일 말을 이어가야 하는 매우 특수한 목회환경 속에 있다. 한국교회 목사는 매일 새벽, 금요기도회, 수요 기도회, 매주일 낮과 밤의 설교를 비롯하여, 수많은 교인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쉴 새 없이 성대를 사용해야 한다.

그 결과 한국교회의 목사들은 어느 나라 목사들보다 쉰 목소리가 많고, 심하면 성대 마비(聲帶痲痹)의 병까지 얻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목사가 자신의 신체가운데 가장 혹사를 당하고 있는 성대 관리를 소홀히 할 때 발생하는 결과이다.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사회에서는 의미를 구성하는 언어보다 음성이 먼저 상대의 귀에 들리게 되는데, 그 음질에 따라 호불호의 반응감각이 먼저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선천적으로 좋은 음질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음색과 음질, 음폭이 듣는 사람의 귀와 마음을 열게 하는데 큰 몫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음성을 발하는 성대는 청소년기의 변성기가 지나면 음역과 음색이 정착되어 50세 전후까지 지속된다. 이 정착된 성대의 기능은 설교자가 평소에 얼마나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양질의 음을 생산하게 된다. 그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횡격막의 효율적인 활용이다. 횡격막(diaphragm)은 흉곽과 복부 사이에 있으면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이동시키는 펌프로서, 호흡의 양을 조절하는 호흡 조절기의 역할을 한다.

인간의 음성은 폐에서 밀려나온 숨이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가 나오게 되는데, 이때 횡격막의 근육이 숨의 유출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호흡의 형태를 인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나 설교자가 설교를 하는 순간에는 호흡을 의식적으로 통제하고 조절해야 한다. 높은 음성으로 메시지의 절정을 이루고 싶다면 거기에 따른 호흡준비가 횡격막을 통하여 준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없이 성대만을 이용하여 고성을 지르는 것은 성대에 심각한 상처를 남기게 된다. 다음은 횡격막의 실체를 느끼면서 진행하는 효율적인 연습이다. 먼저, 한 손을 가슴에, 그리고 다른 한손은 복부에 얹어 놓고 내쉬는 날숨(呼氣)과 마시는 들숨(吸氣)을 해보면, 공기를 들여 마실 때 복부가 앞으로 밀려나오고, 내쉴 때 복부가 들어감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이 때 가슴은 별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둘째로, 이제 공기를 마음대로 횡격막에 보관하고 필요한 대로 조금씩 꺼내는 연습을 계속한다. 그 다음으로 횡격막에 있는 공기를 한꺼번에 내놓는 연습도 한다. 이 연습이 자연스러운 상태가 될 때까지 이 훈련을 수시로 반복하여 진행한다.

셋째로, 음성을 사용하는 본 단계에 진입한 연습이다. 먼저 들숨으로 횡격막에 공기를 집어넣는다. 이 때 복부는 앞으로 밀려나와야 한다. 공기로 가득 찬 팽창된 복부에 한 손을 올리고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를 해 본다. 이때 복부에 얹은 손을 통하여 한 단어가 필요한 공기를 보내면서 그 만큼 복부가 움직이면서 축소되는 것을 느껴야 한다.

세 번째 또는 네 번째 단어인 ‘내가’에 이르러서 횡격막의 공기가 다 소비됨을 느끼게 되고, 길면 ‘부족함이’에서 새로운 호흡을 필요로 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것까지 참고 ‘없으리로다’까지 다다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게하면 마지막 부분에서 횡격막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내부에 남아 있는 최후의 공기를 내보내게 된다. 즉, 한 번의 큰 호흡으로 이 문장을 모두 말하는 연습이다. 호흡이 중간에 끊어짐 없이 이어지는 이 연습은 횡격막 사용에 매우 효율적인 훈련이다.

넷째로, 중간 음정을 사용하여 자신이 어느 단어에서 호흡이 멈추게 되는지를 경험한다. 가장 큰 소리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많은 공기를 들이켜서 횡격막에 저장을 해두어도, 두 단어 “여호와는. 나의”까지를 하고 나면 더 이상 지탱할 공기가 없음을 알게 된다. 저음일 때는 공기의 배출이 적기에 한 문장을 다 말할 수 있으나, 가장 높은 음을 낼 때는 한꺼번에 축적된 공기를 배출해야 함으로 한두 단어밖에 말하지 못하게 됨을 경험한다.

다섯째로, 성대를 사용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기가 직접 횡격막으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으로 성대를 거치도록 해야한다.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내고 그 소리가 여러 과정의 공명 상태를 거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끝으로, 호흡이 끊어질 듯한 순간에 들숨을 해야 하는데, 그 흡기의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설교자는 코를 통하여 들숨을 하는데, 이 때 코는 통로가 협소하여 시간이 걸리고 소리가 난다.

특별히 마이크 앞에서 코로 호흡을 취할 때 들리는 소리는 천박하게 보인다. 설교자는 흡기(吸氣)는 입으로 짧은 순간에, 그리고 성대를 통하여 나오는 호기(呼氣)는 횡격막을 통하여 필요한 대로 조절되면서 나와야 한다. 설교자는 이상과 같은 과정에 유념하면서, 평소에 앉아 있을 때도 횡격막을 통한 호흡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성대가 선천적으로 좋은 사람도 이 호흡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설교 문장이 길어지거나 고음정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어색한 언어의 단절이나 숨 쉬는상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뚜렷하고 호소력이 담긴 설교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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