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것이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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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것이 민심이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6.11.08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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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이후 왜곡정보 유통하는 ‘기독교인’...색깔론 덧입혀 본질 훼손

참 어이없는 일이다. 교인들이 이 정도로까지 눈을 가리고 있어도 되는 것일까. 민간인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헌정질서가 훼손된 사실이 확인되자, 온 국민들의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두 차례 사과를 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대국민 담화를 평소 아끼던 박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과를 한 것이라면 잘못도 보통 잘못이 아닌 것이다. 외신보도를 보면 낯을 들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최근 기독교계 안에서는 말도 안 되는 글들이 회자되고 있다. 주로 SNS 메신저로 퍼 날라지고 있다. 항상 여론 동향을 좌지우지하려는 출처불명의 글들은 있어왔다. 대체로 근거가 없거나 정보를 심각하게 왜곡한 내용들이 대다수이다.

그런데 이번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또 다시 한심한 메시지들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조금 언급해 보면, “최순실의 국정농단보다는 좌파 언론의 양파까기식 의혹제기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여차하면 광주 5.18 같은 대형사태가 터질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순실을 앞세워 박근혜를 내치고 정권을 거머쥐기 위한 종북 좌파들의 검은 손이 이미 폭넓게 퍼졌다” 하는 등의 내용이다.

누가 알까봐 들을까봐 부끄러운 말들이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최순실과 박 대통령 때문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글들은 또다시 색깔론을 덧입혀 문제의 본질을 희석시키려고 하고 있다. 누가 쓴지도 알 수도 없다. 갑자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제’가 위축되고, ‘안보’가 급격히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며칠 전에는 전국적으로 거리에서 시민들이 평화행진을 진행했다. 이번 주말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기독교계도 보수와 진보할 것 없이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법원은 경찰의 행진금지 처분을 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결정적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민심이다. 민심을 잃지 못하고,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가로막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마음이 그렇다고 거짓정보 공유버튼을 눌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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