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라로서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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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나라로서의 교회
  • 이종필 목사
  • 승인 2016.10.1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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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필 목사/세상의빛교회

간혹 외국에 갈 기회가 있다. 외국에 가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우리나라와 비교하게 된다. 한국과 참 다른 것이 많다. 캐나다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이 서 있으면 건너도록 양보하는 운전자들의 문화, 자녀 한 명당 국가에서 지원하는 양육비였다. 물론 세금과 팁 때문에 실제 물가가 상당히 비싸고, 보험도 대단히 비쌌다.

미국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메뉴에 나오는 그림보다 크게 나오는 음식이 좋았고, 아이들만 집에 둘 수 없는 법이 다르게 느껴졌다. 시내 모든 건물들의 외형을 바꿀 수 없도록 법으로 보존하고 내부만 수리하여 고풍스럽게 시가지를 보존하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도 특이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모든 나라들이 대단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나라의 정치와 경제 수준에 따라 삶의 수준이 격차가 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모든 나라들은 그들만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나름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소위 대단한 나라, 이상적인 나라, 큰 나라는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죄가 가득한 이 세상에 제국은 있어도 진정으로 큰 나라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아셨다. 하나님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큰 나라를 계획하셨다. 아브라함이라는 보잘 것 없는 한 인간에게 그 계획을 보여주셨다(창 18:18). 아브라함은 큰 나라가 되고, 세상 모든 민족이 그를 통해 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계획이었다. 자신의 나라가 잘 되기 위해 수많은 나라들을 정복하는 제국들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복을 받을 수 있는 큰 나라를 계획하셨다. 그 나라가 바로 제사장 나라인 이스라엘이다.

하나님의 방식은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택하고, 그들에게 하나님만의 규례와 법도를 계시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을 우리 심령 가운데 주어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를 지키게 하셨다. 하나님은 언약을 맺고 규례와 법도를 아브라함에게, 그리고 그의 후손의 나라 이스라엘에게 주셨다(출 19:5).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 특히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규례와 법도가 신명기이다.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는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 있는 놀라운 말씀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를 순종하기 위해 선택된 백성은 순종으로 공의로운 큰 나라가 된다.

하나님의 공의로운 큰 나라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야요, 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인 교회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리스도의 몸이 바로 교회다. 안디옥의 그리스도인들은 바울과 바나바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양육 받고 비로소 그리스도인, 즉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불렸다. 이것이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이 세상에서 발견할 수 없는 규례요 법도이다. 때로 세상의 이해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나라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교회의 능력이다.

남정우의 <이야기로 푼 선교학>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1901년 겨울 어느 날, 황해도 평산 감바위골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후 남선교회원들이 여자 성도들을 다 내보내고 중요한 4가지 안건을 결정하였다. “첫째, 여편네들은 3일에 한번씩 때리지 아니하면 야시가 되어 남편을 홀린다고 하나 오늘부터 우리는 때리지 않기로 한다. 둘째, 부인네들은 부엌 흙상에 앉아 밥을 먹지만 오늘부터는 남편과 겸상하여 앉아서 밥을 먹기로 한다. 셋째, 오늘부터는 부인네들에게 존대말을 쓰기로 한다. 넷째, 이렇게 하면 동네사람들이 흉을 볼지라도 우리는 이렇게 할 것이다.”

아직도 여성 차별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선교 초창기의 교회는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여 큰 나라가 되었다. 세상에서 상상할 수 없는 큰 나라가 되었다. 지금 교회는 세상에서 큰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가? 세상의 방식과 유사하게 권세와 물질을 자랑하고 있지 않은가? 교회는 큰 나라, 이 세상에는 없는 삶의 방식을 이 땅에 도입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택한 나라다. 교회의 위대한 사명을 자랑스러워하자. 교회들이여!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에 신실하여 세상 모든 사람을 복주는 큰 나라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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