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의 아비와 구분되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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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의 아비와 구분되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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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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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법

하나님께서 짐승을 지으신 다음 그 짐승들을 이끌고 아담에게 가셨다. 그 때 아담은 그 짐승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지어주었는데, 그것이 그들의 이름이 되었다. 이 때 아담은 그 짐승들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들에게 알맞은 이름을 지어 줄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름은 단순하게 어떤 사물이나 물건에 붙어 있는 상표와 같이 ‘이 물건은 이러 이러한 것이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시에 불과 한 것이 아니다. 아담이 짐승에게 붙여준 이름은 더더욱 그렇다. 그 이름을 생각하여 보면 그 짐승의 특징과 속성을 알 수 있다. 특별히 사람의 이름은 그 사람의 전 인격을 나타내며, 그 사람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지어 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하나님께서도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나님 자신을 나타내실 때, 보여 주신 이름인 ‘여호와’ 또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유대인 교사들은 2세들에게 가르친다. 유대인 교사들은 그들의 입술을 통하여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꺼린다. 그들은 이렇게 묻는다. ‘여러분은 아버지의 이름이나 선생님의 이름이나 어르신의 이름을 함부로 소리 내어 부르시나요.’ 어르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고 학생들이 대답하면, 여러분의 말이 맞다하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은 더 큰 잘못 이라고 가르친다.

성막시대나 성전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 즉 거룩한 이름인 ‘여호와’를 불렀다. 예를 들면 대 속죄일에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사함 받기 위하여 하나님을 부를 때, 그 때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성전시대가 막을 내리기 전 성전시대 말기에 살았던 사람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이름을 ‘여호와’라 부르지 않고, ‘나의 주’라는 히브리어 단어의 발음인 ‘아도나이’로 불렀다.

탈무드를 읽어보면, 랍비 타르폰이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이름에 관하여 기록한 말이 있다. ‘예전에 나는 제사장인 삼촌과 함께 제단 위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나는 대제사장이 말하는 것을 애써 들어보려고 귀 기울였다. 그러나 나는 다른 제사장들의 찬양소리 때문에 대 제사장이 부르는 하나님의 이름을 간신히 희미하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Kiddushim 71a).’ 내가 희미하게 들은 하나님의 호칭은 ‘아도나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역사학자 요세푸스 역시 제사장 가문의 후손이었는데, 그는 거룩한 하나님의 이름인 여호와를 부르는 것을 즐겨하지 않았다. 요세푸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거룩한 하나님의 이름을 여호와로 말씀하시면서 전에는 이 이름으로 자신을 나타내신 적이 없다고 하시며, 나를 부를 때 거룩한 이름 여호와로 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합당치 않다’(Antiq. ii. xii. 4). 그리고 3세기 랍비들은 이러한 예를 들어,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을 부르는 것은 무례한 것이며 중한 범죄라고 가르쳤다(Pesikta 148a). 그러므로 회당에서 드리는 예배시간에는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 고유한 이름을 부르는 대신 ‘나의 주’라는 의미를 가진 ‘아도나이’를 사용한다.

이처럼 탈무드 시대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에 대한 개념은, 성전시대 이전의 유대인 조상들이 가지고 있었던 하나님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성전시대 이전의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단순한 절대자, 즉 제일인자 된 신으로 생각하고 그 신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하였다. 그러나 탈무드 시대 랍비들이 가르치고 예배하는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사람들에게 계시하신 분이며, 살아 계신 분이시며, 현존하시며, 예배자와 가까이 계시며 함께하시는 인격적인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이처럼 우리 가까이 계시며, 우리에게 복 주시기를 기뻐하시는 우리의 친근한 아버지이시다. 우리는 우리 육신의 아버지 이름도 함부로 부르지 않고 그저 ‘아버지’하고 부른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을 부를 때도,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현대 랍비들은 가르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동시에 우리와 구별 되어 계신 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랍비들은 또한 가르친다. 그리고 그들은 육신의 아버지와 하나님을 구별하여 부르기 위하여,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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