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성(性) 어거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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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성(性) 어거스틴
  • 황의봉 목사(평안교회)
  • 승인 2016.09.07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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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어거스틴(1)

기독교적으로 로마는 수많은 위인들의 편린들이 남아 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어거스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역사가들은 그를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하는 대단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신학적으로 바울의 사상을 이어갔고, 그의 사상은 16세기의 개혁자들이 이어나갔습니다.

어거스틴(Augustine / 성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 Sanctus Aurelius Augustinus, 354~430)은 354년 11월 13일 북아프리카 튜니지의 조그마한 촌락 타가스테에서 아버지 파트리키우스와 어머니 모니카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곳 작은 마을의 의회 의원이었던 아버지는 그의 뛰어난 재능을 일찍부터 알고 카르타고로 유학시켰습니다. 그래서 17세가 되던 해에 법률가의 꿈을 안고 북아프리카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대도시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그는 여기서 문학, 수사학, 논증법 등 당시에 최고의 교육을 받았지만 목적 없는 성공은 그를 방탕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행실이 좋지 못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쾌락을 탐닉하는 젊은이였습니다. 그는 도둑질도 장난을 빙자하여 서슴지 않고 했습니다. 돈과 물건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단지 도둑질하면서 느끼는 쾌감 때문이었습니다. 몰래 야밤에 밭에 들어가 배를 따냈지만 실제 맛본 것은 두세 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버리거나 돼지에게 주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훗날 그 같은 기억을 회고하면서 “죄악은 어떤 목적이 있어서 행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죄악 그 자체를 좋아하는데서 생긴다”고 말하였습니다.

어거스틴은 학생시절 이미 한 여성과 동거하여 18세에 아데오다투스(하나님의 선물)라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이렇게 젊은 시절 그의 별명은 성(性) 어거스틴이었습니다. 그의 신앙은 점점 희미해져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모니카의 기도는 점점 뜨거워지게 되었고 그는 당시에 유행한 페르시아에서 전파된 마니교를 신봉하게 되었습니다.

마니교는 이원론적 사상으로 세상을 악한 신과 선한 신의 대립의 장으로 여겼고 구원이 지식과 깨달음에서 온다는 영지주의적 종교였기에 철학을 사랑하는 어거스틴에게는 흥미를 유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마니교에 빠져 무려 10년을 허송해야 했습니다. 이런 아들을 바라보면서 어머니 모니카는 밤마다 눈물로 지새며 기도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훗날 어머니 모니카의 정성어린 기도와 하나님의 은총을 깊이 체험한 후에 성(性) 어거스틴이 성(聖) 어거스틴으로 변하였습니다.

스물여덟 살 때에는 어머니를 속이고 더 큰 세상에서 출세하겠다며 ‘영원한 도시’로 불리던 로마로 갔습니다. 로마의 수사학 교사가 된 그는 꿈에 그리던 로마에서 학문과 문화의 높은 수준에 감명을 받으면서도 지식인들이 검투사 시합 같은 퇴폐적인 쾌락 문화에 탐닉하는 것을 보고 지성인도 부패한 본성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거스틴이 마니교를 청산한 것은 그의 나이 29살 때입니다. 실력을 인정받는 어거스틴은 밀라노시의 대변인으로 차출되었습니다. 그는 밀라노에서 신플라톤주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신플라톤주의 신관은 마니교의 신관과 본질적으로 달랐습니다. 신플라톤주의는 하나님을 절대적이시고 불변의 선으로 모든 변화를 초월하며,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원으로 인식하였습니다. 신플라톤주의에서 악은 하나의 부정적인 성질이며 실제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선의 결핍을 의미합니다.

빛이 없는 상태가 어두움인 것처럼 선이 부족한 상태가 악이란 말입니다. 마침내 어거스틴이 진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은 신플라톤주의를 통해서입니다. 어머니 모니카는 유산을 정리하여 아들이 있는 밀라노의 어거스틴 곁으로 갔습니다. 아들은 이제 귀족들과 교제하는 신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영적으로 공허했습니다. 그에게 찾아오는 영적 공허는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캄캄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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