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과학적으로’ 풀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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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과학적으로’ 풀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6.08.24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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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나노입자연구단장 현택환 서울대 교수의 놀라운 신앙고백 (2)

과학계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삼성의 ‘호암상’과 포스코의 ‘청암상’에 이어 최근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까지 받아 한국 과학 분야 수상의 ‘그랜드슬램’을 이룬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언제나처럼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국가적 관심 분야인 나노 기술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의 중책을 맡고 있는 현 교수의 간증을 지난주에 이어 게재한다<편집자 주>

▲ 신비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과학자인 현 교수는 항상 모든 연구 발표나 수상 소감에서 하나님께 감사를 먼저 고백한다. 매우 바쁜 중책들을 맡았지만 서울대학교회와 ‘코람데오’ 모임을 소중히 여기는 그는 이곳을 통해 복음의 지경을 넓혀가는 기쁨을 오늘도 누리고 있다.

교통사고서 살아난 체험도
1991년부터 97년까지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던 현택환 교수는 그 시절을 이렇게 추억한다. 처음엔 하루하루가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박는 느낌’으로 견뎠을 만큼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 또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진행된 은총의 시간이었다고.

“나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었죠. 중요한 저의 논문들이 졸업하던 시기에 다 나왔어요. 서울대에서 교수를 뽑을 때 최근 3년간의 업적만 카운트하거든요. 처음 유학 3년 동안 아무런 연구결과가 없어서 괴로웠는데, 지나고 보니 오히려 결과적으로 잘된 거예요. 하지만 그때는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매일 성경말씀에 매달리고 기도하면서 버텨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 신앙이 많이 연단되고 성숙해진 것
같아요.”

이 시절에 체험도 많았다. 한번은 교통사고로 죽을 뻔한 일도 있었다. 1972년 7월 10일, 학교에서 요구하는 영어시험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시카고 남쪽 고속도로에서 순식간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의식을 잃었다. 깨어보니 병원 응급실이었다.

“고속도로에서 가장 큰 차인 트레일러가 제 차를 박아 차가 반쪽이 됐더라고요. 폐차가 될 정도로 큰 사고였습니다. 그런데요, 저는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았어요. 하나님께서 나중에 나를 쓸 일이 있으신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지금까지 지내 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라는 찬송가를 부르면 눈물이 핑돌 때가 있어요.”

고난의 시절, 교통사고 중에도 생명을 건지는 체험까지 하면서 그는 더욱 믿음이 깊어졌다. 연구생활이 녹록치 않았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서 주일학교 교사로 4년 반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박사학위를 마친 후,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 박사후연구원을 다니면서는 제자훈련까지 받았다. 그때 암송한 성경구절들이 지금도 그의 인생의 버팀목이다.

“그 대학에 있을 때에 공업화학과(현재 응용화학부)에서 교수 임용 공고가 나왔어요. 화학과를 졸업한 저는 큰 기대 없이 서류를 제출했는데 뜻밖에 교수임용통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공대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하나님께서 그때 저를 공과대학으로 보내신 뜻을 나중에 한국에서 나노 기술을 개발하게 되며 깨닫게 된거죠.”

문리대 화학과 출신이 공대 교수가 된 건 그가 서울대에서 처음이다. 그는 이것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해석한다. 화학과 과학을 아우르게 된 그의 학문적 융합작업 속에서 ‘미래의 먹거리 산업’인 나노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떨어진 것도 잘되게 하신 하나님
“나노를 연구하게 되고 그래서 오늘의 ‘현택환’이가 있게 된 것도, 그 시작은 낙심할만한 일 때문이었습니다. 서울대 교수가 되자마자 큰 프로젝트에 신청을 했어요. 당시 일 년 연구비가 7~8억이 되는 프로젝트였으니 지금으로 봐선 20억 가까운 액수였습니다.

1차를 통과해서 2차 심사에 올랐어요. 제가 1등으로 올라갔다는 소문도 이미 들었고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된 줄로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연구비를 주시는구나, 그랬죠. 그런데 떨어졌어요.”

나중에 보니 떨어진 게 은혜였다. 그 프로젝트가 됐더라면 오늘날 ‘나노의 대가’ 현택환은 없었을 것이다. 그 프로젝트는 너무 창의적이어서 지금도 발전이 없는 아이디어였다. 만약 그것이 됐더라면 이후 9년 동안을 허송세월할 뻔했다.

“그때 제가 안 된 이유도 재미있어요. 큰 연구비가 걸린 프로젝트인데, 제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겁니다. 또 한국에서 업적이 없다는 거예요. 아니, 한국에 온지 1년 밖에 안됐는데 무슨업적이 있었겠어요. 사실 말도 안 돼는 이유인데요, 이게 하나님의 역사죠. 하나님께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라도 떨어지게 하신 겁니다.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려고요.”

그 후 3년 만에 현 교수는 똑같은 연구비를 따낼 수 있었다. 그 연구 주제 역시 오늘 그가 하고 있는 연구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주제. 하나님은 때로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기 위해 떨어뜨리기도 하시고, 기다리게도 하신다. 그 가 로마서 8장 28절,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을 늘 붙들고 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제가 맡은 일이 많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일만 해도 연구비가 100억에 150명 이상이 함께 연구를 하는 일이니까요. 또 미국화학저널의 편집장 일 역시 일이 많아요.

노벨화학상의 반 이상이 이 저널에서 나올 만큼 화학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일등 잡지에요. 또 서울대 교수로서의 일도 있고요. 그래서 가급적 단순하게 살려고 많은 일들을 가지치기 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바로 ‘코람데오’모임입니다.”

하나님께 감사 표현하는 과학자
현 교수는 매주 제자들과 함께 ‘코람데오’라는 이름으로 모여 찬양과 기도,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 서울대학교회가 생기던 초창기부터 관여해서 5년 동안 재정집사를 맡으면서 이 교회를 섬기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모인 이 교회를 통해 오랫동안 단기선교여행을 가기도 했고, 서울역 앞에서 찬양을 하다가 오물을 맞아 보기도 했다.

“서울대학교회와 코람데오 모임을 통해서 하나님을 몰랐던 제자들이 하나님을 알고 예수님을 영접하여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우리 방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또 과학자로 성장한 케이스가 참 많습니다.

제가 많은 상을 받게 된 메이저 업적 중에 하나인 논문이 나올 때에도, 저와 함께 연구하던 제자가 있었는데요, 그 논문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자고 권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 친구도 예수님을 믿게 됐고요. 그 후로 같이 선교여행도 떠나고 성령체험도 하고 신실한 자매와 결혼하고 지금 좋은 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결혼을 한 제자 한 사람도 과 수석 졸업을 한 학생인데, 현 교수의 영향으로 서울 대학교회를 나가고 코람데오 모임을 통해 믿음을 키워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는 신앙을 잘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통설을 무너뜨리는 일들이 현 교수의 연구실에서, 코람데오 모임에서 일어나고 있다.

신앙을 고백하는 과학자들이 더 많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 이것이 그의 큰 기쁨이다. 그는 지금까지 항상 모든 수상 소감이나 연구 발표 때마다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표현하면서 시작했다.

사실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수많은 사회 각계 지도층, 정부 인사들, 학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과학자가 ‘하나님께 감사’를 먼저 표현한다는 건, 용기가 필요하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과학자라도 대개 이런 코멘트는 하지 않는다. 종교적인 것을 자기 과학적 연구에 섞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할까. 때로는 선입견, 편견, 불이익까지 감수해야할 때도 있다.

“처음엔 그런 일이 많았죠. 이상한 시선도 감수해야 하고요. 그러나 이제는,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탑에 올라와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올라오기까지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그로서는, 그 신비한 은혜에 감사를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책상과 벽, 곳곳에 붙어있는 성경말씀들을 다시 마음에 새기면서, 그는 발버둥 친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지혜와 영감을 주신다는 걸 그는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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