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사랴의 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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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랴의 바실
  • 황의봉 목사(평안교회 담임)
  • 승인 2016.08.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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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위대한 카파도키아인 (1)

초대교회에 이름을 남긴 ‘위대한 카파도키아인’ 세 명이 있습니다. 흔히 ‘대 바실’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가이사랴의 바실과, 그의 동생닛사의 그레고리, 그리고 바실의 평생 친구인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입니다. 우선 바실(St. Basil the Great)은 지금의 중앙 터키지역인 카파도키아의 가이사랴에서 주후 330년경 태어났습니다. 후일 그의 조모, 모친, 누이, 두 형제가 성인으로 추대될 정도로 독실한 신앙적인 가정에서 자라게 됩니다.

아버지 바실은 자기 아들을 법률가이자 웅변가로 키우기 위하여 최고의 교육을 시켰습니다. 마지막에는 아테네에까지 유학하였습니다. 이 모든 공부를 마친 후 바실은 자신감을 가지고 가이사랴로 돌아왔고 그의 학문과 아울러 가족이 갖는 명망으로 인해 돌아오자마자 곧 그에게는 웅변학 교수직이 주어지는 등 바실의 장래는 확고히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은둔 생활을 하던 그의 형제 노크라티우스가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실은 큰 충격을 받고 자기의 생애를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교수직과 모든 명예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누나 마크리나의 권면을 받아들여 시리아,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수도원들을 그는 여행하면서 그 지역에 있는 여러 수도원들과 사막의 은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통해 수도원적 삶을 배웠고 ‘거룩한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다시 돌아온 그는 친구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와 함께 남성들을 위한 공동체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는 수도사들의 기본적 삶을 위해 55개항의 ‘대규율’과 313개항의 ‘소규율’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수도생활의 핵심은 봉사라고 믿어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였고 수도사들이 단순히 개인의 구원만을 추구하고 고립된 금욕 생활에만 전념하여 사회적인 목적을 등한시한다면 기독교의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수도사들이 ‘거룩함’을 경쟁하기보다 서로 도와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바실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수도사들로 하여금 가난한 자와 병자를 돌보도록 한 일일 것입니다.

367~368년 카파도키아에 심각한 기근이 발생하여 고통을 당하자 바실은 자신의 가문 부동산들과 재산들을 팔아 굶주리고 있는 자들을 위해 음식을 제공하였습니다. 그는 병든 자들을 위한 병원을, 가난한 자들을 위한 집을, 그리고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소를 지었습니다. 특별히 수많은 나병환자들을 개선하는데 노력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대’ 바실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바실의 은둔 생활은 오래 계속되지 못하였습니다.

그가 겨우 6년 약간 넘게 이러한 생활을 하고 있을 즈음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장로에 선출되었고, 가아샤라의 감독이 사망하자 양자론(養子論)을 주장하는 이단 아리우스파와 팽팽한 대결 끝에 바실이 선출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가이사랴 감독의 선출은 아리우스파였던 발렌스 황제와의 대결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황제의 친위대장은 바실의 재산을 몰수하고, 고문하고,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하였습니다.

바실은 이에 대답하기를 “재산을 몰수한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은 빼앗길 것이 없으니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나의 전 재산은 몸에 걸친 이 누더기와 몇 권의 책뿐입니다. 또 나를 추방한다고 하셨는데 갈 곳도 없고 머물 곳도 없는 나그네를 어디로 추방한단 말입니까? 고문을 한다 해도 내 육체는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죽었습니다. 저를 죽인다고 하셨는데 죽음이야말로 나에게 큰 기쁨입니다. 하나님과 그만큼 더 빨리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님께 갈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실도 아타나시우스처럼 최후의 승리를 직접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381년 소집된 콘스탄티노플 종교회의가 니케아 신조를 비준하기 전에 49세의 나이로 “오 주님, 당신에 손에 저의 영혼을 부탁합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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