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말씀을 따라 스스로 고자가 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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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말씀을 따라 스스로 고자가 된 사람
  • 황의봉 목사(평안교회 담임)
  • 승인 2016.07.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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⑲오리겐

3세기 초반 기독교계에서 혜성 같이 떠올라 정통과 이단 양측으로부터 끊임없는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던 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주후 185년경에 탄생하여 254년에 세상을 떠난 오리겐(Origen/ 오리게네스 아다만티우스 Origenes Adamantius)입니다. 터툴리안이 서방신학의 선구자였다면 오리겐은 명실공히 동방신학의 전통을 세워놓은 인물이요 클레멘스의 사상이 알렉산드리아 신학의 초석이 되었다면 오리겐의 신학과 사상은 알렉산드리아 신학의 골격이 되었습니다.

오리겐은 기독교 가정에서 신앙으로 교육 받으며 성장하였습니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193-211) 황제가 교회를 심하게 박해할 때 오리겐의 아버지 레오니데스가 순교를 당했습니다. 202년에 그의 아버지가 순교하자 장남이었던 그는 집안을 돌보며 가족을 부양해야 할 책임을 지녔지만, 순교에 대한 열정도 불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오리겐의 어머니가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옷을 감추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를 따라 순교의 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오리겐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교사직을 맡았습니다. 마침 클레멘스가 박해로 인해 피신 중에 있었기에 알렉산드리아의 주교는 18세 어린 나이의 오리겐을 알렉산드리아 학교의 책임자로 임명하였습니다. 그만큼 이미 학식과 인격과 덕성에서 모두에게 모범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리겐은 학자로서 신학의 기틀을 마련하고 많은 제자를 양성하여 알렉산드리아를 신학의 요람으로 꽃피게 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엄격한 생활방식에 따라 낮에는 힘든 일을 많이 하였고, 밤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성경 연구에 몰두하였습니다. 그는 때로는 단식하면서, 때로는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가능한 한 엄격한 생활을 하였고 그는 의도적으로 침대에서 자지 않고 맨바닥에서 잤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여 두벌의 겉옷을 갖지 않고 신발도 신지 않았으며, 또 앞날을 걱정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지키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태복음 19장 12절의 말씀을 문자대로 실천하기 위해 스스로 거세하여 고자(鼓子)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오리겐의 금욕주의적 성품은 그의 생활 전반을 지배했습니다. 오리겐의 금욕주의와 신비주의적인 삶은 그의 교육활동, 설교, 논박, 특히 저술 작업에서 찾아 볼 수 있고 오리겐의 명성을 더해 주었습니다. 오리겐의 연구열은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엄청난 수의 저서들을 남겼습니다. 경제적 후원자인 암브로시우스는 그에게 7명의 속기사를 주어 그의 말을 받아쓰게 도와주었습니다. 에로니무스의 증언에 의하면 그의 저서가 2천 권에 이른다고 하지만, 유세비우스의 증언에 의하면 무려 6천여 권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책을 저술했다고 합니다.

누구의 증언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주후 215년에는 아라비아에 가서 로마 집정관을 가르쳤으며, 다시 알렉산델 세베루스 황제의 어머니 율리아 맘메아의 초청을 받아 안티오키아(안디옥)에 가서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216년 카라칼라 황제가 자기 동생 제타의 암살에 격분하여 알렉산드리아를 파괴하자 오리겐은 팔레스틴으로 피신하게 되었는데, 예루살렘의 주교 등 지역주교들이 그에게 성경 강론을 부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해들은 알렉산드리아의 데메트리우스 주교는 평신도가 주교들 앞에서 가르치거나 강론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기 때문에 오리겐은 이에 순명하여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15년 후 그의 옛 친구인 예루살렘의 알렉산델 주교가 그에게 사제품을 주었지만 데메트리우스 주교는 자발적으로 거세한 오리겐이 받은 사제품은 무효라고 선언하고 231년에 열린 주교회의를 통해 그를 파문하였습니다. 오리겐은 데키우스 황제(249-251년 재위) 박해 때에 체포되어 극심한 옥고를 치르다가 출옥하였는데 주후 253년 68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평안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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