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신학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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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신학의 아버지
  • 황의봉 목사(평안교회 담임)
  • 승인 2016.06.22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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⑯터툴리안

우리가 자주 듣는 ‘삼위일체’라는 말은 누가 처음 사용했을까? 교리를 공부하다보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고개가 바로 ‘삼위일체’라는 교리인데, 이해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가르치기는 더욱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교리를 착안해 낸 사람에게 더욱 경외감이 느껴집니다.

현대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터툴리안(Tertullian,약 155~약 230)을 서방신학의 대변자 혹은 ‘라틴신학의 아버지’로 부릅니다.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퀸투스 셉티미우스 플로렌스 테르툴리아누스(Quintus Septimius Florens 
Tertullianus)란 긴 이름입니다.

약 200년경 카르타고 교회의 장로로 안수 받은 터툴리안은 교회가 세속화되고 형식주의에 흘러 회개의 문제와 관련하여 느슨한데 실망한 나머지 점차 몬타니즘(이교 사제였던 몬타누스가 창설한 금욕주의 이단종파)으로 기울다가 207년경에는 몬타니즘에 합류했고, 얼마 후에는 아예 공교회에서 완전히 분리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후에 몬타누스가 자신을 통해 성령의 시대가 왔으며 성령에 의지해서 새 예언을 말씀하신다고 주장하는 등 무질서한 성령운동을 하는 것이 터툴리안의 마음에 용납되지 않자 결국 몬타니즘을 떠나 중도적 입장의 터툴리안파를 창설하였습니다.

그는 ‘변증론’(Apology)을 비롯한 약 31권의 저서를 남겼는데 헬라교부들이 헬라 철학을 예찬한데 반하여 터툴리안은 철학과 신학의 불용성(不容性)을 주장했습니다. “아덴과 예루살렘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아카데미와 교회에 무슨 일치점이 있느냐?”고 외치며 인간의 지혜가 교회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독교는 지혜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죄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지혜를 사랑하는 철학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터툴리안은 기독교 변증가요 문장가로서, 교회의 신학과 법률을 위해 뛰어난 술어(術語)들을 남겼습니다. 순수하게 신학적인 문제에 철학을 적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반대한 것으로 유명하며,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라는 말은, 그가 남긴 유명한 말입니다. 그뿐 아니라 “순교자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 “박해는 그리스도인의 무죄를 변증한다.”는 등의 문장으로 박해가 교회를 소멸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로마제국의 신들을 조각하는 교우들에게 “군신 마르스를 조각할 수 있다면, 찬장도 만들 수 있다”면서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충고했고 재혼이나 박해를 피한 도피, 배교, 살인, 간음을 죄로 규정했으며, 이단자 마르키온이 예수의 십자가에서의 수난을 십자가의 수치라고 말하면서 예수의 인성을 부정하자 “하나님의 아들이 태어났다. 부끄러울 것이 없다. 왜냐하면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 죽었다. 완전히 믿을 만하다. 왜냐하면 어처구니가 없기 때문이다. 또 매장되었다가 부활했다. 확실하다. 왜냐하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기독교에서 주장되는 내용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구원은 믿음에서 오지만 세례 후의 범죄는 금욕생활로만 용서를 받을 수 있고 금욕을 통한 자기형벌의 양만큼 장차 올 형벌에서 감하여질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몬타니즘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삼위일체론과 그에 따르는 기독론 해설’에서 터툴리안은 큰 공헌을 남겼습니다. 그의 신학적 정의는 지금까지도 채용되고 있는 것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삼위일체란 말을 처음 사용한 것입니다.

그는 아버지, 로고스(아들), 영이라는 서로 구분되지만 연속적인 세 ‘위격’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이를 통해 ‘운영되는(administer)’ 하나의 신적인 ‘본질’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동시에 그는 그리스도의 위격은 한 ‘위격’ 속에 있는, 뚜렷하게 구분되지만 혼동되지 아니하는 두 ‘본성’ 즉 신적인 본성과 인간적인 본성의 연합이라고 설명하면서 성육신에 대한 설명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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