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등졸업생 배출 “양국의 가교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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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등졸업생 배출 “양국의 가교되길”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6.06.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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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몽골학교 지난 13일 졸업식…초중고 41명 졸업
▲ 재한몽골학교 제12회 졸업식이 지난 13일 광진구 재한몽골학교 강당에서 진행됐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실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한여름의 졸업식이 진행됐다. 강당에 옹기종기 모인 학생들, 그리고 졸업이라는 인생의 새 장을 열어가는 자녀를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참석한 부모들. 그냥 보면 한국 사람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들 모두는 몽골에서온 이주민들이다.

올해로 12번째를 맞은 재한몽골인학교 졸업식이 지난 13일 열렸다. 광진구에 위치한 재한몽골학교(교장:이강애)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재외몽골학교다. 몽골 교육부로부터 정식학교로 인가받았으며, 몽골 이외의 국가에 세워진 세계 유일의 재외몽골학교다. 학교가 개교한지는 올해로 17년. 이 학교에는 현재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205명의 재학생이 다니고 있다.

부모 손에 이끌려 한국 땅에 들어온 몽골아이들을 위해 한국인 목회자인 유해근 목사가 설립한 이 학교는 2006년 정식 인가를 받은 이후 매년 졸업생을 배출해 올해로 12번째 졸업식을 맞이하게 됐다.

올해 졸업식은 예년에 비해 좀 더 특별했다. 첫 번째로 고등학교 3학년 졸업생을 배출하게 된 것. 그동안 재한몽골학교에는 1~9학년 과정만 개설되어 있어, 9학년을 졸업하면 한국고등학교에 진학하거나 몽골로 돌아가 고등학교에 진학해야했다. 그러던 지난 2014년, 학교 신축과 함께 고등과정을 개설하게 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12학년, 즉 고3졸업생을 배출하게 됐다.

이번에 12학년을 졸업하는 학생은 10명. 그중 3명은 몽골의 대학으로, 1명은 직장으로, 나머지 6명은 한국의 대학으로 진학할 계획이다.

이날 졸업식에서 특별상을 받은 12학년 아노징 졸업생은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학교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몽골의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대한민국국회와 성동광진교육지원청 등 11개 기관에서 기관표창장 및 특별상을 수여했다.

재한몽골학교 후원회장 강지원 변호사는 축사를 통해 “학교를 통해 여러분이 세계인으로 자라나고 있음에 기쁘고 감사하다”며 “한국과 몽골을 오가는 글로벌 리더로서 활약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졸업식에 참석한 김기동 광진구청장도 축사를 통해 “오늘 영예로운 졸업식을 맞이하는 졸업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며, “그 동안 열심히 배우고 익힌 능력을 더욱 계발하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희망하는 모든 꿈도 이루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날 졸업식에서는 10명의 고등 졸업생을 포함해 총 41명이 졸업했다.

졸업생 바야르바야스갈랑의 어머니 셀렝게 씨는 “처음 몽골에서 올 때만 해도 자녀들 학교 문제로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졸업식까지 볼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며 “학교를 설립하신 목사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졸업식에서는 몽골 학교 졸업식을 본 따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마지막 수업이 약 10분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수업에서 교사는 졸업생에게 “부모님을 따라 타국에서 생활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해줘서 고맙다”며 “힘든 과정을 마친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졸업생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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