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남남갈등 어떻게 극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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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남남갈등 어떻게 극복하나
  • 승인 2003.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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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막을 내렸다. 대회는 끝났지만 참가한 북한선수단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우리의 슬픈자화상 이어서 착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하나’이면서도 사실은 ‘둘’인 남과 북의 관계는 오늘 우리가 직면한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이념적인 ‘남-남’갈등이 더 심화되어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통합’이라는 목표가 허황한 꿈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플래카드 사진을 둘러싼 소동은 북한이 보낸 ‘미녀 응원단’의 해맑은 미소와 현란한 율동뒤에 가려진 또 다른 얼굴을 명확히 드러내 보여준 것이어서 개운치 않다.

이들은 ‘장군님’사진이 비를 맞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곱고 순진한 이미지로 비쳐온 이들의 행동에 놀라면서 “남과 북이 이토록 달라졌구나”하는 이질감의 차원을 넘어 연민조차 느꼈을 것이다.

어쨋든 이번 사건은 남한 국민들에게 북한체제의 현실을 가르쳐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북한 사람들과 통일까지, 그리고 통일 이후까지 동질성을 회복하려면 얼마나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하는가를 새삼 실감케 된다. 이번 소동을 통해 그동안 우리는 이들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물론 우리체제의 우월성이 입증된 마당에서 북한을 감싸안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미녀응원단의 미소띤 얼굴이 마치 북한 전체를 대표하는 것인양 착각하지 않았는지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응원단에 박수를 보낸 것 이상으로 북한 동포의 고통과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또 한가지, 앞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의 이념적 ‘남-남 갈등’을 극복하느냐는 최대의 과제이다. 교회는 이 과제를 풀어나가는 데 기도하면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교회차원에서 어떤 노력들이 나타날 것인지 기대하고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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