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장애인들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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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장애인들을 잃어버렸다
  • 이진완 목사
  • 승인 2016.04.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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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완 목사 더사랑복지센터 센터장

1989년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이 지난 첫째 주일을 ‘장애인 주일’로 제정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제대로 장애인 주일은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회의 장애인 관련 인식과 제도는 발전하고 있는데 오히려 교회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교회들이 건축을 할 때 장애인들을 염두해 두고 설계하는 경우가 적으며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그들이 마음 놓고 교회를 출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놓지 않아 장애인들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의사소통의 장애를 가진 청각·언어장애인의 경우 기독교인 숫자는 더욱 낮으며  발달장애인들이 예배를 드리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는 복음서 전체의 15%가 장애인들과 관련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설교할 때 장애인 관련 용어들이 많이 사용하게 된다.

장애인 관련 용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단순한 돌봄이나 시혜적 관점에서 인권을 중시하여 동등한 권리를 가진 동반자적 관점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 강단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흔히 장애인 비하에 해당되는 용어들을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다. 성경에 그렇게 기록되어져 있다는 것이다. 성경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들어와 번역될 때 우리의 문화는 그 수준이어서 그것이 최선이었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 가치관과 문화는 성숙해졌다.

그래서 과거에 당연하게 사용했던 장애인 관련 용어들을 지금은 장애 당사자나 일반인들이 말하거나 듣는 것을 불편해 한다. 아니 불쾌해 한다.

그래서 무심코 사용하는 장애인에 대한 비하 용어로 오히려 교회가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현실이다.

개역한글 성경에는 “앉은뱅이, 병신, 귀머거리, 어눌한자, 곱사, 문둥병자...”이런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장애인 관련 용어를 바르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장애인이 우리와 동등한 권리를 가진 하나님에 자녀임에도 잘못 사용하고 있는 장애인 관련 비하 용어들은 그들의 고통을 강조하면서 그들을 동정과 구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게 한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최소한의 소통이 가능하고 상식이 통하는 언어의 순화이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한 자녀요 하나님 나라에 가족인데 구태여 “장애인”이라는 용어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장애는 문제가 아니라 현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단지 불편하고 힘든 것뿐이다. 차이를 또 다른 차별로 만드는 일을 교회가 하지 않길 희망한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보시는 장애인은 누구일까?

요한복음 9장에 태어나면서부터 시각장애인 된 사람을 두고 제자들이 ‘이 사람의 장애는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자신의 죄 때문입니까?’라고 질문할 때 예수님의 반응은 ‘누구의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다’고 말씀하고 있다. 제자들은 장애를 죄의 관점에서 바로 보았으나 예수님의 관점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하시는 사명적 관점에서 말씀하고 계신다.

그렇다면 그 장애는 하나님의 사역을 위한 은사라 할 수 있다.

하나님 편에서 내가 한 몸의 지체인 것처럼, 장애인도 그 몸의 한 지체다. 결국 장애인은 나라는 존재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는 하나님께서 한 몸 안에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동역자로 세워주신 한 몸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건강할 때는 몸의 각 지체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감당한다. 여러 이유로 몸의 일부가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때 다른 지체가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해 주는 것처럼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신 하나님의 나라(한 몸 공동체)가 아닐까. 그래서 성경은 공동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한 몸에 비유하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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